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400홈런까지 11년간의 거포 여정

입력 2006.08.01 (18:55) 수정 2006.08.0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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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프로 첫 홈런을 터뜨린 뒤 한일 통산 400홈런까지 걸린 시간은 총 11년 3개월이었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1995년 연고구단 삼성라이온즈에서 프로 데뷔한 이승엽은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했고 그해 5월2일 광주 해태(현 KIA)전에서 6회 이강철의 커브를 잡아당겨 우측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포를 쏘아올리면서 홈런 대장정의 첫 발을 내디뎠다.
첫해 13개, 이듬해 9개의 아치를 그린 이승엽은 1997년 32발을 터뜨려 홈런 1위에 등극하며 한국 최고 거포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표 / 연합뉴스]

프로야구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1998년에는 타이론 우즈(당시 OB)와 함께 장종훈(은퇴)이 보유 중이던 한 시즌 최다홈런(41개) 기록에 동반 도전했었고 이승엽은 38개로 42개를 친 우즈에 아쉽게 신기록의 영광을 넘겨줘야 했다.
하지만 로마이어(45개) 샌더스(40개) 스미스(40개) 호세(36개) 등 용병들이 무섭게 몰아치며 한국프로야구 최다 홈런사를 다시 썼던 1999년 이승엽은 무려 54개를 양산하며 오사다하루(王貞治)가 갖고 있던 한 시즌 최다 홈런 아시아신기록(55개)에 한 개차로 육박, 한일 양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1997년, 1999년, 2001~2003년 등 홈런왕을 5번 차지했던 이승엽은 2003년 마침내 아시아 신기록인 56발을 쏘아올린 뒤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 진출을 선언했다.
이승엽은 홈런 신기록을 써가던 중이던 2003년 6월22일 대구 SK전에서는 26세10개월4일의 나이로 세계 최연소 300홈런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04년 4월4일 지바 마린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다이에 호크스(현 소프트뱅크)전에서 4회 우월투런포를 쏘아올리며 일본무대 1호 홈런을 신고한 이승엽은 그러나 현지 적응에 실패하며 14개로 그 해를 마감했다.
하지만 일본 진출 2년차이던 지난해 하루 1천번의 스윙과 삭발 투혼으로 마음을 다잡은 이승엽은 좌투수가 나오면 벤치를 지키는 '플래툰시스템' 와중에서도 30개를 폭발시키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특히 한신타이거스와 벌인 일본시리즈 4경기에서 이승엽은 생소한 센트럴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홈런 3방, 6타점을 몰아치며 일본 전역에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 때 얻은 자신감으로 이승엽은 올해 1루 선발 출장이 보장된 센트럴리그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했고 개막전부터 '아치쇼'를 벌이며 89경기만에 30홈런에 도달하는 개가를 이뤘다.
그동안 조성민, 정민태, 정민철 등 한국투수들의 무덤으로 인식됐던 요미우리에서 이룬 성적이라 그 감회는 더욱 남달랐다.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홈런(5개), 타점(10개) 1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것도 일본 진출 3년 만에 최고 타자로 우뚝 설 수 있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한국시절 때린 324개를 분석하면 구종별로는 직구가 201개로 가장 많았고 슬라이더(44개), 체인지업(35개), 커브(29개) 순이었다.
스윙 자체가 물흐르듯 부드러운 데다 투수들의 볼배합을 훤히 읽고 들어오는 노림수가 훌륭했다.
일본에서 지난 2년간은 몸쪽 빠른볼과 종으로 떨어지는 포크볼에 대한 대처가 미비, 홈런은 주로 가운데 직구에 편중돼 있었다.
그러나 올해 일본투수들의 스타일에 완벽히 적응하면서 몸쪽, 바깥쪽, 가운데 가릴 것 없이 부챗살 방향으로 고르게 홈런을 보내고 있다.
올해 30개의 홈런을 분석하면 우월홈런이 17개, 좌측이 5개, 가운데 방향이 8개였다. 구종도 직구(15개), 슬라이더(6개), 포크볼을 위시한 체인지업(5개), 커브(3개) 등 고루 퍼졌다.
