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초등학생, 왜 흉기로 친구를?
입력 2006.11.06 (09:10)
수정 2006.11.0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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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부터 전해드릴 소식 시청자 여러분께서도 함께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지난 금요일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같은 반 친구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쩌다가 다른 곳도 아닌 초등학교에서까지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지금부터 사건의 전말을 알아봅니다.
홍희정 기자.. 평소에 이 두 학생 사이에 어떤 문제가 있었나요?
<리포트>
학교 측과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문제의 학생은 오히려 조용한 편에 속하는 학생이었다고 합니다. 다만, 피해 학생에게 평소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는데요, 이 때문에 앙심을 품고 흉기를 가지고 다니다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학교측은 밝혔습니다. 자세한 내용 함께 보시죠!
서울에 있는 한 초등학교. 지난 금요일 오전,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 간에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인터뷰> 담임교사: “교실로 올라가던 참인데 그 때 애들이 여학생들 5,6명이 우르르 몰려 내려와서 선생님 큰일 났다고 사고가 났다고 그래서 제가 바로 이렇게 뛰어 올라가는데 아이들이 부축해서 내려오고 있더라고요”
사건은 1교시가 끝난 뒤 쉬는 시간, 복도 한가운데서 일어났는데요. 6학년 한 모군이 같은 반 친구인 이 모군을 향해 흉기를 꺼내들고 달려들었다는 겁니다. 눈 깜짝할 사이 벌어진 일이지만, 끔찍한 광경을 그 자리에 있던 많은 학생들이 그대로 목격할 수밖에 없었다는데요,
<인터뷰> 목격학생: “몇 명 애들이 봤는데, 흉기에 찔렸다고 그래서 저도 가서 보니까 00는 쓰러져 있고, 어떤 애는 흉기로 휘두르는 척하고 그래서 그거 본 다음에 선생님이 달려와서 데려간 다음에 그래서 쓰러져 있는 건 봤어요”
이 군은 팔과 옆구리 등 세 곳을 흉기에 찔렸고, 뒤늦게 달려온 담임교사에 의해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인터뷰> 담임교사: “보건소실에 들어갔더니 보건선생님이 육안으로 보더니 깊이가 눈으로 어느 정도 깊이인지 확실히 감을 못 잡겠다고 해서 병원을 바로 가게 된 겁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는, 보통 학생들이 쓰는 문구용도 아닌, 부엌에서나 쓸법한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한 군은 도대체 왜 그 흉기를 가방에 넣고 다녔던 것일까요?
이상한 것은, 평소 한 군은 폭력적 성격도 아닌, 매우 내성적 학생으로 알려져 있었다는 겁니다
<인터뷰> 같은 반 학생: “조용...그냥 조용해요. 공부만 해요”
반대로 피해자 이 군은, 운동부 선수로, 키도 컸던데다, 활발한 성격으로 친구들과 장난도 잘 치곤 했다는데요
<인터뷰> 같은 반 학생: “친한 애는 별로 안 때려요. 시비는 걸어요. 그냥 지나가다가 때리고 장난이 좀 심해요”
뒤늦게 진상조사에 착수한 학교 측에서는, 흉기를 휘두른 한 군의 입에서, 그동안 이군에게 괴롭힘을 당해왔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학교 교장: “어떤 괴로움을 당했느냐 물어보니까 뭐 쓰러뜨려서 발로 얼굴을 밟고, 또 어떤 때에는 모욕적인 입에 담지 못할 그런 이야기를 한 적도 있고... ”
두 학생 간에 좋지 못한 사이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 꽤 오래됐었던 듯 한데요, 친구들도 한 군이 복수하겠다는 말을 했었다고 전했습니다.
<인터뷰> 같은 학교 학생들: “무슨 일 년 동안 참았다나 그러고...일 년 동안 그 아이(이군)가 괴롭혔대요. 그리고 그 아이(이군)가 그 때 뺨도 때려서 화나서...”
