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현장] 유학, ‘허위·과장 광고’ 피해 속출

입력 2006.12.2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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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에서만 하루 평균 20여명이 조기유학을 떠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요즘 조기유학 열풍 거센데요.

그러다보니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출국 전에 유학원을 통해 들었던 학교와 숙소가 현지에 도착해 보니 다르더라, 싼값에 학생에 대한 신경도 대충 쓰더라는 등 피해사례도 각양각색인데, 오늘 이경진 기자의 뉴스 현장에서는 조기유학의 피해와 예방책을 짚어 봅니다.

이 기자, 이제 학교들이 차례로 방학에 들어가다보면 연수다 유학이다 해서 많이들 갈텐데, 부모들 걱정 그만큼 많아지겠죠?

<리포트>

네, 자녀들 교육문제다 보니 더 신중하게 생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왕이면 저렴한 수수료에, 조금이라도 빨리 자녀를 보내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겠죠 일부 유학업체들에겐 이런 부모의 심정이 오히려 상품을 파는데 악용되고 있습니다.

자녀를 타지에 보내놓고 발을 동동 구를 수 밖에 없는 학부모들을 만나봤습니다.

영어에 대한 관심, 사교육의 불만 등으로 해외 유학 열풍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현재 해외 유학, 연수비로 한해 70조를 소비한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해외로 떠나는 초 중 고등학생들은 6년 만에 5배나 급증했습니다. 반면, 늘어가는 해외 유학 그 이면의 그늘도 적지 않은데요.

지난 8월, 김모 씨는 초등학교 4학년인 딸을 캐나다로 유학 보냈습니다. 딸이 1년 동안 공부할 곳은 한 중소도시에 있는 학교였는데요. 정작 현지에 도착해 교육청이 배정해 준 학교는 유학원의 설명과 달리 도시 외곽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 00 (피해 학부모) : "처음에 아이들한테 해주겠다고 한 부분 중에 안 지켜진 것이 굉장히 많거든요. 아이들이 가서 방과후 활동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했는데, 그것도 없고 아이들이 (유학) 간 곳은 대도시가 아니라 중소도시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이 간 곳은 중소도시가 아니라 촌이에요. 거의 시골구석."

게다가 아이가 현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2주 동안 동행하며 아이를 돌 봐 주 기로 했던 유학원 직원은 단 한 차례 아이를 만나고는 한국으로 돌아와 버렸습 니다.

<인터뷰> 김00 (피해 학부모) : "지금 유학원에는 환불을 요청한 상태거든요. 왜냐하면 처음에 유학원에서 저희한테 약속했던 부분들 중에 아이들 관리해주는 부분이 있었어요. 적은 돈이지만 아예 받을 돈을 다 받고 관리를 해주면 되는데, ‘(교환학생) 1기 때문에 저렴하다'... 저렴하기 때문에 저희가 보낸 게 아니었잖아요. 그런데 지금 와서는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거죠."

김 씨는 이달 말 딸이 있는 캐나다로 출국 할 예정입니다. 그 사이 유학원 관리 자를 대신해 돈을 더 주고 아이를 돌봐줄 새로운 관리자를 고용했습니다.

<인터뷰> 김00 (피해학부모) : "답답하니까요. 유학원에서 얘기하는 것이 하나도 맞는 것이 없으니까 엄마 입장에선 아이가 혼자 어디 유배지처럼 그런 시골에 있으니까...가서 제 눈으로 보려고요."

초 중 고등학교의 겨울방학이 다가오면서 일부 유학업체의 허위.과장 광고가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유학 관련 피해 사례 가운데 계약해지에 대한 상담 건수가 173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리고 당초 설명과 다른 프로그램 등이 문제가 된 계약 불이행이 152건을 차지했습니다.

<인터뷰> 최영호 (팀장 / 한국소비자보호원) : "작년의 경우 150건 들어왔는데 올해 동기대비해서 보니까 174건 정도에요. 그러니까 10% 이상 증가되고 있습니다."

역시 딸을 캐나다로 유학 보낸 서모 씨. 딸이 출국하기 바로 전날 서 씨는 유학 원에서 황당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출국 하루를 앞두고 학교와 홈스테이가 모두 바뀌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인터뷰> 서 00 (피해 학부모) : "당황스러워서 유학원에 가서 아이 아빠랑 ‘어떻게 된 거냐?’ ‘저희는 000 학교인 줄 알았는데, 왜 다른 학교로 배정을 받았냐?’ 그랬더니, 자기네들도 모르고 있더라고요."

