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은 우리 땅’ 쇼트트랙 깜짝쇼 화제

입력 2007.02.01 (06:55) 수정 2007.02.0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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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은 우리땅’ 세리모니
31일 중국 창춘 우후안체육관에서 열린 제6회 창춘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5,000m 계주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팀이 시상대에서 '백두산은 우리땅'이라는 문구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이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것도 모자라 중국까지 백두산을 대대적으로 장백산으로 홍보하는 게 얄미워 선수들끼리 마음을 모아 그런 이벤트를 준비했어요."

31일 제6회 창춘(長春)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3,000m 시상식이 열린 중국 창춘 시내 우후안 체육관.

중국에 1위를 내줘 은메달을 딴 한국 여자 대표팀 계주 멤버인 김민정(경희대)과 전지수, 변천사(이상 한국체대), 진선유(광문고.단국대 입학 예정), 정은주(서현고.한국체대 입학 예정)는 시상대에 오르는 순간 자신들이 준비했던 A4용지 7장을 펼쳐 보였다.
매직펜으로 쓴 '백두산은 우리 땅'이라는 글자가 선명했다. 이 장면을 중앙 귀빈석에서 지켜보던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은 선수들의 돌출 행동에 순간 당황한 표정이었지만 태극기를 흔들던 한국 응원단 사이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선수들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시안게임은 정치나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순수 스포츠 제전임을 망각한 신세대들의 철 없는 행동이었음에도 그들에게는 나름대로 그런 행동을 한 이유를 갖고 있었다.
대표팀 맏언니인 김민정은 "여기에 도착하고 나서 각종 홍보 책자에 중국이 백두산을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것 같아 이런 세리머니를 하자고 뜻을 모았다. 또 남자 선수들이 어제 500m에서 편파 판정 논란이 있었고 오늘 여자 계주에서도 중국 선수들이 계속 밀쳤는 데도 지적하지 않아 분했다. 우리 의사를 그대로 표현한 것 뿐"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백두산의 중국명 창바이산(長白山)을 홍보하는 책자와 포스터가 곳곳에서 눈에 띄고 지난 28일 개회식 공연에 이 산이 주요 소재로 등장했다. 또 중국은 '창바이산'에 스키장을 만들어 2018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던 게 선수들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의 채환국 팀리더는 "선수들이 그런 깜짝쇼를 할 줄은 전혀 몰랐다. 시상대에 올라가 종이를 펼친 걸 보고 나 역시 놀랐다"고 설명했다.
한편 남자 선수들도 5,000m 계주에서 우승한 뒤 시상대에서 태극기를 흔들었고 빙판 위에 대형 태극기를 늘어놓고 수기용 태극기를 얼음 위에 꽂는 시늉의 이벤트를 했다.
대표팀 이호석(경희대)은 "우리는 중국에서 홈 텃세의 불리한 조건 속에서 경기를 했다. 우리의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태극기 세리머니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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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두산은 우리 땅’ 쇼트트랙 깜짝쇼 화제
    • 입력 2007-02-01 06:55:07
    • 수정2007-02-01 09:37:48
    연합뉴스

‘백두산은 우리땅’ 세리모니
31일 중국 창춘 우후안체육관에서 열린 제6회 창춘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5,000m 계주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팀이 시상대에서 '백두산은 우리땅'이라는 문구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이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것도 모자라 중국까지 백두산을 대대적으로 장백산으로 홍보하는 게 얄미워 선수들끼리 마음을 모아 그런 이벤트를 준비했어요." 31일 제6회 창춘(長春)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3,000m 시상식이 열린 중국 창춘 시내 우후안 체육관. 중국에 1위를 내줘 은메달을 딴 한국 여자 대표팀 계주 멤버인 김민정(경희대)과 전지수, 변천사(이상 한국체대), 진선유(광문고.단국대 입학 예정), 정은주(서현고.한국체대 입학 예정)는 시상대에 오르는 순간 자신들이 준비했던 A4용지 7장을 펼쳐 보였다. 매직펜으로 쓴 '백두산은 우리 땅'이라는 글자가 선명했다. 이 장면을 중앙 귀빈석에서 지켜보던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은 선수들의 돌출 행동에 순간 당황한 표정이었지만 태극기를 흔들던 한국 응원단 사이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선수들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시안게임은 정치나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순수 스포츠 제전임을 망각한 신세대들의 철 없는 행동이었음에도 그들에게는 나름대로 그런 행동을 한 이유를 갖고 있었다. 대표팀 맏언니인 김민정은 "여기에 도착하고 나서 각종 홍보 책자에 중국이 백두산을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것 같아 이런 세리머니를 하자고 뜻을 모았다. 또 남자 선수들이 어제 500m에서 편파 판정 논란이 있었고 오늘 여자 계주에서도 중국 선수들이 계속 밀쳤는 데도 지적하지 않아 분했다. 우리 의사를 그대로 표현한 것 뿐"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백두산의 중국명 창바이산(長白山)을 홍보하는 책자와 포스터가 곳곳에서 눈에 띄고 지난 28일 개회식 공연에 이 산이 주요 소재로 등장했다. 또 중국은 '창바이산'에 스키장을 만들어 2018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던 게 선수들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의 채환국 팀리더는 "선수들이 그런 깜짝쇼를 할 줄은 전혀 몰랐다. 시상대에 올라가 종이를 펼친 걸 보고 나 역시 놀랐다"고 설명했다. 한편 남자 선수들도 5,000m 계주에서 우승한 뒤 시상대에서 태극기를 흔들었고 빙판 위에 대형 태극기를 늘어놓고 수기용 태극기를 얼음 위에 꽂는 시늉의 이벤트를 했다. 대표팀 이호석(경희대)은 "우리는 중국에서 홈 텃세의 불리한 조건 속에서 경기를 했다. 우리의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태극기 세리머니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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