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 ‘베스트vs워스트’

입력 2006.06.10 (14:50) 수정 2006.06.1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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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월드컵이 10일(한국시간) 화려한 개막 축포를 쏘며 지구촌을 본격적인 축구 열기로 몰아넣였다.
독일에 시선을 고정한 65억 지구촌 식구들은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멋진 골을 꽂아넣을 때마다 함께 환호하고, 열광했다.
특히 개막전에서 무난히 승리를 챙긴 주최국 독일과 예상을 깨고 감격의 승리를 이끌어낸 에콰도르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
그 중에서도 2골을 몰아치며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거함' 폴란드 격파의 선봉에 선 에콰도르의 공격수 아구스틴 델가도는 월드컵 첫날 가장 빛났다.
비록 독일에 패하긴 했지만 고군분투한 코스타리카의 베테랑 파울로 완초페 역시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반드시 음지도 존재하는 법. 축제 첫날부터 힘없이 고개를 떨군 사람들도 어김없이 나왔다.
한국의 월드컵 첫 상대 토고는 오토 피스터 감독이 전격 사임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첫 승 제물이 됐던 폴란드는 한 수 아래로 봤던 에콰도르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4년 전 악몽을 되풀이했다.
◇ 베스트
▲ 클로제(독일 스트라이커) 한.일 월드컵 때 무려 5골을 성공시키며 혜성처럼 나타난 독일 축구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클로제는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벌어진 코스타리카의 대회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포함해 두 골을 폭풍처럼 몰아치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첫 골은 1-1 동점이던 전반 17분 추가골이었고, 후반 16분 터진 두 번째 골은이날의 결승골로 기록됐다.
이날 공교롭게도 28번째 생일을 맞은 클로제는 경기가 끝난 뒤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혀 생애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았다.
▲ 델가도(에콰도르 스트라이커) A매치 69경기에 출전해 30골을 기록한 32세의 베테랑 스트라이커.
독일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도 팀내 최다인 5골을 폭발, 에콰도르를 사상 2번째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은 델가도는 이날도 감각적인 골 결정력을 과시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델가도는 이날 버거운 상대 폴란드와의 A조 예선 첫 경기에서 전반 24분 에드윈테노리오의 선제골을 어시스트 한 뒤 후반 35분 쐐기골을 작렬, 폴란드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첫 단추를 잘 꿰며 독일과 함께 조 선두로 나선 에콰도르는 사상 첫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됐다.
▲ 완초페(코스타리카 스트라이커) 북중미 카리브해 축구를 대표하는 간판 골잡이.
독일과의 개막전에서 팀이 비록 2-4로 패해 다시 조연에 머물렀지만 완초페의 고군분투 덕분에 코스타리카는 세계 무대에서 만만찮은 저력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코스타리카의 희망' 완초페는 이날 동물적인 순간 돌파와 물 흐르는 듯한 유연한 드리블로 상대 허점을 파고들며 두 골을 뽑아내 독일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0-1로 뒤진 전반 12분 독일 포백라인의 오프사이드 덫을 교묘히 빠져나가 동점골을 터뜨리더니 1-3으로 뒤진 후반 28분 만회골을 터뜨리며 포효했다.
영국 스포츠전문매채 스카이스포츠는 이날 완초페에게 패전 팀 선수로는 이례적인 평점 9점(10점 만점)의 최고점을 주며 활약을 인정했다.
◇ 워스트
▲ 토고 대표팀 사상 처음으로 독일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이변을 벼르던 아프리카의 복병 토고가 감독 사퇴라는 악재를 만나 충격에 휩싸였다.
오토 피스터(68.독일) 감독이 한국과의 G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불과 사흘 앞두고 전격 사퇴하며 토고 대표팀은 졸지에 지휘자 없이 본선에 나설 위기에 처했다.