천만 원이 훌쩍 넘는 비용에도 아이의 장래를 생각해 고민 끝에 결정한 조기유학. 지금은 무엇보다도 낯선 환경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처했을 딸 생각에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인터뷰> 서 00 (피해 학부모) : "너무 속상하고 저 많이 울었거든요. 지금도 가슴이 떨려서... 그런데 너무 속상해서 이게 유학이... 내가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아이에게..."

현재 영업중인 전국의 유학업체는 3천여 곳. 그 가운데 일부 업체가 빠른 수속, 저렴한 수수료, 학비 할인 등을 내세워 학부모들을 현혹하고 있는데요.

취재진이 소비자단체에 피해 사례로 접수된 몇몇 업체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유학업체 관계자 : "우리가 직접 홈스테이 가정을 찾는 것은 불가능해요. 진짜 운이에요. 좀 운이 있어요. 진짜 하늘 뜻에 맡겨야 되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녹취> 유학업체 관계자 : "제가 좀 기억이 안 나는데 그건... "

<녹취> 유학업체 관계자 : "관점의 차이가 있는 경우가 더욱 많아요. (유학 피해 사례에 대한 대책이 있나요. 유학원에서는?) 없어요."

문제는 이같은 피해를 보더라도 보상받는 방법은 소송 등의 극단적인 수단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최영호 (팀장 / 한국소비자보호원) :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유학을 갈려고 했을 때, 그리고 내가 계약금이나 거기에 대한 유학금을 그 학교에 은행을 통해 송금을 하고 거기에 대한 영수증을 받으면 그것은 나중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 학교에 피해 보상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뷰> 김00 (피해 학부모) : "정말 우리 아이가 왜 유학을 가야 하는지, 우리 아이가 유학을 가서 무엇을 할지 최소한 준비 기간을 6개월에서 1년을 잡고 엄마들이 다 알아봤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도 해외 유학을 통해 얻는 것과 잃는 것을 미리 예상하고 공신력 있는 대형 업체를 선택해 상담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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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12-22 08: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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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에서만 하루 평균 20여명이 조기유학을 떠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요즘 조기유학 열풍 거센데요. 그러다보니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출국 전에 유학원을 통해 들었던 학교와 숙소가 현지에 도착해 보니 다르더라, 싼값에 학생에 대한 신경도 대충 쓰더라는 등 피해사례도 각양각색인데, 오늘 이경진 기자의 뉴스 현장에서는 조기유학의 피해와 예방책을 짚어 봅니다. 이 기자, 이제 학교들이 차례로 방학에 들어가다보면 연수다 유학이다 해서 많이들 갈텐데, 부모들 걱정 그만큼 많아지겠죠? <리포트> 네, 자녀들 교육문제다 보니 더 신중하게 생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왕이면 저렴한 수수료에, 조금이라도 빨리 자녀를 보내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겠죠 일부 유학업체들에겐 이런 부모의 심정이 오히려 상품을 파는데 악용되고 있습니다. 자녀를 타지에 보내놓고 발을 동동 구를 수 밖에 없는 학부모들을 만나봤습니다. 영어에 대한 관심, 사교육의 불만 등으로 해외 유학 열풍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현재 해외 유학, 연수비로 한해 70조를 소비한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해외로 떠나는 초 중 고등학생들은 6년 만에 5배나 급증했습니다. 반면, 늘어가는 해외 유학 그 이면의 그늘도 적지 않은데요. 지난 8월, 김모 씨는 초등학교 4학년인 딸을 캐나다로 유학 보냈습니다. 딸이 1년 동안 공부할 곳은 한 중소도시에 있는 학교였는데요. 정작 현지에 도착해 교육청이 배정해 준 학교는 유학원의 설명과 달리 도시 외곽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 00 (피해 학부모) : "처음에 아이들한테 해주겠다고 한 부분 중에 안 지켜진 것이 굉장히 많거든요. 