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 봉쇄’ 고희진, 굿바이! 백업인생

입력 2006.01.22 (19:07) 수정 2006.01.2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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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위해 3년을 기다렸다\'

삼성화재 고희진[26.198㎝]이 현대캐피탈과 라이벌전에서 펄펄 날아 백업 인생에 종지부를 찍었다.
고희진은 2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2005~2006 V-리그 현대캐피탈과 원정경기에서 \'루니 봉쇄\'의 특명을 120% 완수하며 팀의 3-1 짜릿한 역전승에 앞장섰다.
김상우 대신 주전 센터로 나선 고희진은 고비마다 상대의 기를 꺾는 블로킹과 빠른 속공으로 코트를 누비며 공격수 이형두와 함께 팀 최다인 16점을 얻는 활약을 펼쳤다.
고희진은 특히 승부의 분수령이 된 3세트 12-14에서 상대 장신 용병 숀 루니의 스파이크를 가로막아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뒤 마지막 4세트 13-13에서도 루니의 회심의 강타를 저지하는 등 \'영양가 만점\'의 블로킹 6개를 잡아냈다.\'장신군단\' 현대캐피탈은 물론 혼쭐이 났다.
또 유효 블로킹도 무려 9개나 기록, 루니의 위력을 반감시켜 승리에 보이지 않는 기여를 하는 등 고희진의 활약은 눈부셨다.
게다가 점수를 낼 때마다 선보인 다소 엉뚱한 세리머니로 팬들의 눈길까지 단숨에 사로잡아 버렸다.코트를 가로질러 질주하다 스케이트를 타는 듯한 이 세리머니는 이날 경기장을 찾은 임신 3개월된 아내를 위해 미리 준비한 것이란다.
티없이 활짝 웃으며 코트를 휘젓는 고희진의 깜찍한 세리머니에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기세에 눌려있던 삼성화재 선수들은 활력을 되찾았고 결국 상대의 연승 행진을 \'15\'에서 멈춰 세웠다.
고희진은 성균관대 시절인 지난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 우승을 이끈 뒤 삼성화재에 입단한 기대주.

그동안 베테랑 김상우와 국내 최고의 센터로 평가받던 신선호, 207㎝ 최장신 센터 박재한의 그늘에 가려 벤치만 지키기 일쑤였다.
하지만 올 시즌 박재한의 수술과 김상우의 부상 속에 드디어 꿈에 그리던 기회가 왔다.지난 11일 상무와의 경기부터 스타팅 멤버로 신치용 감독의 부름을 받은 것이다.
이후 매 경기 10득점 안팎의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던 고희진은 이날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켜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배구 인생의 전기를 마련했다.
신치용 감독은 \"고희진이 신장과 점프가 좋아 루니와 붙여놨는데 너무나 잘해줬다\"면서 \"이제 신선호와 김상우 가운데 한 명이 후보가 될 판\"이라며 흡족해 했다.
\'기회는 준비된 자를 사랑한다\'는 말이 좌우명이라는 고희진은 \"프로데뷔 후 최고의 경기였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앞으로도 성격처럼 즐겁게 긍정적으로 배구를 하고 싶다\"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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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니 봉쇄’ 고희진, 굿바이! 백업인생
    • 입력 2006-01-22 19:07:39
    • 수정2006-01-23 15:09:57
    연합뉴스
\'오늘을 위해 3년을 기다렸다\' 삼성화재 고희진[26.198㎝]이 현대캐피탈과 라이벌전에서 펄펄 날아 백업 인생에 종지부를 찍었다. 고희진은 2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2005~2006 V-리그 현대캐피탈과 원정경기에서 \'루니 봉쇄\'의 특명을 120% 완수하며 팀의 3-1 짜릿한 역전승에 앞장섰다. 김상우 대신 주전 센터로 나선 고희진은 고비마다 상대의 기를 꺾는 블로킹과 빠른 속공으로 코트를 누비며 공격수 이형두와 함께 팀 최다인 16점을 얻는 활약을 펼쳤다. 고희진은 특히 승부의 분수령이 된 3세트 12-14에서 상대 장신 용병 숀 루니의 스파이크를 가로막아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뒤 마지막 4세트 13-13에서도 루니의 회심의 강타를 저지하는 등 \'영양가 만점\'의 블로킹 6개를 잡아냈다.\'장신군단\' 현대캐피탈은 물론 혼쭐이 났다. 또 유효 블로킹도 무려 9개나 기록, 루니의 위력을 반감시켜 승리에 보이지 않는 기여를 하는 등 고희진의 활약은 눈부셨다. 게다가 점수를 낼 때마다 선보인 다소 엉뚱한 세리머니로 팬들의 눈길까지 단숨에 사로잡아 버렸다.코트를 가로질러 질주하다 스케이트를 타는 듯한 이 세리머니는 이날 경기장을 찾은 임신 3개월된 아내를 위해 미리 준비한 것이란다. 티없이 활짝 웃으며 코트를 휘젓는 고희진의 깜찍한 세리머니에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기세에 눌려있던 삼성화재 선수들은 활력을 되찾았고 결국 상대의 연승 행진을 \'15\'에서 멈춰 세웠다. 고희진은 성균관대 시절인 지난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 우승을 이끈 뒤 삼성화재에 입단한 기대주. 그동안 베테랑 김상우와 국내 최고의 센터로 평가받던 신선호, 207㎝ 최장신 센터 박재한의 그늘에 가려 벤치만 지키기 일쑤였다. 하지만 올 시즌 박재한의 수술과 김상우의 부상 속에 드디어 꿈에 그리던 기회가 왔다.지난 11일 상무와의 경기부터 스타팅 멤버로 신치용 감독의 부름을 받은 것이다. 이후 매 경기 10득점 안팎의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던 고희진은 이날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켜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배구 인생의 전기를 마련했다. 신치용 감독은 \"고희진이 신장과 점프가 좋아 루니와 붙여놨는데 너무나 잘해줬다\"면서 \"이제 신선호와 김상우 가운데 한 명이 후보가 될 판\"이라며 흡족해 했다. \'기회는 준비된 자를 사랑한다\'는 말이 좌우명이라는 고희진은 \"프로데뷔 후 최고의 경기였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앞으로도 성격처럼 즐겁게 긍정적으로 배구를 하고 싶다\"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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