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기업인 사기 살리자

입력 2006.12.3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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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우 고려대 교수 / 객원 해설위원]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올 한해가 다가고 있습니다.
엊그제 노무현 대통령이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을 비롯한 4대그룹 총수들과 청와대에서 만났습니다.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성과보고회 직전의 별도의 면담으로 현 정부 출범 후 4대그룹 회장만 따로 만난 것은 처음입니다.
노대통령은 기업들의 해외투자에 대한 갖가지 규제를 대폭 풀겠다면서도 출자총액 제한제도는 중핵기업에 대해서는 남겨두는 현 수준이 적절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건희 삼성회장은 올해도 고유가와 환율 때문에 어려웠으나 5년, 10년 후에 무엇을 먹고 사느냐가 더 큰 문제라는 고심을 털어놨고, 정몽구 회장과 구본무 회장은 현대제철과 LG필립스 파주공장의 투자와 일자리를 늘여나갈 계획을 밝혔습니다.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투자 확대를 주문했으며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관계를 더 공고히 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우리경제의 전반적 침체국면 아래서도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대기업은 그래도 안정적 경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수위주의 중소기업 대부분은 존립의 위협을 받을 만큼 어렵습니다. 연구개발투자나 신규인력채용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 수준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청년실업 확산의 주범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투자부진, 고용부진에 의한 경기침체를 가져오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기업가 정신의 퇴조를 들 수 있습니다.
경제개발이 급속히 진행되던 1977년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피터 드러커는 대한민국을 기업가정신 1등 국가로 칭송했습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국가부도사태의 모든 책임을 기업가들에게 돌리고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분위기가 확산됐고 이에 따라 기업투자가 격감하고 그 결과 청년 실업이 확산됐습니다.
기업가의 사기를 되살리지 않고서는 경제성장을 이룰 수 없습니다. 반기업정서가 확산되면서 창업자가 크게 줄어들었고 민간기업 내에서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안정적 공기업 일자리를 찾는 청년층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통령의 4대그룹 총수와의 만남을 계기로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돼야 합니다.
그룹총수들이 협력 중소기업과의 상생관계를 직접 챙겨 나가면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도록 국민 모두의 격려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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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기업인 사기 살리자
    • 입력 2006-12-30 07: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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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우 고려대 교수 / 객원 해설위원]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올 한해가 다가고 있습니다. 엊그제 노무현 대통령이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을 비롯한 4대그룹 총수들과 청와대에서 만났습니다.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성과보고회 직전의 별도의 면담으로 현 정부 출범 후 4대그룹 회장만 따로 만난 것은 처음입니다. 노대통령은 기업들의 해외투자에 대한 갖가지 규제를 대폭 풀겠다면서도 출자총액 제한제도는 중핵기업에 대해서는 남겨두는 현 수준이 적절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건희 삼성회장은 올해도 고유가와 환율 때문에 어려웠으나 5년, 10년 후에 무엇을 먹고 사느냐가 더 큰 문제라는 고심을 털어놨고, 정몽구 회장과 구본무 회장은 현대제철과 LG필립스 파주공장의 투자와 일자리를 늘여나갈 계획을 밝혔습니다.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투자 확대를 주문했으며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관계를 더 공고히 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우리경제의 전반적 침체국면 아래서도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대기업은 그래도 안정적 경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수위주의 중소기업 대부분은 존립의 위협을 받을 만큼 어렵습니다. 연구개발투자나 신규인력채용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 수준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청년실업 확산의 주범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투자부진, 고용부진에 의한 경기침체를 가져오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기업가 정신의 퇴조를 들 수 있습니다. 경제개발이 급속히 진행되던 1977년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피터 드러커는 대한민국을 기업가정신 1등 국가로 칭송했습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국가부도사태의 모든 책임을 기업가들에게 돌리고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분위기가 확산됐고 이에 따라 기업투자가 격감하고 그 결과 청년 실업이 확산됐습니다. 기업가의 사기를 되살리지 않고서는 경제성장을 이룰 수 없습니다. 반기업정서가 확산되면서 창업자가 크게 줄어들었고 민간기업 내에서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안정적 공기업 일자리를 찾는 청년층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통령의 4대그룹 총수와의 만남을 계기로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돼야 합니다. 그룹총수들이 협력 중소기업과의 상생관계를 직접 챙겨 나가면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도록 국민 모두의 격려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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