학교 측은, 한 군이 앙심을 품고 흉기를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니다, 결국 끔찍한 짓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었는데요,
<인터뷰> 담임교사: “그날도 흉기를 사용할 목적으로 가져온 게 아니고 다시 또 나를 건드리면 흉기를 쓸 수도 있다 그런 식으로 마음을 먹었던 것 같아요”
문제는, 학교 측에서나, 해당 부모 역시 그동안 둘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걸 모르지 않았다는 겁니다. 한 군의 이야기를 들은 부모는 이군 부모와 아이들의 일에 대해 의논도 했었다는데요,
<인터뷰> 학교 교장: “가해 어린이 부모가 피해 학생의 집에 왜 이렇게 애를 괴롭히느냐, 그 부모한테 전화를 했던 것 같아요. 이제 그러니까 다친 학생 부모가 아무래도 너 학교 가서 그러냐. 이제 그렇게 야단을 쳤는데 그게 이런 발단이 된 것 같아요. ”
담임교사 역시 두 학생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주의를 기울이긴 했지만 설마 이런 일까지 벌어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담임교사: “한 두 차례 얘기를 들었을 때 야단치고 타이르고 꾸중도 하고 그랬는데 이 정도까지 심할 줄은 몰랐습니다”
뒤늦게 충격적인 사건을 접하게 된 다른 학부모들은, 어떻게 다른 곳도 아닌 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인터뷰> 학부모: “사전에 학교에서 이걸 막아주든가 손을 써줘야 되는 부분이잖아요. 학교가 제대로 된 교육을 해줘야 하는 곳인데 쉬쉬한다고 이게 끝나는 것도 아니고 애들을 어떻게 학교에 보내겠어요”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해선, 학교 측이나 양측 학부모 모두 외부로 알려지는 걸 꺼려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경찰서에도 신고가 되지 않은 상태였는데요.
<인터뷰> 경찰 관계자: “(사건 신고가 안 되면 진상조사 안 들어가는 경우가 많나요?) 그렇죠, 피해자 보호자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분들이 형사사건 의뢰를 해야 하는데 (신고접수가) 들어오지 않았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현재 흉기에 찔린 이군은 병원에 입원중인데요, 당시 다친 팔과 옆구리는 큰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천만 다행으로 목숨에는 지장이 없는 상탭니다.
취재진은 이군을 만나기 위해 몇 차례 시도를 해봤지만, 이군의 부모는 아들의 안정을 위해서라며 취재를 거절했습니다.
<인터뷰> 이 군(피해학생) 부모: “아니요. 가줬으면 좋겠습니다. (하실 말씀 없으세요?) 네 없어요. 지금은...”
다만, 이군에게 문병을 오는 친구들을 통해 이군의 상태를 전해들을 수 있었는데요, 몸은 좋아지고 있지만, 이군은 정신적인 충격이 큰 듯, 말수도 부쩍 줄어들고, 침울해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같은 학교 학생: “몸은 괜찮아졌다고 하는데 기분이 나빠서 저희 보고 웃지를 않아서 마음이 속상해 보였어요. (어머니는) 깜짝 놀란 것처럼 찌른 아이한테 화도 난 것 같고 속상해 보였어요”
한 조사에 따르면 초, 중학생 중 최근 1년 간 학교 폭력을 당한 학생이 17%에 이르고, 이 가운데 77%가 초등학교 때 폭력을 접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청소년 전문가들은, 점점 어린 층까지 확산되는 학교 폭력에 대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장맹배 국장(청소년폭력예방재단): “최근 학교 폭력 경향이 초등학교까지 낮아지고 있고요. 도구를 사용하는 과격한 경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초등하교 저학년 때부터 조기에 학교 폭력 예방교육을 확대해서 실시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학생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기게 된 이번 사건, 어린 학생들의 잘잘못을 가려 탓하기 이전에, 먼저 어른들의 잘못은 없는지,막을 수는 없었는지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부터 전해드릴 소식 시청자 여러분께서도 함께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지난 금요일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같은 반 친구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쩌다가 다른 곳도 아닌 초등학교에서까지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지금부터 사건의 전말을 알아봅니다.
