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도로 파괴 주원인 ‘계곡 산사태’

입력 2006.07.31 (22:14) 수정 2006.07.3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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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집중호우로 산간지역의 많은 도로가 파괴됐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토석류가 떠내려가는 계곡 산사태입니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계곡 산사태를 막기 위한 대책이 전무하다는 것이 이번 집중호우로 다시한번
확인됐습니다.

김태욱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거대한 바위와 토사가 무서운 기세로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 옵니다.

계곡을 따라 흙과 바위가 물처럼 쓸려 와 '토석류'라 불리는 계곡 산사태입니다.

이번에 국내에서 발생한 토석류는 해외 사례보다 규모가 훨씬 컸습니다.

<인터뷰> 이정형 (건교부 양양출장소장): "한 1km 계곡 위에 있던 바위들이 폭우로 급류 따라서 흙과 나무와 함께 쓸려 내려온 겁니다."

집채만한 바위 덩어리들까지 쏟아져 내리면서 산에는 거대한 계곡이 생겼고, 도로도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처음 붕괴가 시작된 지점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흙이 쌓인 지층과 암반 사이에서 끊임없이 빗물이 뿜어져 나옵니다.

<인터뷰> 유병옥 (박사/도로교통기술원): "저런 면을 따라 물이 흐르는데 유량이 많고 속도가 빨라지면 상부 토사량을 한꺼번에 밀어 붙이는 거죠."

특히 이런 붕괴가 최고 수 킬로미터나 계속되기 때문에 피해 규모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영동고속도로에서 발생한 토석류는 모두 22곳, 절개지 붕괴보다 횟수는 적었지만 도로를 덮친 붕괴량은 무려 20배나 됐습니다.

더구나 계곡 물길까지 막히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됩니다.

원래 이 곳은 흘러내려온 물을 도로 반대편으로 통과시키는 배수구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2미터 이상 토석이 쌓이면서 배수구를 막아 도로 유실 피해를 더욱 키웠습니다.

오히려 산쪽보다는 반대쪽 차선이 무너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선 사방댐이나 그물 공법 등 다양한 예방책을 자체 개발해 피해를 줄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거의 대책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황영철 (상지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원인은 계곡부에서 했고 피해를 받는 건 도로부에서 받거든요. 지금까지는 서로 업무분야가 틀려서 설치를 못하고 있죠."

이미 3,4년 전 태풍 루사,매미 때도 이러한 문제가 지적됐지만 정부의 대책 마련은 더디기만 합니다.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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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도로 파괴 주원인 ‘계곡 산사태’
    • 입력 2006-07-31 21:17:46
    • 수정2006-07-31 22: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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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집중호우로 산간지역의 많은 도로가 파괴됐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토석류가 떠내려가는 계곡 산사태입니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계곡 산사태를 막기 위한 대책이 전무하다는 것이 이번 집중호우로 다시한번 확인됐습니다. 김태욱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거대한 바위와 토사가 무서운 기세로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 옵니다. 계곡을 따라 흙과 바위가 물처럼 쓸려 와 '토석류'라 불리는 계곡 산사태입니다. 이번에 국내에서 발생한 토석류는 해외 사례보다 규모가 훨씬 컸습니다. <인터뷰> 이정형 (건교부 양양출장소장): "한 1km 계곡 위에 있던 바위들이 폭우로 급류 따라서 흙과 나무와 함께 쓸려 내려온 겁니다." 집채만한 바위 덩어리들까지 쏟아져 내리면서 산에는 거대한 계곡이 생겼고, 도로도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처음 붕괴가 시작된 지점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흙이 쌓인 지층과 암반 사이에서 끊임없이 빗물이 뿜어져 나옵니다. <인터뷰> 유병옥 (박사/도로교통기술원): "저런 면을 따라 물이 흐르는데 유량이 많고 속도가 빨라지면 상부 토사량을 한꺼번에 밀어 붙이는 거죠." 특히 이런 붕괴가 최고 수 킬로미터나 계속되기 때문에 피해 규모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영동고속도로에서 발생한 토석류는 모두 22곳, 절개지 붕괴보다 횟수는 적었지만 도로를 덮친 붕괴량은 무려 20배나 됐습니다. 더구나 계곡 물길까지 막히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됩니다. 원래 이 곳은 흘러내려온 물을 도로 반대편으로 통과시키는 배수구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2미터 이상 토석이 쌓이면서 배수구를 막아 도로 유실 피해를 더욱 키웠습니다. 오히려 산쪽보다는 반대쪽 차선이 무너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선 사방댐이나 그물 공법 등 다양한 예방책을 자체 개발해 피해를 줄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거의 대책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황영철 (상지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원인은 계곡부에서 했고 피해를 받는 건 도로부에서 받거든요. 지금까지는 서로 업무분야가 틀려서 설치를 못하고 있죠." 이미 3,4년 전 태풍 루사,매미 때도 이러한 문제가 지적됐지만 정부의 대책 마련은 더디기만 합니다.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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