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우리 꿈 본선 진출로 안끝나”

입력 2006.06.06 (08:20) 수정 2006.06.0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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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가 심어준 비밀무기 `X 팩터'의 마법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누르고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을 때만 해도 호주의 꿈은 다 이뤄진 듯 했다.
그러나 월드컵 개막일이 다가오면서 호주 대륙은 다시 새로운 꿈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번 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에 끌어 올려 세계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네덜란드 출신의 명 조련사 거스 히딩크 감독이 마법을 걸었기 때문이다.
스포츠라면 오로지 럭비와 크리켓 밖에 없는 것 같던 호주에 축구 열풍을 몰고 온 것도 그였고, 세계의 강호들이 호주 팀을 은근히 경계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도 그다.
확실히 그가 호주 국가 대표팀 '사커루'의 사령탑을 맡은 이후 축구를 보는 호주 사람들의 시선이 크게 달라졌다.
더 이상 남의 경기만 구경하는 구경꾼이 아니라 내 나라, 내 팀을 응원하는 열렬한 관중으로 거듭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커루 선수들의 사기는 말할 것도 없다.
처음에 히딩크의 지도 방침에 반발하던 일부 선수들까지도 개개인의 장단점을 소상히 파악해 신뢰와 책임감을 심어주는 그의 용병술에 서서히 녹아들어 이제는 혼연일체가 돼 버렸다.
사커루 주장 마크 비두카(31)는 월드컵에서 선수들이 팀을 위해 죽을 수도 있을 만큼 히딩크 감독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고 있다고 호주 방송에 거리낌 없이 말할 정도다.
그것을 호주 팀의 한 관계자는 'X 팩터(factor : 요인)'라고 표현했다.
그는 바로 그 `X 팩터'가 호주 팀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곳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경기가 벌어지는 독일로 향하기 전에 호주 대표팀이 호주와 네덜란드에서 각각 치른 평가전은 그런 의미에서 주목할 만하다.
지난 달 25일 고국 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멜버른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사커루는 2004년 유럽 선수권 대회 챔피언 그리스를 1-0으로 물리쳐 `X 팩터'로 무장된 자신들의 새로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리고 4일 열린 네덜란드 팀과의 경기에서도 전통적인 유럽 강호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1-1 무승부를 만들어 냈다.
사커루 선수 1명이 후반 16분께 퇴장당해 10명이 싸운 경기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여기서도 `X 팩터'의 위력이 어떤 것인 지를 충분히 보여주었다는 평가다.
그런 까닭에 비록 32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는데도 호주 팀은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마법을 걸어 놓은 히딩크 감독 자신이 선수들에게 너무 들뜨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하라고 주의까지 주고 있다는 소문이다.
브라질, 크로아티아, 일본 등과 함께 F조에 들어간 호주는 브라질을 일단 최강자로 꼽아 놓고, 자신들이 크로아티아와 2위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일 것이나 승산은 자신들에게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비장의 무기 `X 팩터'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평가전에서 호주 팀의 강인한 체력과 놀라운 투지에 혼쭐났던 네덜란드 팀의 스트라이커 루드 반 니스텔루이도 절대 호주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호주의 꿈에 흔쾌히 손을 들어 주고 있다.
오클랜드에 살고 있는 한 호주 축구팬은 월드컵이 시작되면 뉴질랜드에서도 열렬한 응원전을 펼칠 것이라며 "우리의 꿈은 본선 진출로 끝나는 게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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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 “우리 꿈 본선 진출로 안끝나”
    • 입력 2006-06-06 08:20:06
    • 수정2006-06-06 09:33:58
    연합뉴스
히딩크가 심어준 비밀무기 `X 팩터'의 마법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누르고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을 때만 해도 호주의 꿈은 다 이뤄진 듯 했다. 그러나 월드컵 개막일이 다가오면서 호주 대륙은 다시 새로운 꿈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번 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에 끌어 올려 세계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네덜란드 출신의 명 조련사 거스 히딩크 감독이 마법을 걸었기 때문이다. 스포츠라면 오로지 럭비와 크리켓 밖에 없는 것 같던 호주에 축구 열풍을 몰고 온 것도 그였고, 세계의 강호들이 호주 팀을 은근히 경계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도 그다. 확실히 그가 호주 국가 대표팀 '사커루'의 사령탑을 맡은 이후 축구를 보는 호주 사람들의 시선이 크게 달라졌다. 더 이상 남의 경기만 구경하는 구경꾼이 아니라 내 나라, 내 팀을 응원하는 열렬한 관중으로 거듭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커루 선수들의 사기는 말할 것도 없다. 처음에 히딩크의 지도 방침에 반발하던 일부 선수들까지도 개개인의 장단점을 소상히 파악해 신뢰와 책임감을 심어주는 그의 용병술에 서서히 녹아들어 이제는 혼연일체가 돼 버렸다. 사커루 주장 마크 비두카(31)는 월드컵에서 선수들이 팀을 위해 죽을 수도 있을 만큼 히딩크 감독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고 있다고 호주 방송에 거리낌 없이 말할 정도다. 그것을 호주 팀의 한 관계자는 'X 팩터(factor : 요인)'라고 표현했다. 그는 바로 그 `X 팩터'가 호주 팀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곳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경기가 벌어지는 독일로 향하기 전에 호주 대표팀이 호주와 네덜란드에서 각각 치른 평가전은 그런 의미에서 주목할 만하다. 지난 달 25일 고국 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멜버른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사커루는 2004년 유럽 선수권 대회 챔피언 그리스를 1-0으로 물리쳐 `X 팩터'로 무장된 자신들의 새로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리고 4일 열린 네덜란드 팀과의 경기에서도 전통적인 유럽 강호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1-1 무승부를 만들어 냈다. 사커루 선수 1명이 후반 16분께 퇴장당해 10명이 싸운 경기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여기서도 `X 팩터'의 위력이 어떤 것인 지를 충분히 보여주었다는 평가다. 그런 까닭에 비록 32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는데도 호주 팀은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마법을 걸어 놓은 히딩크 감독 자신이 선수들에게 너무 들뜨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하라고 주의까지 주고 있다는 소문이다. 브라질, 크로아티아, 일본 등과 함께 F조에 들어간 호주는 브라질을 일단 최강자로 꼽아 놓고, 자신들이 크로아티아와 2위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일 것이나 승산은 자신들에게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비장의 무기 `X 팩터'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평가전에서 호주 팀의 강인한 체력과 놀라운 투지에 혼쭐났던 네덜란드 팀의 스트라이커 루드 반 니스텔루이도 절대 호주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호주의 꿈에 흔쾌히 손을 들어 주고 있다. 오클랜드에 살고 있는 한 호주 축구팬은 월드컵이 시작되면 뉴질랜드에서도 열렬한 응원전을 펼칠 것이라며 "우리의 꿈은 본선 진출로 끝나는 게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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