아이들이 가서 방과후 활동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했는데, 그것도 없고 아이들이 (유학) 간 곳은 대도시가 아니라 중소도시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이 간 곳은 중소도시가 아니라 촌이에요. 거의 시골구석." 게다가 아이가 현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2주 동안 동행하며 아이를 돌 봐 주 기로 했던 유학원 직원은 단 한 차례 아이를 만나고는 한국으로 돌아와 버렸습 니다. <인터뷰> 김00 (피해 학부모) : "지금 유학원에는 환불을 요청한 상태거든요. 왜냐하면 처음에 유학원에서 저희한테 약속했던 부분들 중에 아이들 관리해주는 부분이 있었어요. 적은 돈이지만 아예 받을 돈을 다 받고 관리를 해주면 되는데, ‘(교환학생) 1기 때문에 저렴하다'... 저렴하기 때문에 저희가 보낸 게 아니었잖아요. 그런데 지금 와서는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거죠." 김 씨는 이달 말 딸이 있는 캐나다로 출국 할 예정입니다. 그 사이 유학원 관리 자를 대신해 돈을 더 주고 아이를 돌봐줄 새로운 관리자를 고용했습니다. <인터뷰> 김00 (피해학부모) : "답답하니까요. 유학원에서 얘기하는 것이 하나도 맞는 것이 없으니까 엄마 입장에선 아이가 혼자 어디 유배지처럼 그런 시골에 있으니까...가서 제 눈으로 보려고요." 초 중 고등학교의 겨울방학이 다가오면서 일부 유학업체의 허위.과장 광고가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유학 관련 피해 사례 가운데 계약해지에 대한 상담 건수가 173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리고 당초 설명과 다른 프로그램 등이 문제가 된 계약 불이행이 152건을 차지했습니다. <인터뷰> 최영호 (팀장 / 한국소비자보호원) : "작년의 경우 150건 들어왔는데 올해 동기대비해서 보니까 174건 정도에요. 그러니까 10% 이상 증가되고 있습니다." 역시 딸을 캐나다로 유학 보낸 서모 씨. 딸이 출국하기 바로 전날 서 씨는 유학 원에서 황당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출국 하루를 앞두고 학교와 홈스테이가 모두 바뀌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인터뷰> 서 00 (피해 학부모) : "당황스러워서 유학원에 가서 아이 아빠랑 ‘어떻게 된 거냐?’ ‘저희는 000 학교인 줄 알았는데, 왜 다른 학교로 배정을 받았냐?’ 그랬더니, 자기네들도 모르고 있더라고요." 천만 원이 훌쩍 넘는 비용에도 아이의 장래를 생각해 고민 끝에 결정한 조기유학. 지금은 무엇보다도 낯선 환경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처했을 딸 생각에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인터뷰> 서 00 (피해 학부모) : "너무 속상하고 저 많이 울었거든요. 지금도 가슴이 떨려서... 그런데 너무 속상해서 이게 유학이... 내가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아이에게..." 현재 영업중인 전국의 유학업체는 3천여 곳. 그 가운데 일부 업체가 빠른 수속, 저렴한 수수료, 학비 할인 등을 내세워 학부모들을 현혹하고 있는데요. 취재진이 소비자단체에 피해 사례로 접수된 몇몇 업체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유학업체 관계자 : "우리가 직접 홈스테이 가정을 찾는 것은 불가능해요. 진짜 운이에요. 좀 운이 있어요. 진짜 하늘 뜻에 맡겨야 되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녹취> 유학업체 관계자 : "제가 좀 기억이 안 나는데 그건... " <녹취> 유학업체 관계자 : "관점의 차이가 있는 경우가 더욱 많아요. (유학 피해 사례에 대한 대책이 있나요. 유학원에서는?) 없어요." 문제는 이같은 피해를 보더라도 보상받는 방법은 소송 등의 극단적인 수단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최영호 (팀장 / 한국소비자보호원) :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유학을 갈려고 했을 때, 그리고 내가 계약금이나 거기에 대한 유학금을 그 학교에 은행을 통해 송금을 하고 거기에 대한 영수증을 받으면 그것은 나중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 학교에 피해 보상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뷰> 김00 (피해 학부모) : "정말 우리 아이가 왜 유학을 가야 하는지, 우리 아이가 유학을 가서 무엇을 할지 최소한 준비 기간을 6개월에서 1년을 잡고 엄마들이 다 알아봤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도 해외 유학을 통해 얻는 것과 잃는 것을 미리 예상하고 공신력 있는 대형 업체를 선택해 상담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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