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조종사, 왜 민간 항공사로 가나?

입력 2007.01.08 (17:26) 수정 2007.01.09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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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42기 출신 조종사 35명이 의무 복무 기간이 끝나자마자 민간항공사로 가겠다며 전역 신청을 냈습니다.
이렇게 군 조종사들이 민간항공사로 옮기려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전역 신청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경제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2005년 12월, 조종사 노조의 파업을 계기로 외부에 알려진 대한항공 조종사의 초임 연봉은 기장이 9,900만 원, 부기장은 7,500만 원이었고, 평균 연봉은 기장이 1억 2,000만 원, 부기장은 8,800만 원이었습니다.
대한항공의 올해 임금 인상률이 평균 4%였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조종사 초임 연봉은 기장이 1억 296만 원, 부기장은 7,800만 원 정도이고, 평균 연봉은 기장이 1억 2,480만 원, 부기장은 9,152만 원 정도입니다.
반면, 군인은 계급과 호봉에 따라 월급이 결정되고 다만 조종사는 비행 수당으로 월 90여만 원을 더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공군 측은 이번에 전역을 신청한 공사 42기를 기준으로 전투기 조종사의 연봉을 계산하면 5,000만 원 정도입니다.
공사 40기 출신으로 지난해 대한항공에 입사해 부기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한 조종사의 연봉은 현재 7,800만 원. 2년 후배인 전투기 조종사와 비교할 때 연간 2,800만 원을 더 받고 있습니다.
전투기 조종사들이 민간 항공사로 옮기는 이유에는 조종사들의 입사 연령제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난 99년까지만해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조종사 입사 제한 연령은 각각 43세, 45세였지만 젊고 우수한 조종사 인력을 확보하겠다며 입사 제한 연령을 세살씩 낮춰 현재 대한항공은 만 40세, 아시아나 항공은 만 42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민간 항공사 입사 제한 연령이 계속 낮아지고 군에 몸담고 있는 한 진급이나 정년에 대한 불안감이 상존하기 때문에 전투기 조종사들의 전역신청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공군은 이 같은 조종사 전역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전력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비행수당을 연차적으로 10%씩 인상하는 한편 의무복무기간을 만료한 조종사들이 계속 근무할 경우 연장복무 수당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조종사들의 각종 수당을 인상해 민간항공사의 60%에 불과한 조종사들의 연간 소득을 몇년 안에 8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정했으며, 조종사의 의무복무기간을 2010년까지 현행 10년에서 15년으로 늘리는 등 제도적인 보완장치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처럼 공군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발벗고 나선 이유는 군 조종사를 양성하는데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각 기종별로 10년차 전투기 조종사 1명을 양성하는데 드는 비용은 F-16은 87억 원, F-5 는 42억 원, F-4 는 75억 원 가량입니다.
[디지털 뉴스팀]최건일 기자 gaeg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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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투기 조종사, 왜 민간 항공사로 가나?
    • 입력 2007-01-08 17: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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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42기 출신 조종사 35명이 의무 복무 기간이 끝나자마자 민간항공사로 가겠다며 전역 신청을 냈습니다. 이렇게 군 조종사들이 민간항공사로 옮기려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전역 신청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경제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2005년 12월, 조종사 노조의 파업을 계기로 외부에 알려진 대한항공 조종사의 초임 연봉은 기장이 9,900만 원, 부기장은 7,500만 원이었고, 평균 연봉은 기장이 1억 2,000만 원, 부기장은 8,800만 원이었습니다. 대한항공의 올해 임금 인상률이 평균 4%였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조종사 초임 연봉은 기장이 1억 296만 원, 부기장은 7,800만 원 정도이고, 평균 연봉은 기장이 1억 2,480만 원, 부기장은 9,152만 원 정도입니다. 반면, 군인은 계급과 호봉에 따라 월급이 결정되고 다만 조종사는 비행 수당으로 월 90여만 원을 더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공군 측은 이번에 전역을 신청한 공사 42기를 기준으로 전투기 조종사의 연봉을 계산하면 5,000만 원 정도입니다. 공사 40기 출신으로 지난해 대한항공에 입사해 부기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한 조종사의 연봉은 현재 7,800만 원. 2년 후배인 전투기 조종사와 비교할 때 연간 2,800만 원을 더 받고 있습니다. 전투기 조종사들이 민간 항공사로 옮기는 이유에는 조종사들의 입사 연령제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난 99년까지만해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조종사 입사 제한 연령은 각각 43세, 45세였지만 젊고 우수한 조종사 인력을 확보하겠다며 입사 제한 연령을 세살씩 낮춰 현재 대한항공은 만 40세, 아시아나 항공은 만 42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민간 항공사 입사 제한 연령이 계속 낮아지고 군에 몸담고 있는 한 진급이나 정년에 대한 불안감이 상존하기 때문에 전투기 조종사들의 전역신청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공군은 이 같은 조종사 전역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전력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비행수당을 연차적으로 10%씩 인상하는 한편 의무복무기간을 만료한 조종사들이 계속 근무할 경우 연장복무 수당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조종사들의 각종 수당을 인상해 민간항공사의 60%에 불과한 조종사들의 연간 소득을 몇년 안에 8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정했으며, 조종사의 의무복무기간을 2010년까지 현행 10년에서 15년으로 늘리는 등 제도적인 보완장치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처럼 공군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발벗고 나선 이유는 군 조종사를 양성하는데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각 기종별로 10년차 전투기 조종사 1명을 양성하는데 드는 비용은 F-16은 87억 원, F-5 는 42억 원, F-4 는 75억 원 가량입니다. [디지털 뉴스팀]최건일 기자 gaeg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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