펜싱 파문, 해결 지지부진 `답답`

입력 2006.01.17 (11:02) 수정 2006.01.1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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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술 후유증으로 인한 훈련 소홀로 중징계를 받은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25.서울시청]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태릉선수촌 입촌기간에 한 성형수술로 촉발된 사태는 훈련기강을 세운다는 명분을 앞세운 펜싱협회의 과도한 중징계와 선수측의 말바꾸기, 코치들간 진실게임으로 확대됐다.
협회는 진상 조사를 통한 징계수위 조정을 약속했지만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려 돌파구를 찾지 못한 데다 외부 압박까지 겹쳐 우왕좌왕하고 있다.
여기에 여론의 동정론을 등에 업은 남현희측은 단 하루도 처벌 받을 수 없다며 징계 백지화를 주장하며 맞서고 있어 사태 해결은 요원해 보이고 설상가상으로 사실이 뒷받침되지 않은 의혹도 난무해 오랜 기간 비주류에 머물렀던 협회 지도부와 남현희측이 소속된 한체대 주류파간 \'파워게임\' 양상으로 흘러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진실과 의혹이 뒤섞여있는 쟁점들.
<B> ◇남현희 왜 말바꿨나</B>

남현희와 그가 속한 서울시청 조종형 감독은 사건 초기엔 쌍꺼풀수술은 허락을 받았지만 지방이식수술은 코칭스태프 몰래 했다고 진술했다.그러나 협회로부터 2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자 모든 것을 대표팀 코치진의 허락하에 했다고 말을 바꿨다.
조 감독은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기 때문에 처음엔 대표팀 코치진 보호를 위해 자신이 모든 책임을 떠안으려고 했지만 중징계로 선수 생명이 끊길 위기에 처하자 부득이하게 말을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만약 그 말이 진실이라면 무단 성형으로 인한 훈련소홀로 중징계를 받은 남현희는 이 점에서는 면죄부를 받게 된다.대신 협회 조사에서 거짓말을 해 사태를 키운 잘못은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사실상 남현희의 진술은 조종형 감독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조 감독에게 더 큰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남현희 역시 허락 유무와는 상관없이 대표팀 내에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B> ◇코치진 진술은 왜 엇갈리나</B>

대표팀 코치진은 남녀 플뢰레, 에페, 사브르 등 6명으로 구성돼 있다.이 가운데 최연장자가 행정 편의를 위해 감독 꼬리표를 단다.
남현희 사태가 불거졌을 때 대표팀 감독은 여자 에페 윤남진 코치였고, 여자 플뢰레를 맡은 이성우 코치가 남현희의 직속 코치였다.
하지만 남현희 사건이 터진 뒤 두 사람의 행보는 사뭇 달랐다.이성우 코치는 남현희가 분명히 허락을 받고 수술을 한 것이라고 감쌌다. 자신은 남현희측의 거듭된 수술 요청을 수락하지 않았지만 남현희가 윤남진 감독에게 허락을 받았다고 해서 할 수 없이 오케이 사인을 냈다는 것이 이 코치의 설명.

반면 윤 감독은 조종형 감독의 압력으로 쌍꺼풀수술은 허락했지만 안면 수술은 휴가 때 하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혔기 때문에 안면수술까지 허락한 적은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주목되는 부분은 두 코치 진술의 공통점이다.이들은 지도자로서 입촌기간 이뤄지는 선수의 성형 수술에 대해 상당히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락을 했다면 정황상 한체대 선배인 조종형 감독의 거듭된 요구를 못이기고 마지 못해 허락했을 가능성이 크다.
<B> ◇이성우 코치 운명은</B>

이성우 코치는 지난해 라이프치히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플뢰레 단체전 우승을 조련해 스타로 떠올랐지만 이번 파문의 여파 속에 협회의 재신임을 받지 못했다.이 코치는 자신의 강직한 성품이 협회 지도부의 심기를 건드려 부당하게 재신임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협회는 이 코치가 직속 선수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지 못했고, 여러 번 지도력 부재를 드러낸 데다 애초 임용 과정에서 자격 요건에 심각한 결함이 노출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아 이번 사건과 관계없이 재계약 불가 방침을 정해놓고 있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B> ◇협회의 사태 수습</B>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기강을 확립한다는 대의 명분하에 가능성 있는 선수의 길을 막으려 했다는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데다 남현희의 소속팀 서울시청과 일부 정치권에서까지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펜싱협회는 일단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재조사에 들어갔지만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기 때문에 명명백백한 진실 밝히기는 기대하기 힘들다.
협회는 때문에 남현희측이 협회의 2년 자격 정지 결정에 대해 이의 제기를 해오면 강화위원회 등을 재소집, 징계 수위를 재논의할 계획이다.남현희측 역시 이의 제기 신청 만기일[20일] 전에 협회에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다.
따라서 사태의 마무리는 주 초 결론이 날 것이라던 협회의 장담과는 달리 빨라야 주말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B> ◇파워게임 번지나</B>