300홈런은 한국에서, 400홈런은 일본에서 이룬 이승엽이 500홈런은 그의 바람대로 꿈의 무대인 미국에서 쏘아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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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엽, 400홈런까지 11년간의 거포 여정
    • 입력 2006-08-01 18:55:27
    • 수정2006-08-01 19:07:45
    연합뉴스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프로 첫 홈런을 터뜨린 뒤 한일 통산 400홈런까지 걸린 시간은 총 11년 3개월이었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1995년 연고구단 삼성라이온즈에서 프로 데뷔한 이승엽은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했고 그해 5월2일 광주 해태(현 KIA)전에서 6회 이강철의 커브를 잡아당겨 우측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포를 쏘아올리면서 홈런 대장정의 첫 발을 내디뎠다. 첫해 13개, 이듬해 9개의 아치를 그린 이승엽은 1997년 32발을 터뜨려 홈런 1위에 등극하며 한국 최고 거포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표 / 연합뉴스]
프로야구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1998년에는 타이론 우즈(당시 OB)와 함께 장종훈(은퇴)이 보유 중이던 한 시즌 최다홈런(41개) 기록에 동반 도전했었고 이승엽은 38개로 42개를 친 우즈에 아쉽게 신기록의 영광을 넘겨줘야 했다. 하지만 로마이어(45개) 샌더스(40개) 스미스(40개) 호세(36개) 등 용병들이 무섭게 몰아치며 한국프로야구 최다 홈런사를 다시 썼던 1999년 이승엽은 무려 54개를 양산하며 오사다하루(王貞治)가 갖고 있던 한 시즌 최다 홈런 아시아신기록(55개)에 한 개차로 육박, 한일 양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1997년, 1999년, 2001~2003년 등 홈런왕을 5번 차지했던 이승엽은 2003년 마침내 아시아 신기록인 56발을 쏘아올린 뒤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 진출을 선언했다. 이승엽은 홈런 신기록을 써가던 중이던 2003년 6월22일 대구 SK전에서는 26세10개월4일의 나이로 세계 최연소 300홈런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04년 4월4일 지바 마린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다이에 호크스(현 소프트뱅크)전에서 4회 우월투런포를 쏘아올리며 일본무대 1호 홈런을 신고한 이승엽은 그러나 현지 적응에 실패하며 14개로 그 해를 마감했다. 하지만 일본 진출 2년차이던 지난해 하루 1천번의 스윙과 삭발 투혼으로 마음을 다잡은 이승엽은 좌투수가 나오면 벤치를 지키는 '플래툰시스템' 와중에서도 30개를 폭발시키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특히 한신타이거스와 벌인 일본시리즈 4경기에서 이승엽은 생소한 센트럴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홈런 3방, 6타점을 몰아치며 일본 전역에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 때 얻은 자신감으로 이승엽은 올해 1루 선발 출장이 보장된 센트럴리그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했고 개막전부터 '아치쇼'를 벌이며 89경기만에 30홈런에 도달하는 개가를 이뤘다. 그동안 조성민, 정민태, 정민철 등 한국투수들의 무덤으로 인식됐던 요미우리에서 이룬 성적이라 그 감회는 더욱 남달랐다.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홈런(5개), 타점(10개) 1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것도 일본 진출 3년 만에 최고 타자로 우뚝 설 수 있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한국시절 때린 324개를 분석하면 구종별로는 직구가 201개로 가장 많았고 슬라이더(44개), 체인지업(35개), 커브(29개) 순이었다. 스윙 자체가 물흐르듯 부드러운 데다 투수들의 볼배합을 훤히 읽고 들어오는 노림수가 훌륭했다. 일본에서 지난 2년간은 몸쪽 빠른볼과 종으로 떨어지는 포크볼에 대한 대처가 미비, 홈런은 주로 가운데 직구에 편중돼 있었다. 그러나 올해 일본투수들의 스타일에 완벽히 적응하면서 몸쪽, 바깥쪽, 가운데 가릴 것 없이 부챗살 방향으로 고르게 홈런을 보내고 있다. 올해 30개의 홈런을 분석하면 우월홈런이 17개, 좌측이 5개, 가운데 방향이 8개였다. 구종도 직구(15개), 슬라이더(6개), 포크볼을 위시한 체인지업(5개), 커브(3개) 등 고루 퍼졌다. 300홈런은 한국에서, 400홈런은 일본에서 이룬 이승엽이 500홈런은 그의 바람대로 꿈의 무대인 미국에서 쏘아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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