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눈물 젖은 빵’ 설움 통타

입력 2006.08.04 (14:51) 수정 2006.08.0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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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두 번째 타자 출신 메이저리거인 추신수(24)가 6년간 마이너리그에서 갈고 닦은 홈런포를 앞세워 빅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추신수는 4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진 보스턴전에서 빅리그 두 번째 홈런이자 생애 첫 만루포를 작렬시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말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선발 출장했던 7월29일 시애틀전에서 터뜨린 솔로포를 합쳐 두 개의 홈런이 모두 결승 아치였다.
그가 이적 후 이날까지 올린 성적은 타율 0.285(14타수4안타), 2홈런에 5타점. 6년간 시애틀 소속으로 통산 29타수 2안타, 1타점에 그쳤던 것과는 천양지차다.
강한 어깨, 빠른 발, 주루 및 타격 센스 등을 고루 겸비, '5-tool' 플레이어로 불렸던 그는 시애틀에서도 유망주였으나 공수주에서 가히 혁명을 일으킨 일본인 이치로 스즈키에 막혀 빅리그 진입은 엄두도 못 냈었다.
루키리그와 싱글 A, 더블A를 거쳐 지난해부터 트리플A에서 활약해 온 추신수는 지난해까지 마이너리그 통산 541경기에서 타율 0.299, 46홈런, 288타점, 128도루를 남겼다. 올해도 타코마 레이니어스에서 타율 0.323을 때리고 13홈런에 48타점, 26도루를 올리는 등 빼어난 기량을 펼쳤다.
그는 이치로가 버티고 있는 바람에 빅리그 진출을 위해서 마이너리그에서 주 포지션인 우익수를 버리고 좌익수 또는 중견수로 외도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로 이적하면서 추신수는 빅리그에서 생존할 수 있는 찬스를 잡았고 그 기회를 잘 살려가고 있다.
에릭 웨지 클리블랜드 감독은 우투수가 나오면 좌타자인 추신수를 우익수로 선발 출장시키겠다고 공 언했다. 클리블랜드 구단은 추신수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유망주라는 점을 높이 사고 그를 주축 외야수로 육성하겠다는 복안도 밝혔다.
일단 지금까지의 과정은 순조롭다. 메이저리그 경기에 꾸준히 출장하며 빅리그 투수들의 스타일에 적응력을 키워가고 있다. 그는 이적 후 출장한 5경기에서 삼진 4개를 당했지만 볼넷도 3개나 얻어내며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보통 빅리그 투수진의 다양한 변화구에는 속수무책으로 물러나고 직구만 노리고 들어가는 단조로운 패턴에서 벗어나 어떤 공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마이너리그 생활이 길었다는 점이 도리어 추신수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1999년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최희섭이 3년간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2002년부터 빅리그에 오른 것에 반해 추신수는 2000년 137만 달러를 받고 시애틀 유니폼을 입은 뒤 5년이 지난 지난 해에야 비로소 빅리그 신고식을 치렀다.
오랜 기간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꿈을 키워 온 추신수에게 클리블랜드는 그야말로 '약속의 땅'이다. 마이너리그에서 배울 만큼 배웠고 이제는 빅리그에서 그 기량을 펼쳐 보일 때다.
간판 스타이자 동갑내기인 그래디 사이즈모어가 중견수를 지키고 있는 만큼 추신수는 30대 외야수인 케이시 블레이크(33)와 좌익수 제이슨 마이클스(30)만 제치면 빅리그 잔류를 보장 받게 돼 있다.
클리블랜드도 팀 재건에 추신수를 요긴하게 써먹을 예정이어서 추신수가 지금보다 한 단계 올라선다면 팀과 개인이 모두 '윈윈'하는 상황을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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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신수, ‘눈물 젖은 빵’ 설움 통타
    • 입력 2006-08-04 14:51:25
    • 수정2006-08-04 14:55:56
    연합뉴스
한국인 두 번째 타자 출신 메이저리거인 추신수(24)가 6년간 마이너리그에서 갈고 닦은 홈런포를 앞세워 빅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추신수는 4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진 보스턴전에서 빅리그 두 번째 홈런이자 생애 첫 만루포를 작렬시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말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선발 출장했던 7월29일 시애틀전에서 터뜨린 솔로포를 합쳐 두 개의 홈런이 모두 결승 아치였다. 그가 이적 후 이날까지 올린 성적은 타율 0.285(14타수4안타), 2홈런에 5타점. 6년간 시애틀 소속으로 통산 29타수 2안타, 1타점에 그쳤던 것과는 천양지차다. 강한 어깨, 빠른 발, 주루 및 타격 센스 등을 고루 겸비, '5-tool' 플레이어로 불렸던 그는 시애틀에서도 유망주였으나 공수주에서 가히 혁명을 일으킨 일본인 이치로 스즈키에 막혀 빅리그 진입은 엄두도 못 냈었다. 루키리그와 싱글 A, 더블A를 거쳐 지난해부터 트리플A에서 활약해 온 추신수는 지난해까지 마이너리그 통산 541경기에서 타율 0.299, 46홈런, 288타점, 128도루를 남겼다. 올해도 타코마 레이니어스에서 타율 0.323을 때리고 13홈런에 48타점, 26도루를 올리는 등 빼어난 기량을 펼쳤다. 그는 이치로가 버티고 있는 바람에 빅리그 진출을 위해서 마이너리그에서 주 포지션인 우익수를 버리고 좌익수 또는 중견수로 외도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로 이적하면서 추신수는 빅리그에서 생존할 수 있는 찬스를 잡았고 그 기회를 잘 살려가고 있다. 에릭 웨지 클리블랜드 감독은 우투수가 나오면 좌타자인 추신수를 우익수로 선발 출장시키겠다고 공 언했다. 클리블랜드 구단은 추신수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유망주라는 점을 높이 사고 그를 주축 외야수로 육성하겠다는 복안도 밝혔다. 일단 지금까지의 과정은 순조롭다. 메이저리그 경기에 꾸준히 출장하며 빅리그 투수들의 스타일에 적응력을 키워가고 있다. 그는 이적 후 출장한 5경기에서 삼진 4개를 당했지만 볼넷도 3개나 얻어내며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보통 빅리그 투수진의 다양한 변화구에는 속수무책으로 물러나고 직구만 노리고 들어가는 단조로운 패턴에서 벗어나 어떤 공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마이너리그 생활이 길었다는 점이 도리어 추신수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1999년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최희섭이 3년간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2002년부터 빅리그에 오른 것에 반해 추신수는 2000년 137만 달러를 받고 시애틀 유니폼을 입은 뒤 5년이 지난 지난 해에야 비로소 빅리그 신고식을 치렀다. 오랜 기간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꿈을 키워 온 추신수에게 클리블랜드는 그야말로 '약속의 땅'이다. 마이너리그에서 배울 만큼 배웠고 이제는 빅리그에서 그 기량을 펼쳐 보일 때다. 간판 스타이자 동갑내기인 그래디 사이즈모어가 중견수를 지키고 있는 만큼 추신수는 30대 외야수인 케이시 블레이크(33)와 좌익수 제이슨 마이클스(30)만 제치면 빅리그 잔류를 보장 받게 돼 있다. 클리블랜드도 팀 재건에 추신수를 요긴하게 써먹을 예정이어서 추신수가 지금보다 한 단계 올라선다면 팀과 개인이 모두 '윈윈'하는 상황을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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