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가족 동반자살’ 안전망 없다

입력 2006.11.16 (22:15) 수정 2006.11.16 (22:2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우울증이나 생활고를 비관해 가족까지 살해하고 자살하는 이런 끔찍한 사건은 최근 다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고 과연 대책은 없는지 김기흥 기자가 심층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3월 사업에 실패한 40대 부부가 두 자녀를 차에 태우고 저수지로 돌진했습니다.

중학생 아들 혼자만 가까스로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최윤호(충남아산경찰서 온양지구대장/지난 3월) : "차가 저수지에 빠진 상태서 주먹으로 시정장치를 쳐서 벌리고 나온 것입니다."

3년 전 인천에서는 30대 주부가 생활고를 비관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세 자녀와 함께 아파트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인터뷰>친정 어머니(지난 2003년 7월) : "아까운 새끼들 다 죽이고 죽었어요 새끼들 살려놓으면 고생일테고..."

이같은 가족동반자살 건수는 지난 95년 16건에서 IMF때인 97년 28건으로 급증한 뒤 경제가 호전됐을 때 다소 줄어들었다 최근 다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제적 원인이 가족 동반자살의 가장 큰 원인임을 말해 줍니다.

<인터뷰>박모씨(자살 시도자) : "자식을 놔두고 혼자 이 험한 세상에 내가 부모로서 책임을 다 못하고 자식을 놔두고 간다는게 더 아픈거잖아요."

그러나 그 밑바탕에는 나이어린 자녀들의 생명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터뷰>이홍식(자살예방협회 회장) : "자기 가족이나 자식들을 자기 어떤 소유물로 생각하는 잘못된 미숙한 자아상 때문에 이런 살인을 벌이고 자살을 한다고..."

하지만 과연 개인적인 문제가 극단적인 선택에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자살 위험에 노출돼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관련법 개정과 상담 등 사회안전망의 확충이 절실한 실정입니다.

<인터뷰>성은미(빈민사회연대 정책국장) : "비정규직이라든지 영세사업자라든지 차상위 계층이 비어있는 부분이 많아서 이 사람들 복지에 대한 안전망이 아주 기초적으로 필요합니다."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은 12047명. 사망원인 가운데 4위.

OECD 국가 가운데 자살율 1위.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수 있는 사회적 방안모색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취재] ‘가족 동반자살’ 안전망 없다
    • 입력 2006-11-16 21:23:14
    • 수정2006-11-16 22:26:50
    뉴스 9
<앵커 멘트> 우울증이나 생활고를 비관해 가족까지 살해하고 자살하는 이런 끔찍한 사건은 최근 다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고 과연 대책은 없는지 김기흥 기자가 심층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3월 사업에 실패한 40대 부부가 두 자녀를 차에 태우고 저수지로 돌진했습니다. 중학생 아들 혼자만 가까스로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최윤호(충남아산경찰서 온양지구대장/지난 3월) : "차가 저수지에 빠진 상태서 주먹으로 시정장치를 쳐서 벌리고 나온 것입니다." 3년 전 인천에서는 30대 주부가 생활고를 비관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세 자녀와 함께 아파트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인터뷰>친정 어머니(지난 2003년 7월) : "아까운 새끼들 다 죽이고 죽었어요 새끼들 살려놓으면 고생일테고..." 이같은 가족동반자살 건수는 지난 95년 16건에서 IMF때인 97년 28건으로 급증한 뒤 경제가 호전됐을 때 다소 줄어들었다 최근 다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제적 원인이 가족 동반자살의 가장 큰 원인임을 말해 줍니다. <인터뷰>박모씨(자살 시도자) : "자식을 놔두고 혼자 이 험한 세상에 내가 부모로서 책임을 다 못하고 자식을 놔두고 간다는게 더 아픈거잖아요." 그러나 그 밑바탕에는 나이어린 자녀들의 생명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터뷰>이홍식(자살예방협회 회장) : "자기 가족이나 자식들을 자기 어떤 소유물로 생각하는 잘못된 미숙한 자아상 때문에 이런 살인을 벌이고 자살을 한다고..." 하지만 과연 개인적인 문제가 극단적인 선택에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자살 위험에 노출돼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관련법 개정과 상담 등 사회안전망의 확충이 절실한 실정입니다. <인터뷰>성은미(빈민사회연대 정책국장) : "비정규직이라든지 영세사업자라든지 차상위 계층이 비어있는 부분이 많아서 이 사람들 복지에 대한 안전망이 아주 기초적으로 필요합니다."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은 12047명. 사망원인 가운데 4위. OECD 국가 가운데 자살율 1위.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수 있는 사회적 방안모색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