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도 ‘브루셀라병’ 감염 첫 확인

<앵커 멘트>

소와 접촉해야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브루셀라 병에 일반인도 걸린 사실이 K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더이상 직업병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강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4년 6월, 건축업에 종사하던 김 모씨는 자주 가던 식당에서 송아지 육회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2달 뒤, 몸이 무기력해지고 열이 나며 관절이 아픈 증세가 시작됐습니다.

특히 43도까지 올라가는 고열에 시달리다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 결국 브루셀라 병으로 판명됐습니다.

조사 결과 김씨는 생활환경에서 동물과 접촉할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002년 경기도 파주에서 사람이 브루셀라 균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지만 이 경우는 소와 매일 접촉하던 축산업자였습니다.

소와 전혀 관련이 없는 직종의 일반인으로서 브루셀라 병에 감염된 것이 확인된 것은 김씨의 경우가 처음입니다.

이 이후에도 지난해 10월, 대기업 사무직 직원이었던 40살 이모씨가 브루셀라 균에 감염된 사례로 질병관리 본부 역학 조사 결과 나타났습니다

이씨는 경기도의 한 결혼식장에 참석했다 피로연 뷔페에 차려진 소의 생간을 먹고 몇달 뒤 열병으로 고통받다 결국 브루셀라병에 걸린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이씨는 비슷한 때 강원도의 친척 집에 들러 소 여물을 준 사실은 있었지만 이 곳은 브루셀라병과는 무관한 곳이었습니다.

이같은 사실을 발표하지 않고 있던 질병관리본부는 KBS의 취재에 두 사례를 인정했습니다.

<인터뷰>허영주(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팀장) : "2004년과 2005년에 소 부산물 등을 날로 먹고 브루셀라 발병 추정 사례 2건이 보고됐습니다."

지난 2003년에도 서울의 한 축산 부산물 시장에서 도매업을 하던 50대 남자가 브루셀라 병에 걸렸던 사실이 감염 학회지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이 경우는 감염된 살아 있는 가축과의 직접 접촉 없이 검역을 마치고 도축된 소를 취급하던 사람의 첫 발병사례였습니다.

감염된 소와 접촉이 없었던 일반인들의 잇딴 감염 사례에 대해 전문가들은 날로 먹는 식습관의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인터뷰>김연숙(충남대 감염내과 교수) : "혈액 속에 브루셀라 균이 존재 간이나 비장 등을 날로 섭취하면 브루셀라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

관계당국이 가축관련 종사자의 '직업병'으로 단정해 왔던 브루셀라 병.

그러나 이제 일반인들도 브루셀라병으로부터 안전지대에 있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민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