토고 대표팀은 최근 선수들이 토고축구협회와 월드컵 출전 수당에 대한 이견으로 갈등을 빚은 뒤 훈련을 거부,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뜻밖에 토고 선수들이 감독 사퇴를 계기로 결속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관측도 있지만 경기를 치르기도 전에 장수를 잃은 토고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행보는 험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파베우 야나스(폴란드 감독) 독일과 함께 A조 수위를 다툴 것으로 전망됐던 폴란드가 남미 복병 에콰도르에게 0-2로 덜미를 잡혀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야나스 감독은 관록 있는 베테랑 선수들을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 패배를 자초했다는 책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야나스 감독은 한.일 월드컵 주전 문지기였던 예지 두덱,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에서 7골을 터뜨렸던 토마시 프랑코프스키, 베테랑 수비수 토마시 클로스 등을 최종엔트리에서 제외하는 의외의 선수 선발로 국민들의 원성을 샀었다.
야나스 감독은 당시 "내가 내린 결정인 만큼 책임도 내가 지겠다"고 밝혀 독일과 코스타리카 등 남은 조별리그 결과에 따라 책임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야나스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첫 골을 내준 뒤 우리의 전술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 마치에이 주라프스키(폴란드 스트라이커) 야나스 감독이 경기전 "우리팀 최고의 선수"라고 추켜세웠던 주라프스키는 에콰도르와의 경기에서 전혀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실망을 안겼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셀틱의 공격수로 뛰고 있는 주라프스키는 최근 A매치 19경기에서 무려 10골을 몰아넣으며 24년만에 폴란드를 4강에 이끌 재목으로 평가됐으나 이날 상대의 수비에 번번이 차단당해 이렇다할 슈팅 한번 날리지 못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이런 그에게 '쉽게 봉쇄됐다'는 촌평을 곁들여 고작 평점 5점을 매겼다. 평점 5점은 '극도로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받으며 4점에 그친 같은 팀 미드필더 야체크 크시누베크에 이어 2번째로 낮은 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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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 개막 ‘베스트vs워스트’
    • 입력 2006-06-10 14:50:36
    • 수정2006-06-10 15:25:29
    연합뉴스
독일월드컵이 10일(한국시간) 화려한 개막 축포를 쏘며 지구촌을 본격적인 축구 열기로 몰아넣였다. 독일에 시선을 고정한 65억 지구촌 식구들은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멋진 골을 꽂아넣을 때마다 함께 환호하고, 열광했다. 특히 개막전에서 무난히 승리를 챙긴 주최국 독일과 예상을 깨고 감격의 승리를 이끌어낸 에콰도르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 그 중에서도 2골을 몰아치며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거함' 폴란드 격파의 선봉에 선 에콰도르의 공격수 아구스틴 델가도는 월드컵 첫날 가장 빛났다. 비록 독일에 패하긴 했지만 고군분투한 코스타리카의 베테랑 파울로 완초페 역시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반드시 음지도 존재하는 법. 축제 첫날부터 힘없이 고개를 떨군 사람들도 어김없이 나왔다. 한국의 월드컵 첫 상대 토고는 오토 피스터 감독이 전격 사임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첫 승 제물이 됐던 폴란드는 한 수 아래로 봤던 에콰도르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4년 전 악몽을 되풀이했다. ◇ 베스트 ▲ 클로제(독일 스트라이커) 한.일 월드컵 때 무려 5골을 성공시키며 혜성처럼 나타난 독일 축구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클로제는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벌어진 코스타리카의 대회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포함해 두 골을 폭풍처럼 몰아치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첫 골은 1-1 동점이던 전반 17분 추가골이었고, 후반 16분 터진 두 번째 골은이날의 결승골로 기록됐다. 