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내신 ‘여고남저’ 극심

입력 2007.02.14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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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회 각 분야에서 여풍이 거세지고 있습니다만 중고등학교에서도 여학생의 성적이 남학생보다 높다는 것은 더이상 새삼스런 얘기가 아닙니다.

이런 여고 남저때문에 남녀간 내신 성적을 분리해서 산출하는 그런 학교도 있습니다.

하송연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남녀공학 고등학교, 2년 전부터 남학생과 여학생의 내신성적을 분리해 산출하고 있습니다.

모든 과목에서 여학생들의 점수가 훨씬 높아 어쩔 수 없이 채택한 고육책입니다.

<인터뷰> 조흥식 (서울 선정고 교감) : "남학생 부모측에서 여러 문제를 제기하고 우리 학교에 떨어지면 남학교로 가겠다.'

내신분리로 이같이 시험성적이 77점인 남학생은 89점을 맞은 여학생과 똑같은 3등급을 받게됩니다.

학생들 반응은 남녀 별로 엇갈립니다.

<인터뷰> 남학생 : "남자끼리라도 해서 좋은 등급 받아 대학가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인터뷰> 여학생 : "높은 점수를 받고도 낮은 등급을 받으니까 그런 점에서 억울하죠."

다른 남녀공학도 사정은 마찬가지. 특히 내년 대입부터 내신 비중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남녀 성적을 분리하라는 남학생 학부모들의 요구가 거세입니다.

남녀 공학에 배정될까 이사를 하려는 학부모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남학생 학부모 : "불리하니까 남자애들이 차라리 남자들끼리 모여있는 게 낫겠다 싶어서.."

여학생의 성적이 이처럼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남녀 공히 여학생의 무기는 성실함과 꼼꼼함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송종일 (서울 반포고 2학년) : "여자애들이 공부하는 시간도 남자보다 많고, 욕심도 많아서 집중도 더 하고.."

<인터뷰> 최정윤 (서울 반포고 2학년) : "여자애들은 오래 앉아서 공부하는 스타일이고 남자애들은 확 몰아서 하고.."

상대적으로 운동과 인터넷게임을 많이하는 남학생들.

실제 통계상으로도 인터넷 이용시간은 여학생의 3배에 달합니다.

전문가들은 남녀의 성징을 구분 짓는 기질과 습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세주 (정신과 전문의) : "남성호르몬이 나타나니까 그런걸 해소하기 위해서 적극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들에 흥미가 많아지거든요."

또 교사들은 성실함을 중시하는 내신평가 기준도 한 몫을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병설 (서울 반포고 교사) : "여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어떤 집중력이라든지 정리하는 능력이나 이런 것이 남학생보다 높은 것 같아요."

사실 여고남저는 전 세계적 현상.

미국과 독일 등지에서 출간된 책의 번역본들입니다.

남학생 학습 부진 현상에 대해 외국에서는 이미 그 대책을 모색할 만큼 논의가 활발합니다.

남녀 특징을 고려한 맞춤식 교육과 평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봉환 (숙대 교육심리 교수) : "장점을 서로 더 부각시키는 성별 교육이 되면 시너지 효과가 나겠지."

교육현장에서 갈수록 심화되는 여고남저, 남녀의 차이를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지도 방법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하송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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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내신 ‘여고남저’ 극심
    • 입력 2007-02-14 21:29:22
    뉴스 9
<앵커 멘트> 사회 각 분야에서 여풍이 거세지고 있습니다만 중고등학교에서도 여학생의 성적이 남학생보다 높다는 것은 더이상 새삼스런 얘기가 아닙니다. 이런 여고 남저때문에 남녀간 내신 성적을 분리해서 산출하는 그런 학교도 있습니다. 하송연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남녀공학 고등학교, 2년 전부터 남학생과 여학생의 내신성적을 분리해 산출하고 있습니다. 모든 과목에서 여학생들의 점수가 훨씬 높아 어쩔 수 없이 채택한 고육책입니다. <인터뷰> 조흥식 (서울 선정고 교감) : "남학생 부모측에서 여러 문제를 제기하고 우리 학교에 떨어지면 남학교로 가겠다.' 내신분리로 이같이 시험성적이 77점인 남학생은 89점을 맞은 여학생과 똑같은 3등급을 받게됩니다. 학생들 반응은 남녀 별로 엇갈립니다. <인터뷰> 남학생 : "남자끼리라도 해서 좋은 등급 받아 대학가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인터뷰> 여학생 : "높은 점수를 받고도 낮은 등급을 받으니까 그런 점에서 억울하죠." 다른 남녀공학도 사정은 마찬가지. 특히 내년 대입부터 내신 비중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남녀 성적을 분리하라는 남학생 학부모들의 요구가 거세입니다. 남녀 공학에 배정될까 이사를 하려는 학부모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남학생 학부모 : "불리하니까 남자애들이 차라리 남자들끼리 모여있는 게 낫겠다 싶어서.." 여학생의 성적이 이처럼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남녀 공히 여학생의 무기는 성실함과 꼼꼼함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송종일 (서울 반포고 2학년) : "여자애들이 공부하는 시간도 남자보다 많고, 욕심도 많아서 집중도 더 하고.." <인터뷰> 최정윤 (서울 반포고 2학년) : "여자애들은 오래 앉아서 공부하는 스타일이고 남자애들은 확 몰아서 하고.." 상대적으로 운동과 인터넷게임을 많이하는 남학생들. 실제 통계상으로도 인터넷 이용시간은 여학생의 3배에 달합니다. 전문가들은 남녀의 성징을 구분 짓는 기질과 습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세주 (정신과 전문의) : "남성호르몬이 나타나니까 그런걸 해소하기 위해서 적극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들에 흥미가 많아지거든요." 또 교사들은 성실함을 중시하는 내신평가 기준도 한 몫을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병설 (서울 반포고 교사) : "여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어떤 집중력이라든지 정리하는 능력이나 이런 것이 남학생보다 높은 것 같아요." 사실 여고남저는 전 세계적 현상. 미국과 독일 등지에서 출간된 책의 번역본들입니다. 남학생 학습 부진 현상에 대해 외국에서는 이미 그 대책을 모색할 만큼 논의가 활발합니다. 남녀 특징을 고려한 맞춤식 교육과 평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봉환 (숙대 교육심리 교수) : "장점을 서로 더 부각시키는 성별 교육이 되면 시너지 효과가 나겠지." 교육현장에서 갈수록 심화되는 여고남저, 남녀의 차이를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지도 방법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하송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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