홍희정 기자.. 평소에 이 두 학생 사이에 어떤 문제가 있었나요?
<리포트>
학교 측과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문제의 학생은 오히려 조용한 편에 속하는 학생이었다고 합니다. 다만, 피해 학생에게 평소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는데요, 이 때문에 앙심을 품고 흉기를 가지고 다니다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학교측은 밝혔습니다. 자세한 내용 함께 보시죠!
서울에 있는 한 초등학교. 지난 금요일 오전,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 간에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인터뷰> 담임교사: “교실로 올라가던 참인데 그 때 애들이 여학생들 5,6명이 우르르 몰려 내려와서 선생님 큰일 났다고 사고가 났다고 그래서 제가 바로 이렇게 뛰어 올라가는데 아이들이 부축해서 내려오고 있더라고요”
사건은 1교시가 끝난 뒤 쉬는 시간, 복도 한가운데서 일어났는데요. 6학년 한 모군이 같은 반 친구인 이 모군을 향해 흉기를 꺼내들고 달려들었다는 겁니다. 눈 깜짝할 사이 벌어진 일이지만, 끔찍한 광경을 그 자리에 있던 많은 학생들이 그대로 목격할 수밖에 없었다는데요,
<인터뷰> 목격학생: “몇 명 애들이 봤는데, 흉기에 찔렸다고 그래서 저도 가서 보니까 00는 쓰러져 있고, 어떤 애는 흉기로 휘두르는 척하고 그래서 그거 본 다음에 선생님이 달려와서 데려간 다음에 그래서 쓰러져 있는 건 봤어요”
이 군은 팔과 옆구리 등 세 곳을 흉기에 찔렸고, 뒤늦게 달려온 담임교사에 의해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인터뷰> 담임교사: “보건소실에 들어갔더니 보건선생님이 육안으로 보더니 깊이가 눈으로 어느 정도 깊이인지 확실히 감을 못 잡겠다고 해서 병원을 바로 가게 된 겁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는, 보통 학생들이 쓰는 문구용도 아닌, 부엌에서나 쓸법한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한 군은 도대체 왜 그 흉기를 가방에 넣고 다녔던 것일까요?
이상한 것은, 평소 한 군은 폭력적 성격도 아닌, 매우 내성적 학생으로 알려져 있었다는 겁니다
<인터뷰> 같은 반 학생: “조용...그냥 조용해요. 공부만 해요”
반대로 피해자 이 군은, 운동부 선수로, 키도 컸던데다, 활발한 성격으로 친구들과 장난도 잘 치곤 했다는데요
<인터뷰> 같은 반 학생: “친한 애는 별로 안 때려요. 시비는 걸어요. 그냥 지나가다가 때리고 장난이 좀 심해요”
뒤늦게 진상조사에 착수한 학교 측에서는, 흉기를 휘두른 한 군의 입에서, 그동안 이군에게 괴롭힘을 당해왔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학교 교장: “어떤 괴로움을 당했느냐 물어보니까 뭐 쓰러뜨려서 발로 얼굴을 밟고, 또 어떤 때에는 모욕적인 입에 담지 못할 그런 이야기를 한 적도 있고... ”
두 학생 간에 좋지 못한 사이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 꽤 오래됐었던 듯 한데요, 친구들도 한 군이 복수하겠다는 말을 했었다고 전했습니다.
<인터뷰> 같은 학교 학생들: “무슨 일 년 동안 참았다나 그러고...일 년 동안 그 아이(이군)가 괴롭혔대요. 그리고 그 아이(이군)가 그 때 뺨도 때려서 화나서...”
