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국제결혼 건강진단 ‘돈만 주면 정상’

입력 2006.11.28 (22:13) 수정 2006.11.2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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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베트남 여성들과의 국제 결혼 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 현장추적으로 짚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석재 기자가 국내로 들어올 베트남 여성들의 건강검진 실태를 살펴봤는데 의무화돼있는 정신질환 검사가 돈만 주면 그대로 통과되고 있었습니다.

<리포트>

곧 결혼할 농촌총각과 베트남 여성입니다.

이들이 결혼 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정신질환 검사는 필수.

국제결혼을 앞둔 여성들 대부분이 호치민에 있는 이 병원에서 검사를 받습니다.

<녹취> 결혼정보업체 관계자 : "(믿을 만 한가요?) 종합병원에서 전문적으로 하는 건데요. 정부에서 운영하는 곳이고요..."

결혼을 위해 정신 질환 검사를 받으려고 병원을 찾은 한 베트남 여성입니다.

서류를 내밀자 담당 의사는 먼저 서류를 문제 삼습니다.

<녹취> 담당의사 : "증명서 서류 없으면 접수 못합니다."

<녹취> 베트남 여성 : "한국으로 가야해요. 도와주세요."

몇번의 사정 끝에 돈을 건네자 이 의사는 기다렸다는 듯 주위를 살핀 뒤 받아 챙깁니다.

그리고 진행된 정신질환 검사.

<녹취> 담당의사 : "몇 살이죠?"

<녹취> 베트남 여성 : "24살이요."

이 한마디로 모든 것이 끝납니다. 검사에 걸린 시간은 1분 정도...

<녹취> 베트남 현지 결혼정보업체 직원 : "정신질환 걸린 아가씨들도 한국에 많이 가요. 한국 신랑들은 잘 모르죠..."

대부분의 결혼정보업체들이 자체적으로 강화했다는 각종 질병검사도 엉터리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체 검사 항목은 성병과 전염병 등 모두 97가지.

<녹취> 결혼정보업체 관계자 : "이제 이걸 서류에 첨부해야지요. (베트남) 여자들이 에이즈 걸려가지고 한국 나오고 말이 많았잖아요. 그런 걸 일체 막는 거죠"

하지만 업체 측은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할지 또 제대로 검사를 받았는지조차 모릅니다.

혈액 채취와 소변검사에 이어지는 성병검사에 걸리는 시간은 30분 정도. 형식적인 엉터리 검사. 그 결과는 당연히 모두 정상입니다.

<인터뷰> 김태동(푸른환경연합) : "소홀히 다룬 건강문제를 이제부터라도 정부가 나서서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지난해 하반기에만도 결혼을 위해 신체검사를 받은 베트남 여서 530여 명 가운데 10%가 넘는 69명이나 질병보유자로 판명돼 결혼이 보류됐습니다.

실정은 이런데도 질병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호치민에서 현장추적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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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국제결혼 건강진단 ‘돈만 주면 정상’
    • 입력 2006-11-28 21:22:48
    • 수정2006-11-28 22: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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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베트남 여성들과의 국제 결혼 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 현장추적으로 짚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석재 기자가 국내로 들어올 베트남 여성들의 건강검진 실태를 살펴봤는데 의무화돼있는 정신질환 검사가 돈만 주면 그대로 통과되고 있었습니다. <리포트> 곧 결혼할 농촌총각과 베트남 여성입니다. 이들이 결혼 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정신질환 검사는 필수. 국제결혼을 앞둔 여성들 대부분이 호치민에 있는 이 병원에서 검사를 받습니다. <녹취> 결혼정보업체 관계자 : "(믿을 만 한가요?) 종합병원에서 전문적으로 하는 건데요. 정부에서 운영하는 곳이고요..." 결혼을 위해 정신 질환 검사를 받으려고 병원을 찾은 한 베트남 여성입니다. 서류를 내밀자 담당 의사는 먼저 서류를 문제 삼습니다. <녹취> 담당의사 : "증명서 서류 없으면 접수 못합니다." <녹취> 베트남 여성 : "한국으로 가야해요. 도와주세요." 몇번의 사정 끝에 돈을 건네자 이 의사는 기다렸다는 듯 주위를 살핀 뒤 받아 챙깁니다. 그리고 진행된 정신질환 검사. <녹취> 담당의사 : "몇 살이죠?" <녹취> 베트남 여성 : "24살이요." 이 한마디로 모든 것이 끝납니다. 검사에 걸린 시간은 1분 정도... <녹취> 베트남 현지 결혼정보업체 직원 : "정신질환 걸린 아가씨들도 한국에 많이 가요. 한국 신랑들은 잘 모르죠..." 대부분의 결혼정보업체들이 자체적으로 강화했다는 각종 질병검사도 엉터리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체 검사 항목은 성병과 전염병 등 모두 97가지. <녹취> 결혼정보업체 관계자 : "이제 이걸 서류에 첨부해야지요. (베트남) 여자들이 에이즈 걸려가지고 한국 나오고 말이 많았잖아요. 그런 걸 일체 막는 거죠" 하지만 업체 측은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할지 또 제대로 검사를 받았는지조차 모릅니다. 혈액 채취와 소변검사에 이어지는 성병검사에 걸리는 시간은 30분 정도. 형식적인 엉터리 검사. 그 결과는 당연히 모두 정상입니다. <인터뷰> 김태동(푸른환경연합) : "소홀히 다룬 건강문제를 이제부터라도 정부가 나서서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지난해 하반기에만도 결혼을 위해 신체검사를 받은 베트남 여서 530여 명 가운데 10%가 넘는 69명이나 질병보유자로 판명돼 결혼이 보류됐습니다. 실정은 이런데도 질병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호치민에서 현장추적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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