펜싱협회가 오랫동안 한체대 라인에 의해 장악돼 왔지만 현 집행부는 비주류로 채워져있다.
협회가 처음 남현희에게 2년 자격 징계라는 초강수를 둔 것도 다분히 협회를 여전히 좌지우지하려하는 한체대파 \'길들이기\' 성격이 강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하지만 협회의 중징계에 발끈한 남현희측은 동정론을 등에 업고 역으로 협회 집행부를 압박하고 있어 사태는 이제 파벌싸움으로 번저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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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싱 파문, 해결 지지부진 `답답`
    • 입력 2006-01-17 11:02:08
    • 수정2006-01-17 11:14:10
    연합뉴스
성형수술 후유증으로 인한 훈련 소홀로 중징계를 받은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25.서울시청]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태릉선수촌 입촌기간에 한 성형수술로 촉발된 사태는 훈련기강을 세운다는 명분을 앞세운 펜싱협회의 과도한 중징계와 선수측의 말바꾸기, 코치들간 진실게임으로 확대됐다. 협회는 진상 조사를 통한 징계수위 조정을 약속했지만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려 돌파구를 찾지 못한 데다 외부 압박까지 겹쳐 우왕좌왕하고 있다. 여기에 여론의 동정론을 등에 업은 남현희측은 단 하루도 처벌 받을 수 없다며 징계 백지화를 주장하며 맞서고 있어 사태 해결은 요원해 보이고 설상가상으로 사실이 뒷받침되지 않은 의혹도 난무해 오랜 기간 비주류에 머물렀던 협회 지도부와 남현희측이 소속된 한체대 주류파간 \'파워게임\' 양상으로 흘러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진실과 의혹이 뒤섞여있는 쟁점들. <B> ◇남현희 왜 말바꿨나</B> 남현희와 그가 속한 서울시청 조종형 감독은 사건 초기엔 쌍꺼풀수술은 허락을 받았지만 지방이식수술은 코칭스태프 몰래 했다고 진술했다.그러나 협회로부터 2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자 모든 것을 대표팀 코치진의 허락하에 했다고 말을 바꿨다. 조 감독은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기 때문에 처음엔 대표팀 코치진 보호를 위해 자신이 모든 책임을 떠안으려고 했지만 중징계로 선수 생명이 끊길 위기에 처하자 부득이하게 말을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만약 그 말이 진실이라면 무단 성형으로 인한 훈련소홀로 중징계를 받은 남현희는 이 점에서는 면죄부를 받게 된다.대신 협회 조사에서 거짓말을 해 사태를 키운 잘못은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사실상 남현희의 진술은 조종형 감독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조 감독에게 더 큰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남현희 역시 허락 유무와는 상관없이 대표팀 내에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B> ◇코치진 진술은 왜 엇갈리나</B> 대표팀 코치진은 남녀 플뢰레, 에페, 사브르 등 6명으로 구성돼 있다.이 가운데 최연장자가 행정 편의를 위해 감독 꼬리표를 단다. 남현희 사태가 불거졌을 때 대표팀 감독은 여자 에페 윤남진 코치였고, 여자 플뢰레를 맡은 이성우 코치가 남현희의 직속 코치였다. 하지만 남현희 사건이 터진 뒤 두 사람의 행보는 사뭇 달랐다.이성우 코치는 남현희가 분명히 허락을 받고 수술을 한 것이라고 감쌌다. 자신은 남현희측의 거듭된 수술 요청을 수락하지 않았지만 남현희가 윤남진 감독에게 허락을 받았다고 해서 할 수 없이 오케이 사인을 냈다는 것이 이 코치의 설명. 반면 윤 감독은 조종형 감독의 압력으로 쌍꺼풀수술은 허락했지만 안면 수술은 휴가 때 하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혔기 때문에 안면수술까지 허락한 적은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주목되는 부분은 두 코치 진술의 공통점이다.이들은 지도자로서 입촌기간 이뤄지는 선수의 성형 수술에 대해 상당히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락을 했다면 정황상 한체대 선배인 조종형 감독의 거듭된 요구를 못이기고 마지 못해 허락했을 가능성이 크다. <B> ◇이성우 코치 운명은</B> 이성우 코치는 지난해 라이프치히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플뢰레 단체전 우승을 조련해 스타로 떠올랐지만 이번 파문의 여파 속에 협회의 재신임을 받지 못했다.이 코치는 자신의 강직한 성품이 협회 지도부의 심기를 건드려 부당하게 재신임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협회는 이 코치가 직속 선수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지 못했고, 여러 번 지도력 부재를 드러낸 데다 애초 임용 과정에서 자격 요건에 심각한 결함이 노출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아 이번 사건과 관계없이 재계약 불가 방침을 정해놓고 있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B> ◇협회의 사태 수습</B>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기강을 확립한다는 대의 명분하에 가능성 있는 선수의 길을 막으려 했다는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데다 남현희의 소속팀 서울시청과 일부 정치권에서까지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펜싱협회는 일단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재조사에 들어갔지만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기 때문에 명명백백한 진실 밝히기는 기대하기 힘들다. 협회는 때문에 남현희측이 협회의 2년 자격 정지 결정에 대해 이의 제기를 해오면 강화위원회 등을 재소집, 징계 수위를 재논의할 계획이다.남현희측 역시 이의 제기 신청 만기일[20일] 전에 협회에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다. 따라서 사태의 마무리는 주 초 결론이 날 것이라던 협회의 장담과는 달리 빨라야 주말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B> ◇파워게임 번지나</B> 펜싱협회가 오랫동안 한체대 라인에 의해 장악돼 왔지만 현 집행부는 비주류로 채워져있다. 협회가 처음 남현희에게 2년 자격 징계라는 초강수를 둔 것도 다분히 협회를 여전히 좌지우지하려하는 한체대파 \'길들이기\' 성격이 강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하지만 협회의 중징계에 발끈한 남현희측은 동정론을 등에 업고 역으로 협회 집행부를 압박하고 있어 사태는 이제 파벌싸움으로 번저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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