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스타 총학생회장, ‘거짓 이력’ 논란

입력 2006.06.0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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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색적인 이력 덕분에 스타 총학생회장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황라열 서울대 총학생회장이 또 다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이유가 정 반대입니다.

그의 경력을 놓고 진위 여부가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건데요.

순수해야 할 대학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참 씁쓸함을 던져줍니다.

홍희정 기자! 어제는 서울대에서 황라열 씨에 대한 청문회까지 열렸다구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어제 서울대에서는 총학생회장의 이력을 놓고 청문회를 여는 웃지 못 할 일까지 벌어졌는데요.

하지만 황씨는 청문회가 진행되자 무슨 이유에서인지 일체의 촬영과 녹취를 거부했습니다.

또 사과와 함께 몇 가지 해명을 내놨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의혹이 풀리지 않았다고 말하는데요. 스타 총학생회장, 진실은 어디까지인지 추적해봤습니다.

지난 4월 이색적 이력으로 서울대 총학생회장에 당선된 황라열씨.

당시 황씨는 고려대 의예과 입학 후 자퇴, 언론사 수습기자, 무에타이 선수에 백댄서까지 50여 개의 화려한 경력을 내세워 지지를 얻었는데요.

<인터뷰> 황라열(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보겠냐는 생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해봤습니다.“

게다가 한총련 탈퇴를 공식 선언하며 또 한번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불과 두 달이 지난 지금 황씨는 정 반대의 이유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발단은 한총련 탈퇴 문제.

이미 서울대는 8년 전 사실상 탈퇴를 한 것이 확인되면서 굳이 기자회견까지 연데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겁니다.

<인터뷰> 홍성욱(2004년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 “(1998년 이후 서울대에) 한 총련의 노선을 찬성하는 총학생회가 들어선 적이 없었어요. (굳이 한총련 탈퇴 선언을 한 것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더 뚜렷하게 하겠다는 정치적인 액션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화려한 이력에서도 거짓의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는데요. 취재진은 먼저 황씨가 수습기자 생활을 했다는 한겨레 21을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수습기자는 커녕 기고조차 한 적이 없다는데요.

<인터뷰> 고경태(한겨레 21 편집장) : “당시 2001년 문화팀장을 했던 기자한테 확 인을 했고요. (기고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이야기 들었고......”

황씨가 가졌다던 무에타이 프로자격증은 아예 자격증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국내 선수가 많지 않아 서로 금방 알 수 있는데 황라열 이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인터뷰> 오성일(무에타이 체육관 관장) : “무에타이는 프로란 것이 없어요. 무에 타이가 국내에서 (역사가) 엄청 짧아요. 선수들도 그렇게 많은 편도 아니고요. 그래서 프로선수라고 하면 이름만 들어도 알죠. 당연히......”

이번엔 고등학교 때 황씨가 활동했다던 인기가수들의 백댄서 팀을 찾아가 봤습니다.

해당 댄스팀의 단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인터뷰> 이용성(댄스팀 팀장) : “처음 듣는 이름이고 잠깐 도와주러 오면서도 ‘나는 그 팀에 있었다’ 하는 친구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친구들도 춤을 어느 정도는 춰야하기 때문에 저희가 이름 들으면 압니다.”

고려대에서도 입학은 물론 합격자 명단에도 그의 이름이 없다고 확인해줬습니다.

반면 실제 이력은 왜 숨겼는지도 논란입니다.

황 씨가 성인도박게임인 파친코 회사 직원으로 일한다는 건 뒤늦게 밝혀졌고 선거당시 약정했다던 거액의 기부금도 이 회사의 돈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임세정(서울대 ‘대학신문’ 기자) : “‘기부금의 출처 어디서 어떻게 가져온 것인지는 밝힐 수 없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저희랑 인터뷰를 할 때는 ’그중에 오천만원이 성인게임 유통업체의 돈이다‘ 라고 말씀을 하셨죠.”

게다가 교내 언론과의 인터뷰 중에 황씨의 마약 판매설 까지 불거졌습니다.

논란이 되자 황씨는 판매했던 것은 마약이 아니라 좀약이었다고 말하며 내언론을 상대로 소송까지 걸겠다고 나왔는데요.

