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값 과당 경쟁이 저질 부추긴다

입력 2006.06.26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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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급식사고는 CJ 푸드시스템 같은 대형업체들이 식재료를 공급하는 하청업체에 무리하게 낮은 가격을 요구하다 보니 저질 음식재료를 납품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도 원인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공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급식에 들어가는 재료 가운데 일부만 직접 구매하고 대부분은 공급 업체에 하청을 주는 대형 급식업체들.

씨제이 푸드시스템은 지난해 보름단위 입찰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일부 재료에 대해 보름 간격으로 하청업체를 바꿀 수 있게 한 것입니다.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지만 이 때부터 무한 가격 경쟁이 시작됐다는 게 CJ에 납품하던 업체들의 얘깁니다.

<인터뷰>前 CJ 납품업자: "15일 동안 납품을 하다가 다음에 홍길동이 싸게 들어오면 그 사람을 줘 버린다. cj에 급식용 감자 납품을 해보려고 하다가 단가를 도저히 맞출 수가 없어서 그만뒀다."

여기에, 다음날 필요한 물량을 전날 오후 5시쯤 통보해주는 것도 하청업체에게는 피를 말리는 일입니다.

대형 급식업체 입장에서는 물류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하청업체는 자정까지 대여섯 시간 동안 주문받은 물량을 대야 합니다.

이 때문에 시간에 쫓긴 하청업체들은 일부를 재하청하고, 하청에 재하청을 거치면서 재료 구입에 쓰는 비용은 더욱 줄어들고, 재료의 품질이나 청결 등은 뒷전입니다.

하청업체에 턱없이 낮은 단가로 공급할 것을 요구하다보니 결국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씨제이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업체는 전국에 320여 곳, 하지만 재하청업체까지 합치면 그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이 업체들이 위생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인터뷰>前 학교 급식 납품업자: "하청에 재하청, 누가 중간에 제대로 관리하는 것도 아니고"

이에 대해 씨제이 측은 위생상태나 공급 능력 등을 검토해 하청업체를 선정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공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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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싼 값 과당 경쟁이 저질 부추긴다
    • 입력 2006-06-26 20: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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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급식사고는 CJ 푸드시스템 같은 대형업체들이 식재료를 공급하는 하청업체에 무리하게 낮은 가격을 요구하다 보니 저질 음식재료를 납품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도 원인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공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급식에 들어가는 재료 가운데 일부만 직접 구매하고 대부분은 공급 업체에 하청을 주는 대형 급식업체들. 씨제이 푸드시스템은 지난해 보름단위 입찰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일부 재료에 대해 보름 간격으로 하청업체를 바꿀 수 있게 한 것입니다.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지만 이 때부터 무한 가격 경쟁이 시작됐다는 게 CJ에 납품하던 업체들의 얘깁니다. <인터뷰>前 CJ 납품업자: "15일 동안 납품을 하다가 다음에 홍길동이 싸게 들어오면 그 사람을 줘 버린다. cj에 급식용 감자 납품을 해보려고 하다가 단가를 도저히 맞출 수가 없어서 그만뒀다." 여기에, 다음날 필요한 물량을 전날 오후 5시쯤 통보해주는 것도 하청업체에게는 피를 말리는 일입니다. 대형 급식업체 입장에서는 물류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하청업체는 자정까지 대여섯 시간 동안 주문받은 물량을 대야 합니다. 이 때문에 시간에 쫓긴 하청업체들은 일부를 재하청하고, 하청에 재하청을 거치면서 재료 구입에 쓰는 비용은 더욱 줄어들고, 재료의 품질이나 청결 등은 뒷전입니다. 하청업체에 턱없이 낮은 단가로 공급할 것을 요구하다보니 결국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씨제이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업체는 전국에 320여 곳, 하지만 재하청업체까지 합치면 그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이 업체들이 위생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인터뷰>前 학교 급식 납품업자: "하청에 재하청, 누가 중간에 제대로 관리하는 것도 아니고" 이에 대해 씨제이 측은 위생상태나 공급 능력 등을 검토해 하청업체를 선정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공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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