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올케’ 여성 비하 호칭 논란

입력 2007.01.04 (07:50) 수정 2007.01.0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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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족간의 호칭 가운데 '며느리'와 '올케'가 여성을 비하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여성단체가 이를 개선해 보자는 온라인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원을 의식하지 못한 채 오랜 세월 써 온 호칭을 섣불리 바꾸는 것은 혼란을 부를 뿐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선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여성민우회가 지난해부터 펼치고 있는 온라인 캠페인, '호락호락'입니다.

가족 관계에서 사용되는 호칭 가운데 여성 비하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호칭의 대표 격으로 '며느리'와 '올케'를 들고 있습니다.

'며느리'는 '기생한다'는 뜻의 '며늘'과 '아이'가 합쳐진 말로, '내 아들에 딸려 기생하는 존재'라는 의미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오빠나 남동생의 아내를 가리키는 '올케'는 '오라비의 계집'에서 유래된 말로, 여필종부 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합니다.

<인터뷰>김선화(한국 여성 민우회 회장) : "아가씨나 올케 같은 경우에 여성들이 그 호칭을 사용하면서 서로가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글로 올라왔고 그렇다면 그런 것들을 서로 기분좋게 부를 수 있는 호칭을 찾아보자는 의미로써..."

이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어원이야 어찌됐건 여성 비하적인 의미를 의식하지 못하고 오랜 세월 써온 말을 현대적 잣대로 재단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합니다.

<인터뷰>정영순(서울시 종로구) : "생각해보고 말한다기보다 그냥 쭉 이어져 오는 생활습관이나 어른들의 말씀을 배우고 그대로 하니까 저는 거부감 모르겠어요."

국어 학계에서도 며느리와 올케의 어원에 대해선 학설이 서로 엇갈리고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여성 차별적인 호칭을 바로잡고 가족 내 평등을 이루자는 여성단체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성급한 문제 제기는 언어 생활에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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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며느리·올케’ 여성 비하 호칭 논란
    • 입력 2007-01-04 07:11:50
    • 수정2007-01-04 18: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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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족간의 호칭 가운데 '며느리'와 '올케'가 여성을 비하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여성단체가 이를 개선해 보자는 온라인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원을 의식하지 못한 채 오랜 세월 써 온 호칭을 섣불리 바꾸는 것은 혼란을 부를 뿐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선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여성민우회가 지난해부터 펼치고 있는 온라인 캠페인, '호락호락'입니다. 가족 관계에서 사용되는 호칭 가운데 여성 비하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호칭의 대표 격으로 '며느리'와 '올케'를 들고 있습니다. '며느리'는 '기생한다'는 뜻의 '며늘'과 '아이'가 합쳐진 말로, '내 아들에 딸려 기생하는 존재'라는 의미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오빠나 남동생의 아내를 가리키는 '올케'는 '오라비의 계집'에서 유래된 말로, 여필종부 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합니다. <인터뷰>김선화(한국 여성 민우회 회장) : "아가씨나 올케 같은 경우에 여성들이 그 호칭을 사용하면서 서로가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글로 올라왔고 그렇다면 그런 것들을 서로 기분좋게 부를 수 있는 호칭을 찾아보자는 의미로써..." 이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어원이야 어찌됐건 여성 비하적인 의미를 의식하지 못하고 오랜 세월 써온 말을 현대적 잣대로 재단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합니다. <인터뷰>정영순(서울시 종로구) : "생각해보고 말한다기보다 그냥 쭉 이어져 오는 생활습관이나 어른들의 말씀을 배우고 그대로 하니까 저는 거부감 모르겠어요." 국어 학계에서도 며느리와 올케의 어원에 대해선 학설이 서로 엇갈리고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여성 차별적인 호칭을 바로잡고 가족 내 평등을 이루자는 여성단체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성급한 문제 제기는 언어 생활에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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