<인터뷰> 정영찬(서울대 ‘스누나우’ 편집장) : “‘내가 의도적으로 프로필을 이용하 려고 했으면 왜 약장사 같은걸 넣었겠냐 약장사는 소위 말하면 대마 관련 일을 한 것인데’ 라고 말했다가 (나중에) ‘그 약이 대마가 아니라 나프탈렌이었다’ 라고 말을 바꾸신 사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커지는데도 황씨는 직접적인 해명은 피한 채 며칠 간 총학생회 사무실에도 나타나지 않고 계속된 인터뷰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회장님 혹시 계신가요?) ......”

<인터뷰> “(늘 안 올 가능성이 있나요?) 안 올 가능성이 좀 있어요.”

그러다 결국 어제, 청문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인터뷰> 황라열(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또 많은 부분 이 오해하고 좀 잘못된 부분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은 밝힐 건 밝히고 명확히 하는 자리가 될 거 같습니다.”

황씨는 무에타이의 경우 프로급 경기에 출전한 적이 있어 프로자격획득이라고 했고 한겨레 21에서 기자는 아니었지만 원고청탁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또 고려대는 합격을 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는데요. 다른 질문에 대해서는 실수다 언론의 오보다 하며 직접적 대답을 피했습니다. 그러면서 청문회의 촬영과 녹취는 거부했는데요.

<인터뷰> 황라열(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 “제가 돌려 막으려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제가 할 수 있는 얘기들만 하다보니까 워낙 상황이 다 이렇게 빙빙 도는 상황이고 알려진 정보들도 잘못 알려진 정보들도 있고요.”

책임 있는 답변을 기대했던 학생들은 왜 청문회를 왜 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인데요.

<인터뷰> 청문회 참석 학생 : “빙빙 돌려서 말하지 말고 인정할 건 인정하고요. 작 년 11월 선거에 붙어있던 (황라열씨) 첫 대자보 제목이 ‘사기 치지 맙시다’ 였는데 저희한테도 사기를 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외부인들도 순수해야 할 상아탑이 거짓 이력 논란에 휩싸인 것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인터뷰> 정희복(서울시 마포구) : “정치판에서나 일어날 일들이 신성한 대학교에 서 일어난다는 일 자체가 한 시민으로서 정말 굉장히 가슴 아프고 마음이 씁쓸합니다.”

황씨는 자진 사퇴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학우들의 뜻에 따르겠다는 말만 남겼는데요.

