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벌써 19번째 쿠데타, 잦은 이유는?

입력 2006.09.20 (22:17) 수정 2006.09.2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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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태국에서 쿠데타가 난 것은 이번이 19번째입니다.

태국에서는 왜 믿기지 않을만큼 쿠데타가 잦을까요?

태국 군부의 위상과 권력 구조를 손관수 기자가 심층보도합니다.

<리포트>

태국에서의 군은 거대한 정치세력입니다.

1932년 입헌군주제 자체도 군부의 후견아래에서 출발했고 1947년 쿠데타 이후 26년간은 아예 군사정권이었습니다.

또 80년 프렘 정권 집권, 91년 쿠데타 이후 민간 정권 후견 등 태국군은 때론 직접적으로, 때론 후견인으로 태국을 지배해 왔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군통수권은 국왕이 갖는다는 헌법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론 국방장관이나 각군 사령관이 갖게 됐습니다.

여기에 육군사령관이 수도권 치안사령관을 겸해 군은 물론 경찰까지 지휘할 수 있는점과 통합교육을 통해 군과 경찰 지도부가 파벌을 형성해 온 점도 쿠데타를 용이하게 하는 구조로 분석됩니다.

80년대까지의 쿠데타는 대부분 군부내 권력 싸움이었으나 태국 사회가 성장하면서 쿠데타의 원인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91년 쿠데타는 문민정부가 군부의 특권을 축소하려는 것에 대한 반발이었습니다.

당시 찻차이 정부는 군부의 대표인 국방장관을 교체하고 군부가 장악하고 있던 상원의 권한을 줄이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사상 처음으로 군 예산을 삭감했습니다.

이에 군은 쿠데타를 통해 정부를 무너뜨리고 대리인을 내세웠으나 결국 92년 시민 혁명을 계기로 다시 2선으로 물러나게 되고 공개적으로 정치적 중립을 선언했습니다.

이런 배경들은 이번 쿠데타 세력도 직접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녹취>티티난 퐁수디락(출라롱코른대학 교수) : "군부가 권력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어서는 모양새가 좋지 않습니다. 군인들이 권력을 잡고 나라를 끌어 간다는 것은 태국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또 절대적 카리스마를 지닌 푸미폰 국왕의 추인 여부가 쿠데타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것으로 보이지만 탁신 정부가 무너졌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각군이 전기, 철도,항만공사와 항공사는 물론 방송국도 소유하는 등 그간의 지배를 통해 거대한 기득권세력이 됐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적지않은 정치적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92년 시민혁명 이후 민주주의를 키워오던 태국이 군의 도전으로 다시 큰 시험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KBS 뉴스 손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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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벌써 19번째 쿠데타, 잦은 이유는?
    • 입력 2006-09-20 21:01:33
    • 수정2006-09-20 22:45:14
    뉴스 9
<앵커 멘트> 태국에서 쿠데타가 난 것은 이번이 19번째입니다. 태국에서는 왜 믿기지 않을만큼 쿠데타가 잦을까요? 태국 군부의 위상과 권력 구조를 손관수 기자가 심층보도합니다. <리포트> 태국에서의 군은 거대한 정치세력입니다. 1932년 입헌군주제 자체도 군부의 후견아래에서 출발했고 1947년 쿠데타 이후 26년간은 아예 군사정권이었습니다. 또 80년 프렘 정권 집권, 91년 쿠데타 이후 민간 정권 후견 등 태국군은 때론 직접적으로, 때론 후견인으로 태국을 지배해 왔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군통수권은 국왕이 갖는다는 헌법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론 국방장관이나 각군 사령관이 갖게 됐습니다. 여기에 육군사령관이 수도권 치안사령관을 겸해 군은 물론 경찰까지 지휘할 수 있는점과 통합교육을 통해 군과 경찰 지도부가 파벌을 형성해 온 점도 쿠데타를 용이하게 하는 구조로 분석됩니다. 80년대까지의 쿠데타는 대부분 군부내 권력 싸움이었으나 태국 사회가 성장하면서 쿠데타의 원인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91년 쿠데타는 문민정부가 군부의 특권을 축소하려는 것에 대한 반발이었습니다. 당시 찻차이 정부는 군부의 대표인 국방장관을 교체하고 군부가 장악하고 있던 상원의 권한을 줄이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사상 처음으로 군 예산을 삭감했습니다. 이에 군은 쿠데타를 통해 정부를 무너뜨리고 대리인을 내세웠으나 결국 92년 시민 혁명을 계기로 다시 2선으로 물러나게 되고 공개적으로 정치적 중립을 선언했습니다. 이런 배경들은 이번 쿠데타 세력도 직접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녹취>티티난 퐁수디락(출라롱코른대학 교수) : "군부가 권력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어서는 모양새가 좋지 않습니다. 군인들이 권력을 잡고 나라를 끌어 간다는 것은 태국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또 절대적 카리스마를 지닌 푸미폰 국왕의 추인 여부가 쿠데타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것으로 보이지만 탁신 정부가 무너졌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각군이 전기, 철도,항만공사와 항공사는 물론 방송국도 소유하는 등 그간의 지배를 통해 거대한 기득권세력이 됐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적지않은 정치적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92년 시민혁명 이후 민주주의를 키워오던 태국이 군의 도전으로 다시 큰 시험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KBS 뉴스 손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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