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공장’ 도쿄돔, 다량 생산 왜?

입력 2006.08.03 (09:39) 수정 2006.08.0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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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2일 한신전에서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작렬하면서 드디어 도쿄돔에서 홈런 20방을 채웠다.
올 시즌 34발 중 59%인 20방을 도쿄돔에서 적중시킨 셈이다. 홈에서 홈런을 많이 쳤다는 건 그만큼 팬에게 값진 볼거리를 안겨줬다는 점에서 좋은 일이다.
하지만 주니치 드래곤스의 타이론 우즈는 "나도 도쿄돔을 홈으로 삼고 뛰었다면 40홈런은 거뜬히 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승엽이 도쿄돔에서 벌이고 있는 홈런 행진에 '딴죽을 건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이승엽 자신도 인정한다.
도쿄돔에서는 홈런이 많이 나온다.
이승엽이 요미우리를 새 둥지로 선택했을 때 이런 이유도 있었다. 지난 2년 야구장에 인접한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밀려 지바 마린스타디움에서 홈런성 타구를 치고도 번번이 플라이에 그쳤던 이승엽이 홈런을 늘리기 위해 도쿄돔을 선택했다는 얘기였다.
도쿄돔에서 홈런이 많은 까닭에 대해 이승엽은 "일단 요미우리가 공인구로 사용하는 미즈노 공이 잘 나간다"고 밝혔다. 공의 반발력이 좋아 홈런이 많이 나온다는 뜻이었다.
요미우리 관계자는 "다 아는 대로 돔구장이라 바람이 없고 당연히 습도가 낮기 때문에 홈런이 많이 나온다"고 주장한다.
미국프로야구 콜로라도 로키스는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홈구장 쿠어스필드의 악명을 떨치기 위해 공의 습도가 50% 정도 유지되도록 특별히 습도 조절장치에 보관해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구단은 공에 습도가 너무 높아 반발력이 떨어지고 공격력에 지장을 받고 있다며 불평을 할 정도로 습도와 홈런은 상관관계가 깊다.
이런 측면에서 습도가 거의 없는 도쿄돔에서 홈런이 많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 호치'의 요미우리 담당 베테랑 기자인 시미즈 유타카(淸水豊)는 도쿄돔의 특수한 구조에서 원인을 찾는다.
도쿄돔의 홈에서 좌우 펜스까지의 거리는 100m, 가운데 펜스는 122m다. 같은 돔구장인 나고야돔, 삿포로돔, 인보이스 세이부돔, 후쿠오카돔과 크기는 똑같다.
펜스 높이는 대부분이 4m인 반면 후쿠오카돔은 5.7m로 가장 높다. 이승엽은 그 탓인지 "후쿠오카돔이 가장 홈런 때리기가 어렵다"고 실토한 바 있다.
그러나 좌중 또는 우중간까지 거리를 비교하면 도쿄돔이 훨씬 짧은 것을 알 수 있다. 도쿄돔의 좌중간, 우중간 펜스 거리는 110m. 각각 118m, 114m인 후쿠오카돔, 세이부돔에 비해 짧다.
대부분 좌측 폴에서 우측 폴까지 반원의 타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도쿄돔은 좌우 양측 폴에서 가운데 펜스까지 직선에 가깝게 이뤄진 것을 알 수 있다.
이승엽은 홈런을 양산하고 있는 것에 대해 구장 덕분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더없이 좋은 환경에서 대포 행진을 벌이고 있는 이승엽이 1964년과 1973년 각각 55개와 51개, 1977년 50개를 때린 오사다하루(王貞治), 2002년 50개로 홈런왕에 오른 마쓰이 히데키(현 뉴욕 양키스)에 이어 요미우리 사상 세 번째로 한 시즌 50홈런을 달성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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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런 공장’ 도쿄돔, 다량 생산 왜?
    • 입력 2006-08-03 09:39:53
    • 수정2006-08-03 10:52:53
    연합뉴스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2일 한신전에서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작렬하면서 드디어 도쿄돔에서 홈런 20방을 채웠다. 올 시즌 34발 중 59%인 20방을 도쿄돔에서 적중시킨 셈이다. 홈에서 홈런을 많이 쳤다는 건 그만큼 팬에게 값진 볼거리를 안겨줬다는 점에서 좋은 일이다. 하지만 주니치 드래곤스의 타이론 우즈는 "나도 도쿄돔을 홈으로 삼고 뛰었다면 40홈런은 거뜬히 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승엽이 도쿄돔에서 벌이고 있는 홈런 행진에 '딴죽을 건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이승엽 자신도 인정한다. 도쿄돔에서는 홈런이 많이 나온다. 이승엽이 요미우리를 새 둥지로 선택했을 때 이런 이유도 있었다. 지난 2년 야구장에 인접한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밀려 지바 마린스타디움에서 홈런성 타구를 치고도 번번이 플라이에 그쳤던 이승엽이 홈런을 늘리기 위해 도쿄돔을 선택했다는 얘기였다. 도쿄돔에서 홈런이 많은 까닭에 대해 이승엽은 "일단 요미우리가 공인구로 사용하는 미즈노 공이 잘 나간다"고 밝혔다. 공의 반발력이 좋아 홈런이 많이 나온다는 뜻이었다. 요미우리 관계자는 "다 아는 대로 돔구장이라 바람이 없고 당연히 습도가 낮기 때문에 홈런이 많이 나온다"고 주장한다. 미국프로야구 콜로라도 로키스는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홈구장 쿠어스필드의 악명을 떨치기 위해 공의 습도가 50% 정도 유지되도록 특별히 습도 조절장치에 보관해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구단은 공에 습도가 너무 높아 반발력이 떨어지고 공격력에 지장을 받고 있다며 불평을 할 정도로 습도와 홈런은 상관관계가 깊다. 이런 측면에서 습도가 거의 없는 도쿄돔에서 홈런이 많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 호치'의 요미우리 담당 베테랑 기자인 시미즈 유타카(淸水豊)는 도쿄돔의 특수한 구조에서 원인을 찾는다. 도쿄돔의 홈에서 좌우 펜스까지의 거리는 100m, 가운데 펜스는 122m다. 같은 돔구장인 나고야돔, 삿포로돔, 인보이스 세이부돔, 후쿠오카돔과 크기는 똑같다. 펜스 높이는 대부분이 4m인 반면 후쿠오카돔은 5.7m로 가장 높다. 이승엽은 그 탓인지 "후쿠오카돔이 가장 홈런 때리기가 어렵다"고 실토한 바 있다. 그러나 좌중 또는 우중간까지 거리를 비교하면 도쿄돔이 훨씬 짧은 것을 알 수 있다. 도쿄돔의 좌중간, 우중간 펜스 거리는 110m. 각각 118m, 114m인 후쿠오카돔, 세이부돔에 비해 짧다. 대부분 좌측 폴에서 우측 폴까지 반원의 타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도쿄돔은 좌우 양측 폴에서 가운데 펜스까지 직선에 가깝게 이뤄진 것을 알 수 있다. 이승엽은 홈런을 양산하고 있는 것에 대해 구장 덕분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더없이 좋은 환경에서 대포 행진을 벌이고 있는 이승엽이 1964년과 1973년 각각 55개와 51개, 1977년 50개를 때린 오사다하루(王貞治), 2002년 50개로 홈런왕에 오른 마쓰이 히데키(현 뉴욕 양키스)에 이어 요미우리 사상 세 번째로 한 시즌 50홈런을 달성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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