학교 측은, 한 군이 앙심을 품고 흉기를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니다, 결국 끔찍한 짓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었는데요,
<인터뷰> 담임교사: “그날도 흉기를 사용할 목적으로 가져온 게 아니고 다시 또 나를 건드리면 흉기를 쓸 수도 있다 그런 식으로 마음을 먹었던 것 같아요”
문제는, 학교 측에서나, 해당 부모 역시 그동안 둘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걸 모르지 않았다는 겁니다. 한 군의 이야기를 들은 부모는 이군 부모와 아이들의 일에 대해 의논도 했었다는데요,
<인터뷰> 학교 교장: “가해 어린이 부모가 피해 학생의 집에 왜 이렇게 애를 괴롭히느냐, 그 부모한테 전화를 했던 것 같아요. 이제 그러니까 다친 학생 부모가 아무래도 너 학교 가서 그러냐. 이제 그렇게 야단을 쳤는데 그게 이런 발단이 된 것 같아요. ”
담임교사 역시 두 학생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주의를 기울이긴 했지만 설마 이런 일까지 벌어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담임교사: “한 두 차례 얘기를 들었을 때 야단치고 타이르고 꾸중도 하고 그랬는데 이 정도까지 심할 줄은 몰랐습니다”
뒤늦게 충격적인 사건을 접하게 된 다른 학부모들은, 어떻게 다른 곳도 아닌 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인터뷰> 학부모: “사전에 학교에서 이걸 막아주든가 손을 써줘야 되는 부분이잖아요. 학교가 제대로 된 교육을 해줘야 하는 곳인데 쉬쉬한다고 이게 끝나는 것도 아니고 애들을 어떻게 학교에 보내겠어요”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해선, 학교 측이나 양측 학부모 모두 외부로 알려지는 걸 꺼려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경찰서에도 신고가 되지 않은 상태였는데요.
<인터뷰> 경찰 관계자: “(사건 신고가 안 되면 진상조사 안 들어가는 경우가 많나요?) 그렇죠, 피해자 보호자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분들이 형사사건 의뢰를 해야 하는데 (신고접수가) 들어오지 않았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현재 흉기에 찔린 이군은 병원에 입원중인데요, 당시 다친 팔과 옆구리는 큰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천만 다행으로 목숨에는 지장이 없는 상탭니다.
취재진은 이군을 만나기 위해 몇 차례 시도를 해봤지만, 이군의 부모는 아들의 안정을 위해서라며 취재를 거절했습니다.
<인터뷰> 이 군(피해학생) 부모: “아니요. 가줬으면 좋겠습니다. (하실 말씀 없으세요?) 네 없어요. 지금은...”
다만, 이군에게 문병을 오는 친구들을 통해 이군의 상태를 전해들을 수 있었는데요, 몸은 좋아지고 있지만, 이군은 정신적인 충격이 큰 듯, 말수도 부쩍 줄어들고, 침울해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같은 학교 학생: “몸은 괜찮아졌다고 하는데 기분이 나빠서 저희 보고 웃지를 않아서 마음이 속상해 보였어요. (어머니는) 깜짝 놀란 것처럼 찌른 아이한테 화도 난 것 같고 속상해 보였어요”
한 조사에 따르면 초, 중학생 중 최근 1년 간 학교 폭력을 당한 학생이 17%에 이르고, 이 가운데 77%가 초등학교 때 폭력을 접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청소년 전문가들은, 점점 어린 층까지 확산되는 학교 폭력에 대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장맹배 국장(청소년폭력예방재단): “최근 학교 폭력 경향이 초등학교까지 낮아지고 있고요. 도구를 사용하는 과격한 경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초등하교 저학년 때부터 조기에 학교 폭력 예방교육을 확대해서 실시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학생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기게 된 이번 사건, 어린 학생들의 잘잘못을 가려 탓하기 이전에, 먼저 어른들의 잘못은 없는지,막을 수는 없었는지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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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06-11-06 08: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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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전해드릴 소식 시청자 여러분께서도 함께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지난 금요일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같은 반 친구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쩌다가 다른 곳도 아닌 초등학교에서까지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지금부터 사건의 전말을 알아봅니다.
