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폭발’ 이승엽, 거인 군기잡기 절실

입력 2006.08.0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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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처럼 화도 내고 싶어요”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은 한국식(式)을 동경했다. 팀이 위기에 빠지고 연패에 허덕일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등장했던 선배들의 ‘군기잡기’가 그립다는 얘기다.
과거 조직력이 모래알이 가깝다는 지적을 받았던 삼성라이온즈 출신이다. 그런 그가 현재 팀 분위기를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느끼는 것으로 보아 요미우리의 지금 팀 분위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팀이 연패에 빠졌어도 선수단 분위기는 항상 좋다. 어제는 패해 풀이 죽었지만 오늘 다시 최선을 다해 이기면 된다는 식"이라고 소개했다.
성적과 다소 동떨어질 정도로 팀 분위기가 좋은 데 대해서는 "아무래도 '요미우리' 소속이다 보니 남들보다 앞서 간다는 자긍심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승엽이 밝힌 요미우리 선수단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선배가 후배의 문제점을 꼬집어 주거나 지적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팀이 우선이나 그에 못지 않게 선수의 개성을 존중해 온 요미우리의 오랜 전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주장 고쿠보 히로키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문제가 있어도 선배가 후배를 나무라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요미우리는 투지를 잃은 야구를 하고 있다.
이승엽은 이런 점이 못마땅하다고 했다.
그는 "계속 지니까 4번 타자로서 부담이 안 생길 수가 없다. 한국에서처럼 화도 내보고 그러면 선수단이 긴장하고 집중해 패배에서 벗어날 수도 있을 텐데. 한국식으로 하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근 단타를 치고도 열심히 뛰어 2루타를 만드는 빠른 발 솜씨를 보였다. 자신이 득점권에 나가 찬스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4번 타자가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줘 동료로 하여금 각성하게 하고 싶은 생각도 깃들어 있었다.
외국인 선수이나 실질적인 팀 내 리더 구실을 하고 있는 이승엽의 생각대로 요미우리가 움직였다면 지금처럼 센트럴리그 최하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는 면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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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홀로 폭발’ 이승엽, 거인 군기잡기 절실
    • 입력 2006-08-01 17:33:40
    연합뉴스
“한국에서처럼 화도 내고 싶어요”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은 한국식(式)을 동경했다. 팀이 위기에 빠지고 연패에 허덕일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등장했던 선배들의 ‘군기잡기’가 그립다는 얘기다. 과거 조직력이 모래알이 가깝다는 지적을 받았던 삼성라이온즈 출신이다. 그런 그가 현재 팀 분위기를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느끼는 것으로 보아 요미우리의 지금 팀 분위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팀이 연패에 빠졌어도 선수단 분위기는 항상 좋다. 어제는 패해 풀이 죽었지만 오늘 다시 최선을 다해 이기면 된다는 식"이라고 소개했다. 성적과 다소 동떨어질 정도로 팀 분위기가 좋은 데 대해서는 "아무래도 '요미우리' 소속이다 보니 남들보다 앞서 간다는 자긍심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승엽이 밝힌 요미우리 선수단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선배가 후배의 문제점을 꼬집어 주거나 지적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팀이 우선이나 그에 못지 않게 선수의 개성을 존중해 온 요미우리의 오랜 전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주장 고쿠보 히로키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문제가 있어도 선배가 후배를 나무라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요미우리는 투지를 잃은 야구를 하고 있다. 이승엽은 이런 점이 못마땅하다고 했다. 그는 "계속 지니까 4번 타자로서 부담이 안 생길 수가 없다. 한국에서처럼 화도 내보고 그러면 선수단이 긴장하고 집중해 패배에서 벗어날 수도 있을 텐데. 한국식으로 하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근 단타를 치고도 열심히 뛰어 2루타를 만드는 빠른 발 솜씨를 보였다. 자신이 득점권에 나가 찬스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4번 타자가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줘 동료로 하여금 각성하게 하고 싶은 생각도 깃들어 있었다. 외국인 선수이나 실질적인 팀 내 리더 구실을 하고 있는 이승엽의 생각대로 요미우리가 움직였다면 지금처럼 센트럴리그 최하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는 면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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