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韓-美 FTA’ 협상의 원칙

입력 2006.06.06 (08:20) 수정 2006.06.0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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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객원 해설위원]

한미 두 나라 사이에 가로놓인 서로의 무역장벽을 걷어내는 자유무역협정, FTA 1차 본협상의 막이 올랐습니다. 일주일간 워싱턴에서 열리는 이번 협상에서는 초반 기세를 잡으려는 양국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됩니다.

아직 FTA 협상 경험이 많지않은 우리나라로서는 농산물 협상이나 개성공단 문제 등의 난제를 놓고 미국과 힘겨운 협상을 벌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한미 FTA를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협상을 서두르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미 FTA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FTA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이를 관철하는 협상전략이 필요합니다. 미국의 관세가 철폐되더라도 당장의 수출증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이미 미국의 평균 수입관세율이 2.5% 수준으로 낮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율이 10% 이상인 섬유, 기계부품 등 중소기업 분야에서는 미국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할 여지가 있습니다.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 수출 분야에서는 비관세 무역장벽을 제거하고 반덤핑 제소가 남용되지 않도록 안정적인 통상환경을 조성해야 하겠습니다.

이번 협상의 어려움 중 하나는 당장 눈에 보이는 실익보다는 우리 시장의 개방을 통해 장기적인 효과를 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방을 최소화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대표적인 분야가 서비스 분야입니다. 미국은 협상 초안에서 자유로운 금융상품 개발과, 택배, 외국 법률자문 분야 등의 서비스 경쟁 조건 개선을 요구해 왔습니다.

우리나라가 취약한 서비스 시장을 전면 개방할 경우 관련 국내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겠지만, 그렇다고 개방 폭을 너무 축소할 경우 경쟁력 제고나 외자유치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금융, 교육, 의료 등 주요 서비스 시장에서 적정 수준의 개방 폭을 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되겠습니다.

우리 협상단이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지킬 것은 지키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당당한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당하게 협상에 임하기 위해서는 한미 FTA가 아니더라도 우리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유연하면서 시장원리에 충실한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 나간다는 확고한 신념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합니다. FTA에 걸맞는 국내 경제 정책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한미 FTA도 순항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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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06-06-06 09: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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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객원 해설위원] 한미 두 나라 사이에 가로놓인 서로의 무역장벽을 걷어내는 자유무역협정, FTA 1차 본협상의 막이 올랐습니다. 일주일간 워싱턴에서 열리는 이번 협상에서는 초반 기세를 잡으려는 양국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됩니다. 아직 FTA 협상 경험이 많지않은 우리나라로서는 농산물 협상이나 개성공단 문제 등의 난제를 놓고 미국과 힘겨운 협상을 벌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한미 FTA를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협상을 서두르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미 FTA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FTA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이를 관철하는 협상전략이 필요합니다. 미국의 관세가 철폐되더라도 당장의 수출증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이미 미국의 평균 수입관세율이 2.5% 수준으로 낮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율이 10% 이상인 섬유, 기계부품 등 중소기업 분야에서는 미국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할 여지가 있습니다.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 수출 분야에서는 비관세 무역장벽을 제거하고 반덤핑 제소가 남용되지 않도록 안정적인 통상환경을 조성해야 하겠습니다. 이번 협상의 어려움 중 하나는 당장 눈에 보이는 실익보다는 우리 시장의 개방을 통해 장기적인 효과를 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방을 최소화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대표적인 분야가 서비스 분야입니다. 미국은 협상 초안에서 자유로운 금융상품 개발과, 택배, 외국 법률자문 분야 등의 서비스 경쟁 조건 개선을 요구해 왔습니다. 우리나라가 취약한 서비스 시장을 전면 개방할 경우 관련 국내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겠지만, 그렇다고 개방 폭을 너무 축소할 경우 경쟁력 제고나 외자유치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금융, 교육, 의료 등 주요 서비스 시장에서 적정 수준의 개방 폭을 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되겠습니다. 우리 협상단이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지킬 것은 지키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당당한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당하게 협상에 임하기 위해서는 한미 FTA가 아니더라도 우리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유연하면서 시장원리에 충실한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 나간다는 확고한 신념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합니다. FTA에 걸맞는 국내 경제 정책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한미 FTA도 순항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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