이날 공교롭게도 28번째 생일을 맞은 클로제는 경기가 끝난 뒤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혀 생애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았다. ▲ 델가도(에콰도르 스트라이커) A매치 69경기에 출전해 30골을 기록한 32세의 베테랑 스트라이커. 독일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도 팀내 최다인 5골을 폭발, 에콰도르를 사상 2번째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은 델가도는 이날도 감각적인 골 결정력을 과시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델가도는 이날 버거운 상대 폴란드와의 A조 예선 첫 경기에서 전반 24분 에드윈테노리오의 선제골을 어시스트 한 뒤 후반 35분 쐐기골을 작렬, 폴란드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첫 단추를 잘 꿰며 독일과 함께 조 선두로 나선 에콰도르는 사상 첫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됐다. ▲ 완초페(코스타리카 스트라이커) 북중미 카리브해 축구를 대표하는 간판 골잡이. 독일과의 개막전에서 팀이 비록 2-4로 패해 다시 조연에 머물렀지만 완초페의 고군분투 덕분에 코스타리카는 세계 무대에서 만만찮은 저력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코스타리카의 희망' 완초페는 이날 동물적인 순간 돌파와 물 흐르는 듯한 유연한 드리블로 상대 허점을 파고들며 두 골을 뽑아내 독일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0-1로 뒤진 전반 12분 독일 포백라인의 오프사이드 덫을 교묘히 빠져나가 동점골을 터뜨리더니 1-3으로 뒤진 후반 28분 만회골을 터뜨리며 포효했다. 영국 스포츠전문매채 스카이스포츠는 이날 완초페에게 패전 팀 선수로는 이례적인 평점 9점(10점 만점)의 최고점을 주며 활약을 인정했다. ◇ 워스트 ▲ 토고 대표팀 사상 처음으로 독일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이변을 벼르던 아프리카의 복병 토고가 감독 사퇴라는 악재를 만나 충격에 휩싸였다. 오토 피스터(68.독일) 감독이 한국과의 G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불과 사흘 앞두고 전격 사퇴하며 토고 대표팀은 졸지에 지휘자 없이 본선에 나설 위기에 처했다. 토고 대표팀은 최근 선수들이 토고축구협회와 월드컵 출전 수당에 대한 이견으로 갈등을 빚은 뒤 훈련을 거부,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뜻밖에 토고 선수들이 감독 사퇴를 계기로 결속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관측도 있지만 경기를 치르기도 전에 장수를 잃은 토고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행보는 험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파베우 야나스(폴란드 감독) 독일과 함께 A조 수위를 다툴 것으로 전망됐던 폴란드가 남미 복병 에콰도르에게 0-2로 덜미를 잡혀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야나스 감독은 관록 있는 베테랑 선수들을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 패배를 자초했다는 책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야나스 감독은 한.일 월드컵 주전 문지기였던 예지 두덱,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에서 7골을 터뜨렸던 토마시 프랑코프스키, 베테랑 수비수 토마시 클로스 등을 최종엔트리에서 제외하는 의외의 선수 선발로 국민들의 원성을 샀었다. 야나스 감독은 당시 "내가 내린 결정인 만큼 책임도 내가 지겠다"고 밝혀 독일과 코스타리카 등 남은 조별리그 결과에 따라 책임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야나스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첫 골을 내준 뒤 우리의 전술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 마치에이 주라프스키(폴란드 스트라이커) 야나스 감독이 경기전 "우리팀 최고의 선수"라고 추켜세웠던 주라프스키는 에콰도르와의 경기에서 전혀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실망을 안겼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셀틱의 공격수로 뛰고 있는 주라프스키는 최근 A매치 19경기에서 무려 10골을 몰아넣으며 24년만에 폴란드를 4강에 이끌 재목으로 평가됐으나 이날 상대의 수비에 번번이 차단당해 이렇다할 슈팅 한번 날리지 못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이런 그에게 '쉽게 봉쇄됐다'는 촌평을 곁들여 고작 평점 5점을 매겼다. 평점 5점은 '극도로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받으며 4점에 그친 같은 팀 미드필더 야체크 크시누베크에 이어 2번째로 낮은 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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