홍희정 기자.. 평소에 이 두 학생 사이에 어떤 문제가 있었나요?
<리포트>
학교 측과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문제의 학생은 오히려 조용한 편에 속하는 학생이었다고 합니다. 다만, 피해 학생에게 평소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는데요, 이 때문에 앙심을 품고 흉기를 가지고 다니다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학교측은 밝혔습니다. 자세한 내용 함께 보시죠!
서울에 있는 한 초등학교. 지난 금요일 오전,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 간에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인터뷰> 담임교사: “교실로 올라가던 참인데 그 때 애들이 여학생들 5,6명이 우르르 몰려 내려와서 선생님 큰일 났다고 사고가 났다고 그래서 제가 바로 이렇게 뛰어 올라가는데 아이들이 부축해서 내려오고 있더라고요”
사건은 1교시가 끝난 뒤 쉬는 시간, 복도 한가운데서 일어났는데요. 6학년 한 모군이 같은 반 친구인 이 모군을 향해 흉기를 꺼내들고 달려들었다는 겁니다. 눈 깜짝할 사이 벌어진 일이지만, 끔찍한 광경을 그 자리에 있던 많은 학생들이 그대로 목격할 수밖에 없었다는데요,
<인터뷰> 목격학생: “몇 명 애들이 봤는데, 흉기에 찔렸다고 그래서 저도 가서 보니까 00는 쓰러져 있고, 어떤 애는 흉기로 휘두르는 척하고 그래서 그거 본 다음에 선생님이 달려와서 데려간 다음에 그래서 쓰러져 있는 건 봤어요”
이 군은 팔과 옆구리 등 세 곳을 흉기에 찔렸고, 뒤늦게 달려온 담임교사에 의해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인터뷰> 담임교사: “보건소실에 들어갔더니 보건선생님이 육안으로 보더니 깊이가 눈으로 어느 정도 깊이인지 확실히 감을 못 잡겠다고 해서 병원을 바로 가게 된 겁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는, 보통 학생들이 쓰는 문구용도 아닌, 부엌에서나 쓸법한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한 군은 도대체 왜 그 흉기를 가방에 넣고 다녔던 것일까요?
이상한 것은, 평소 한 군은 폭력적 성격도 아닌, 매우 내성적 학생으로 알려져 있었다는 겁니다
<인터뷰> 같은 반 학생: “조용...그냥 조용해요. 공부만 해요”
반대로 피해자 이 군은, 운동부 선수로, 키도 컸던데다, 활발한 성격으로 친구들과 장난도 잘 치곤 했다는데요
<인터뷰> 같은 반 학생: “친한 애는 별로 안 때려요. 시비는 걸어요. 그냥 지나가다가 때리고 장난이 좀 심해요”
뒤늦게 진상조사에 착수한 학교 측에서는, 흉기를 휘두른 한 군의 입에서, 그동안 이군에게 괴롭힘을 당해왔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학교 교장: “어떤 괴로움을 당했느냐 물어보니까 뭐 쓰러뜨려서 발로 얼굴을 밟고, 또 어떤 때에는 모욕적인 입에 담지 못할 그런 이야기를 한 적도 있고... ”
두 학생 간에 좋지 못한 사이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 꽤 오래됐었던 듯 한데요, 친구들도 한 군이 복수하겠다는 말을 했었다고 전했습니다.
<인터뷰> 같은 학교 학생들: “무슨 일 년 동안 참았다나 그러고...일 년 동안 그 아이(이군)가 괴롭혔대요. 그리고 그 아이(이군)가 그 때 뺨도 때려서 화나서...”
