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아이’·‘너’ 가수 이종용, 12년만 무대

입력 2007.02.13 (22:29) 수정 2007.02.1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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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너' 부르려니 가사 외느라 힘들었죠"

"'너'는 25년 동안 한 번도 부르지 않았습니다."

70년대 '겨울아이' '너' 등의 노래로 인기를 모았던 가수 이종용이 12년 만에 지상파TV에서 마이크를 잡는다. 1982년 가수 활동을 접고 미국으로 건너가 목사로 변신한 그는 KBS 1TV '콘서트 7080' 출연을 위해 13일 오전 귀국했다.
이날 오후 여의도 KBS 별관 대기실에서 만난 그는 "'너'라는 노래를 25년 만에 제대로 부르려니 가사를 잊어버려서 다시 외우느라 혼났다"면서 "무대에 서려니까 부담이 되고 힘들어서 며칠 동안 잠을 못 잤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가 "낙엽지던 그 숲 속에/파란 바닷가에/떨리는 손 잡아주던 너~"로 시작되는 자신의 히트곡 '너'를 25년간 부르지 않은 이유에서 목사로 변신하기까지 그의 노력이 짐작된다.
"노래를 계속 하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게 될까 봐 부르지 않았어요. 제 마음이 약해질까봐 더 의지적으로 안 불렀는지도 몰라요. 다시 노래를 하라는 유혹도 많았거든요. 한국에 있으면 흔들릴까봐 미국까지 갔지만 고비를 몇 번 넘겼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가수에서 목회자로 변신하면서 세운 결심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인기곡을 멀리한 것. 특히 '너'는 자살한 여자를 그리워하는 내용인데 '겨울아이'나 '바보처럼 살았군요'와는 달리 자신의 인생을 가사에 담은 노래가 아니기 때문에 더 부르기 힘들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무대에서는 '겨울아이' '바보처럼 살았군요'와 함께 '너'도 부른다.
"나오기로 한 만큼 최선을 다해 응해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제 60살이 다 돼서 다시 가수하기가 힘든 만큼 불러도 괜찮을 겁니다. 하하하."
그는 전혀 다른 인생을 시작하게 된 이유도 밝혔다.
"대마초 사건으로 구치소에 수감되면서 굉장한 좌절을 느꼈고 밑바닥까지 경험했지요. 그야말로 모든 것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거기서 앞으로 남은 삶을 어떻게 살까 고민했고 새로운 일을 찾게 됐습니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예수 역을 맡아 249회 공연을 한 그는 성경을 수백 번 읽게 되면서 신학을 배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한편 그는 최근 연예인들의 연이은 자살에 대한 안타까움도 표했다. 그는 "자살이 많이 일어나 마음이 너무 아프고 그 소식에 잠을 자지 못했다"면서 "인기의 노예가 되면 불쌍한 삶이 되지만 인기를 부릴 수 있으면 된다. 그러려면 미래에 대한 꿈과 인생의 가치관이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한 그는 "70년대에는 가수들이 서로 돕는 아름다운 하모니가 있었고 인간미가 있었는데 요즘은 감정이 꽃피기보다는 너무 비즈니스의 인형이 되는 듯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미국 LA 코너스톤 교회의 목사로 재임 중인 그는 14일 다시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이종용과 절친한 가수 윤복희가 게스트로 출연하는 이날 녹화분은 17일 밤 11시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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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아이’·‘너’ 가수 이종용, 12년만 무대
    • 입력 2007-02-13 22:29:55
    • 수정2007-02-13 22:30:54
    연합뉴스
"25년 만에 '너' 부르려니 가사 외느라 힘들었죠" "'너'는 25년 동안 한 번도 부르지 않았습니다." 70년대 '겨울아이' '너' 등의 노래로 인기를 모았던 가수 이종용이 12년 만에 지상파TV에서 마이크를 잡는다. 1982년 가수 활동을 접고 미국으로 건너가 목사로 변신한 그는 KBS 1TV '콘서트 7080' 출연을 위해 13일 오전 귀국했다. 이날 오후 여의도 KBS 별관 대기실에서 만난 그는 "'너'라는 노래를 25년 만에 제대로 부르려니 가사를 잊어버려서 다시 외우느라 혼났다"면서 "무대에 서려니까 부담이 되고 힘들어서 며칠 동안 잠을 못 잤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가 "낙엽지던 그 숲 속에/파란 바닷가에/떨리는 손 잡아주던 너~"로 시작되는 자신의 히트곡 '너'를 25년간 부르지 않은 이유에서 목사로 변신하기까지 그의 노력이 짐작된다. "노래를 계속 하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게 될까 봐 부르지 않았어요. 제 마음이 약해질까봐 더 의지적으로 안 불렀는지도 몰라요. 다시 노래를 하라는 유혹도 많았거든요. 한국에 있으면 흔들릴까봐 미국까지 갔지만 고비를 몇 번 넘겼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가수에서 목회자로 변신하면서 세운 결심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인기곡을 멀리한 것. 특히 '너'는 자살한 여자를 그리워하는 내용인데 '겨울아이'나 '바보처럼 살았군요'와는 달리 자신의 인생을 가사에 담은 노래가 아니기 때문에 더 부르기 힘들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무대에서는 '겨울아이' '바보처럼 살았군요'와 함께 '너'도 부른다. "나오기로 한 만큼 최선을 다해 응해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제 60살이 다 돼서 다시 가수하기가 힘든 만큼 불러도 괜찮을 겁니다. 하하하." 그는 전혀 다른 인생을 시작하게 된 이유도 밝혔다. "대마초 사건으로 구치소에 수감되면서 굉장한 좌절을 느꼈고 밑바닥까지 경험했지요. 그야말로 모든 것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거기서 앞으로 남은 삶을 어떻게 살까 고민했고 새로운 일을 찾게 됐습니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예수 역을 맡아 249회 공연을 한 그는 성경을 수백 번 읽게 되면서 신학을 배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한편 그는 최근 연예인들의 연이은 자살에 대한 안타까움도 표했다. 그는 "자살이 많이 일어나 마음이 너무 아프고 그 소식에 잠을 자지 못했다"면서 "인기의 노예가 되면 불쌍한 삶이 되지만 인기를 부릴 수 있으면 된다. 그러려면 미래에 대한 꿈과 인생의 가치관이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한 그는 "70년대에는 가수들이 서로 돕는 아름다운 하모니가 있었고 인간미가 있었는데 요즘은 감정이 꽃피기보다는 너무 비즈니스의 인형이 되는 듯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미국 LA 코너스톤 교회의 목사로 재임 중인 그는 14일 다시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이종용과 절친한 가수 윤복희가 게스트로 출연하는 이날 녹화분은 17일 밤 11시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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