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전시작전통제권’과 현실

입력 2006.08.04 (08:14) 수정 2006.08.0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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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 해설위원]

안녕하십니까?
최근 ‘전시작전통제권’ 단독 행사에 대한 논란이 갈수록 뜨겁습니다.

그저께 전직 국방장관 13명을 포함한 군의 원로들이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 단독 행사를 위한 로드맵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군의 원로들이 특정 안보 현안을 놓고 현직 국방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해 집단적으로 한 목소리를 낸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전시작전통제권은 유사시 한미군사위원회가 위임한 범위 내에서만 한미연합사령부를 통해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행사하도록 돼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전시작전권을 한국군이 단독으로 행사하게 될 경우 한미연합군사령부는 물론 주한미군의 역할과 기능, 한미안보동맹 관계 등에도 큰 흔들림과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 오는 2천 11년이나 2천 12년을 목표로 전시작전권 단독 행사를 위해 오는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 등을 통해 협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시작전권 단독 행사는 주권국가의 자주 국방이라는 차원에서는 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사안입니다.

그러나 이는 한반도와 주변의 안보 상황, 그리고 우리의 현재의 국방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점진적이고도 안전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자주 국방 능력이 관건입니다.

우리 군의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내년부터 오는 2천 11년까지 151조 원의 예산을 들여 전력을 강화하고 전시작전권 독자 행사에 대비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국방력은 주한미군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국방당국에 따르면 전략·전술 정보의 90% 이상을 주한미군에 의존하고 있으며, 주한미군 전력의 자산 가치는 28조 원, 전시 증원군 전력의 자산 가치는 약 464조 원에 이릅니다.

또한 일본의 경우를 살펴볼 필요도 있습니다.
일본은 오는 2008년 헌법 개정을 통해 한미연합사령부와 비슷한 미·일연합사령부를 설치하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미국 다음가는 막강한 전력을 갖춘 나라 가운데 하나이지만 독자적인 군비 증강과 동시에 미국과의 연합작전 능력을 보다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날 안보는 주변국들의 집단 안보 협력으로 유지되는 경향이 많고 한반도의 안보도 주변국들의 첨예한 이해 관계가 대립돼 다자간 안보 협력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전시작전통제권 독자 행사 등 자주 국방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한·미안보동맹 관계도 더욱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재정립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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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전시작전통제권’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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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06-08-04 08: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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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 해설위원] 안녕하십니까? 최근 ‘전시작전통제권’ 단독 행사에 대한 논란이 갈수록 뜨겁습니다. 그저께 전직 국방장관 13명을 포함한 군의 원로들이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 단독 행사를 위한 로드맵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군의 원로들이 특정 안보 현안을 놓고 현직 국방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해 집단적으로 한 목소리를 낸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전시작전통제권은 유사시 한미군사위원회가 위임한 범위 내에서만 한미연합사령부를 통해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행사하도록 돼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전시작전권을 한국군이 단독으로 행사하게 될 경우 한미연합군사령부는 물론 주한미군의 역할과 기능, 한미안보동맹 관계 등에도 큰 흔들림과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 오는 2천 11년이나 2천 12년을 목표로 전시작전권 단독 행사를 위해 오는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 등을 통해 협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시작전권 단독 행사는 주권국가의 자주 국방이라는 차원에서는 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사안입니다. 그러나 이는 한반도와 주변의 안보 상황, 그리고 우리의 현재의 국방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점진적이고도 안전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자주 국방 능력이 관건입니다. 우리 군의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내년부터 오는 2천 11년까지 151조 원의 예산을 들여 전력을 강화하고 전시작전권 독자 행사에 대비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국방력은 주한미군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국방당국에 따르면 전략·전술 정보의 90% 이상을 주한미군에 의존하고 있으며, 주한미군 전력의 자산 가치는 28조 원, 전시 증원군 전력의 자산 가치는 약 464조 원에 이릅니다. 또한 일본의 경우를 살펴볼 필요도 있습니다. 일본은 오는 2008년 헌법 개정을 통해 한미연합사령부와 비슷한 미·일연합사령부를 설치하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미국 다음가는 막강한 전력을 갖춘 나라 가운데 하나이지만 독자적인 군비 증강과 동시에 미국과의 연합작전 능력을 보다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날 안보는 주변국들의 집단 안보 협력으로 유지되는 경향이 많고 한반도의 안보도 주변국들의 첨예한 이해 관계가 대립돼 다자간 안보 협력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전시작전통제권 독자 행사 등 자주 국방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한·미안보동맹 관계도 더욱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재정립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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