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뿐인 자원 외교…‘러’ 가스개발 무산

입력 2006.09.27 (22:18) 수정 2006.09.27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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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르면 2008년부터 연 700만 톤의 가스를 들여올 계획이라고 정부가 발표한 러시아 이르쿠츠크 가스 개발 사업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2004년 한러 정상 회담의 성과인 사할린 광구 개발도 포기했습니다.
천희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러시아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 사업은 정부가 첫 번째 자원 정상 외교의 성과로 꼽는 것입니다.

지난 99년 5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본격 추진돼 2000년 11월 한국 참여가 결정됐습니다.

당시 산자부는 이르면 오는 2008년부터 30년간 이르쿠츠크 코빅타 가스전에서 연 700만 톤 규모의 가스를 들여올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사업의 타당성 조사에만 90여억 원을 투자한 한국은 코빅타 가스를 중국을 통해 들여올지 아니면 러시아 내륙을 통해 블라디보스톡 등 해안으로 가스관을 설치할지를 두고 현재 러시아와 협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이원걸(산자부 차관) : "러시아에서는 올해 말까지 할 것이라고 발표는 하고 있습니다. 좀 더 걸릴 가능서도 있고 연말까지 끝날 가능성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국영가스 회사인 가즈프롬은 타당성 조사에 문제가 있다며 코빅타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가스가 한국으로 수출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인터뷰> 알렉세이 마스테파노프(가즈프롬 고문 코빅타) : "가스는 러시아 연방 주민들에게만 공급될 것입니다. 수출은 이뤄지지 않을 것입니다."

가즈프롬은 러시아가 이미 2년 전에 이런 뜻을 한국에 전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때 양국은 사할린 베닌스크 광구와 캄차트카 광구의 공동 개발 각서를 체결했습니다.

넉 달 뒤인 2005년 1월, 한국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할린 베닌스크 광구 개발 참여를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 광구에는 원유 6억 5천만 배럴이 매장된 것으로 확인돼 러시아와 중국이 지분을 갖고 곧 탐사 작업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정부가 발표하는 자원 외교의 성과들이 장밋빛 기대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KBS 뉴스 천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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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 뿐인 자원 외교…‘러’ 가스개발 무산
    • 입력 2006-09-27 21:14:08
    • 수정2006-09-27 22: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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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르면 2008년부터 연 700만 톤의 가스를 들여올 계획이라고 정부가 발표한 러시아 이르쿠츠크 가스 개발 사업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2004년 한러 정상 회담의 성과인 사할린 광구 개발도 포기했습니다. 천희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러시아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 사업은 정부가 첫 번째 자원 정상 외교의 성과로 꼽는 것입니다. 지난 99년 5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본격 추진돼 2000년 11월 한국 참여가 결정됐습니다. 당시 산자부는 이르면 오는 2008년부터 30년간 이르쿠츠크 코빅타 가스전에서 연 700만 톤 규모의 가스를 들여올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사업의 타당성 조사에만 90여억 원을 투자한 한국은 코빅타 가스를 중국을 통해 들여올지 아니면 러시아 내륙을 통해 블라디보스톡 등 해안으로 가스관을 설치할지를 두고 현재 러시아와 협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이원걸(산자부 차관) : "러시아에서는 올해 말까지 할 것이라고 발표는 하고 있습니다. 좀 더 걸릴 가능서도 있고 연말까지 끝날 가능성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국영가스 회사인 가즈프롬은 타당성 조사에 문제가 있다며 코빅타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가스가 한국으로 수출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인터뷰> 알렉세이 마스테파노프(가즈프롬 고문 코빅타) : "가스는 러시아 연방 주민들에게만 공급될 것입니다. 수출은 이뤄지지 않을 것입니다." 가즈프롬은 러시아가 이미 2년 전에 이런 뜻을 한국에 전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때 양국은 사할린 베닌스크 광구와 캄차트카 광구의 공동 개발 각서를 체결했습니다. 넉 달 뒤인 2005년 1월, 한국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할린 베닌스크 광구 개발 참여를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 광구에는 원유 6억 5천만 배럴이 매장된 것으로 확인돼 러시아와 중국이 지분을 갖고 곧 탐사 작업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정부가 발표하는 자원 외교의 성과들이 장밋빛 기대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KBS 뉴스 천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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