학교 측은, 한 군이 앙심을 품고 흉기를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니다, 결국 끔찍한 짓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었는데요,
<인터뷰> 담임교사: “그날도 흉기를 사용할 목적으로 가져온 게 아니고 다시 또 나를 건드리면 흉기를 쓸 수도 있다 그런 식으로 마음을 먹었던 것 같아요”
문제는, 학교 측에서나, 해당 부모 역시 그동안 둘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걸 모르지 않았다는 겁니다. 한 군의 이야기를 들은 부모는 이군 부모와 아이들의 일에 대해 의논도 했었다는데요,
<인터뷰> 학교 교장: “가해 어린이 부모가 피해 학생의 집에 왜 이렇게 애를 괴롭히느냐, 그 부모한테 전화를 했던 것 같아요. 이제 그러니까 다친 학생 부모가 아무래도 너 학교 가서 그러냐. 이제 그렇게 야단을 쳤는데 그게 이런 발단이 된 것 같아요. ”
담임교사 역시 두 학생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주의를 기울이긴 했지만 설마 이런 일까지 벌어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담임교사: “한 두 차례 얘기를 들었을 때 야단치고 타이르고 꾸중도 하고 그랬는데 이 정도까지 심할 줄은 몰랐습니다”
뒤늦게 충격적인 사건을 접하게 된 다른 학부모들은, 어떻게 다른 곳도 아닌 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인터뷰> 학부모: “사전에 학교에서 이걸 막아주든가 손을 써줘야 되는 부분이잖아요. 학교가 제대로 된 교육을 해줘야 하는 곳인데 쉬쉬한다고 이게 끝나는 것도 아니고 애들을 어떻게 학교에 보내겠어요”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해선, 학교 측이나 양측 학부모 모두 외부로 알려지는 걸 꺼려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경찰서에도 신고가 되지 않은 상태였는데요.
<인터뷰> 경찰 관계자: “(사건 신고가 안 되면 진상조사 안 들어가는 경우가 많나요?) 그렇죠, 피해자 보호자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분들이 형사사건 의뢰를 해야 하는데 (신고접수가) 들어오지 않았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현재 흉기에 찔린 이군은 병원에 입원중인데요, 당시 다친 팔과 옆구리는 큰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천만 다행으로 목숨에는 지장이 없는 상탭니다.
취재진은 이군을 만나기 위해 몇 차례 시도를 해봤지만, 이군의 부모는 아들의 안정을 위해서라며 취재를 거절했습니다.
<인터뷰> 이 군(피해학생) 부모: “아니요. 가줬으면 좋겠습니다. (하실 말씀 없으세요?) 네 없어요. 지금은...”
다만, 이군에게 문병을 오는 친구들을 통해 이군의 상태를 전해들을 수 있었는데요, 몸은 좋아지고 있지만, 이군은 정신적인 충격이 큰 듯, 말수도 부쩍 줄어들고, 침울해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같은 학교 학생: “몸은 괜찮아졌다고 하는데 기분이 나빠서 저희 보고 웃지를 않아서 마음이 속상해 보였어요. (어머니는) 깜짝 놀란 것처럼 찌른 아이한테 화도 난 것 같고 속상해 보였어요”
한 조사에 따르면 초, 중학생 중 최근 1년 간 학교 폭력을 당한 학생이 17%에 이르고, 이 가운데 77%가 초등학교 때 폭력을 접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청소년 전문가들은, 점점 어린 층까지 확산되는 학교 폭력에 대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장맹배 국장(청소년폭력예방재단): “최근 학교 폭력 경향이 초등학교까지 낮아지고 있고요. 도구를 사용하는 과격한 경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초등하교 저학년 때부터 조기에 학교 폭력 예방교육을 확대해서 실시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학생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기게 된 이번 사건, 어린 학생들의 잘잘못을 가려 탓하기 이전에, 먼저 어른들의 잘못은 없는지,막을 수는 없었는지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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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 기자 h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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