서울대의 스타 총학생회장을 둘러싼 거짓 이력 논란이 과연 어떻게 결말지어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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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스타 총학생회장, ‘거짓 이력’ 논란
    • 입력 2006-06-09 08: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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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색적인 이력 덕분에 스타 총학생회장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황라열 서울대 총학생회장이 또 다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이유가 정 반대입니다. 그의 경력을 놓고 진위 여부가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건데요. 순수해야 할 대학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참 씁쓸함을 던져줍니다. 홍희정 기자! 어제는 서울대에서 황라열 씨에 대한 청문회까지 열렸다구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어제 서울대에서는 총학생회장의 이력을 놓고 청문회를 여는 웃지 못 할 일까지 벌어졌는데요. 하지만 황씨는 청문회가 진행되자 무슨 이유에서인지 일체의 촬영과 녹취를 거부했습니다. 또 사과와 함께 몇 가지 해명을 내놨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의혹이 풀리지 않았다고 말하는데요. 스타 총학생회장, 진실은 어디까지인지 추적해봤습니다. 지난 4월 이색적 이력으로 서울대 총학생회장에 당선된 황라열씨. 당시 황씨는 고려대 의예과 입학 후 자퇴, 언론사 수습기자, 무에타이 선수에 백댄서까지 50여 개의 화려한 경력을 내세워 지지를 얻었는데요. <인터뷰> 황라열(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보겠냐는 생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해봤습니다.“ 게다가 한총련 탈퇴를 공식 선언하며 또 한번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불과 두 달이 지난 지금 황씨는 정 반대의 이유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발단은 한총련 탈퇴 문제. 이미 서울대는 8년 전 사실상 탈퇴를 한 것이 확인되면서 굳이 기자회견까지 연데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겁니다. <인터뷰> 홍성욱(2004년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 “(1998년 이후 서울대에) 한 총련의 노선을 찬성하는 총학생회가 들어선 적이 없었어요. (굳이 한총련 탈퇴 선언을 한 것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더 뚜렷하게 하겠다는 정치적인 액션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화려한 이력에서도 거짓의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는데요. 취재진은 먼저 황씨가 수습기자 생활을 했다는 한겨레 21을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수습기자는 커녕 기고조차 한 적이 없다는데요. <인터뷰> 고경태(한겨레 21 편집장) : “당시 2001년 문화팀장을 했던 기자한테 확 인을 했고요. (기고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이야기 들었고......” 황씨가 가졌다던 무에타이 프로자격증은 아예 자격증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국내 선수가 많지 않아 서로 금방 알 수 있는데 황라열 이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인터뷰> 오성일(무에타이 체육관 관장) : “무에타이는 프로란 것이 없어요. 무에 타이가 국내에서 (역사가) 엄청 짧아요. 선수들도 그렇게 많은 편도 아니고요. 그래서 프로선수라고 하면 이름만 들어도 알죠. 당연히......” 이번엔 고등학교 때 황씨가 활동했다던 인기가수들의 백댄서 팀을 찾아가 봤습니다. 해당 댄스팀의 단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인터뷰> 이용성(댄스팀 팀장) : “처음 듣는 이름이고 잠깐 도와주러 오면서도 ‘나는 그 팀에 있었다’ 하는 친구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친구들도 춤을 어느 정도는 춰야하기 때문에 저희가 이름 들으면 압니다.” 고려대에서도 입학은 물론 합격자 명단에도 그의 이름이 없다고 확인해줬습니다. 반면 실제 이력은 왜 숨겼는지도 논란입니다. 황 씨가 성인도박게임인 파친코 회사 직원으로 일한다는 건 뒤늦게 밝혀졌고 선거당시 약정했다던 거액의 기부금도 이 회사의 돈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임세정(서울대 ‘대학신문’ 기자) : “‘기부금의 출처 어디서 어떻게 가져온 것인지는 밝힐 수 없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저희랑 인터뷰를 할 때는 ’그중에 오천만원이 성인게임 유통업체의 돈이다‘ 라고 말씀을 하셨죠.” 게다가 교내 언론과의 인터뷰 중에 황씨의 마약 판매설 까지 불거졌습니다. 논란이 되자 황씨는 판매했던 것은 마약이 아니라 좀약이었다고 말하며 내언론을 상대로 소송까지 걸겠다고 나왔는데요. <인터뷰> 정영찬(서울대 ‘스누나우’ 편집장) : “‘내가 의도적으로 프로필을 이용하 려고 했으면 왜 약장사 같은걸 넣었겠냐 약장사는 소위 말하면 대마 관련 일을 한 것인데’ 라고 말했다가 (나중에) ‘그 약이 대마가 아니라 나프탈렌이었다’ 라고 말을 바꾸신 사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커지는데도 황씨는 직접적인 해명은 피한 채 며칠 간 총학생회 사무실에도 나타나지 않고 계속된 인터뷰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회장님 혹시 계신가요?) ......” <인터뷰> “(늘 안 올 가능성이 있나요?) 안 올 가능성이 좀 있어요.” 그러다 결국 어제, 청문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인터뷰> 황라열(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또 많은 부분 이 오해하고 좀 잘못된 부분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은 밝힐 건 밝히고 명확히 하는 자리가 될 거 같습니다.” 황씨는 무에타이의 경우 프로급 경기에 출전한 적이 있어 프로자격획득이라고 했고 한겨레 21에서 기자는 아니었지만 원고청탁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또 고려대는 합격을 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는데요. 다른 질문에 대해서는 실수다 언론의 오보다 하며 직접적 대답을 피했습니다. 그러면서 청문회의 촬영과 녹취는 거부했는데요. <인터뷰> 황라열(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 “제가 돌려 막으려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제가 할 수 있는 얘기들만 하다보니까 워낙 상황이 다 이렇게 빙빙 도는 상황이고 알려진 정보들도 잘못 알려진 정보들도 있고요.” 책임 있는 답변을 기대했던 학생들은 왜 청문회를 왜 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인데요. <인터뷰> 청문회 참석 학생 : “빙빙 돌려서 말하지 말고 인정할 건 인정하고요. 작 년 11월 선거에 붙어있던 (황라열씨) 첫 대자보 제목이 ‘사기 치지 맙시다’ 였는데 저희한테도 사기를 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외부인들도 순수해야 할 상아탑이 거짓 이력 논란에 휩싸인 것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인터뷰> 정희복(서울시 마포구) : “정치판에서나 일어날 일들이 신성한 대학교에 서 일어난다는 일 자체가 한 시민으로서 정말 굉장히 가슴 아프고 마음이 씁쓸합니다.” 황씨는 자진 사퇴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학우들의 뜻에 따르겠다는 말만 남겼는데요. 서울대의 스타 총학생회장을 둘러싼 거짓 이력 논란이 과연 어떻게 결말지어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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