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이마트 설 상품권 강매 ‘극성’

입력 2007.02.1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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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신세계 이마트가 매장공사에 납품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밤샘작업을 시키고 있다는 보도를 해드렸습니다만 이번엔 설을맞아 납품업체들에게 수백 수천만원어치의 설 상품권을 사도록 강매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정환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이마트 서울 은평점, 설을 앞두고 쇼핑객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최고 인기는 역시 상품권입니다.

줄을 서서 사야 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수 백만 원, 수천 만 원 어치나 되는 상품권을 한꺼번에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녹취>상품권 판매 직원 : "(425만 원) 425만 원이요? 법인카드로?"

법인카드는 사업자등록증 사본이 필요해요.

개인 고객은 아닙니다.

<녹취> "(상품권 많이 사셨네요?) 네, 이마트 거래업체인데, 저희 쓰는데 필요해서..."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여기저기서 불만의 소리가 터져나옵니다.

사고 싶어서 사는 게 아니라는 얘깁니다.

<녹취>납품업체 직원 : "올해는 전화로 받았어요. 상품권을 구매하고 얼마 치를 누구 이름으로 구매하고 구매한 다음에 나한테 알려줘라..."

이같은 상품권 강매는 바이어라고 불리는 이마트 직원이 통보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얼마나 구입해야 하는지까지도 정해줍니다.

<녹취>납품업체 직원 : "(매출) 1억 원에 (상품권) 백만 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얼마라는 금액까지 얘기해 주는데 당연히 사야죠. 강요죠, 강요."

바이어는 납품업체와 납품물량, 그리고 납품가격 등을 결정하는 직책으로 납품업체에는 거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녹취> "우리 상품이 매장에 깔려 있는 게 언제든지 빠질 수 있다. 그런 것 때문에 바이어가 말하는 건 다 해야죠. 신(神)이죠. 바이어가 말하는 건."

신세계 이마트측은 이런 일이 단지 일부 직원들에 국한된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녹취>신세계 이마트 직원 : "일부 직원들이 과욕으로 해서 협력회사에 얘기하는 과정에서 부담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을 그대로 믿어야 할까?

상품권을 구입한 납품업체 직원들은 상품권 구입 창구에서 반드시 뭔가를 적습니다.

이른바 상품권 지인권유대장이라는 것에 상품권 구입을 권유한 이마트 직원들의 이름은 물론 사번까지 기록하는 것입니다.

상품권 판매 실적을 높이기 위해 납품업체들이 조직적으로 동원됐다는 증거입니다.

<녹취>이마트 납품업체 직원 : "저희가 사번을 알 수 없잖아요. 사번이 있다는 건, 그쪽에서 사라고 했다고 보는 게 맞는 거죠."

명절 때마다 되풀이되는 신세계 상품권 강매 때문에 이마트 납품업체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잘못됐다고 나서는 납품업체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녹취>이마트 납품업체 직원 : "괜히 제보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른 데는 왜 (제보) 안 하나. 이런 일 있을 때마다 다 생각은 하는데, 총대를 못 메는 거죠."

1년 매출 9조 6천억 원에 국내외 점포수 112개를 가지고 있는 유통왕국 신세계 이마트, 이 초고속 성장의 뒷면에는 납품업체 직원들의 희생과 눈물이 숨어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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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이마트 설 상품권 강매 ‘극성’
    • 입력 2007-02-15 2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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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신세계 이마트가 매장공사에 납품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밤샘작업을 시키고 있다는 보도를 해드렸습니다만 이번엔 설을맞아 납품업체들에게 수백 수천만원어치의 설 상품권을 사도록 강매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정환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이마트 서울 은평점, 설을 앞두고 쇼핑객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최고 인기는 역시 상품권입니다. 줄을 서서 사야 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수 백만 원, 수천 만 원 어치나 되는 상품권을 한꺼번에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녹취>상품권 판매 직원 : "(425만 원) 425만 원이요? 법인카드로?" 법인카드는 사업자등록증 사본이 필요해요. 개인 고객은 아닙니다. <녹취> "(상품권 많이 사셨네요?) 네, 이마트 거래업체인데, 저희 쓰는데 필요해서..."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여기저기서 불만의 소리가 터져나옵니다. 사고 싶어서 사는 게 아니라는 얘깁니다. <녹취>납품업체 직원 : "올해는 전화로 받았어요. 상품권을 구매하고 얼마 치를 누구 이름으로 구매하고 구매한 다음에 나한테 알려줘라..." 이같은 상품권 강매는 바이어라고 불리는 이마트 직원이 통보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얼마나 구입해야 하는지까지도 정해줍니다. <녹취>납품업체 직원 : "(매출) 1억 원에 (상품권) 백만 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얼마라는 금액까지 얘기해 주는데 당연히 사야죠. 강요죠, 강요." 바이어는 납품업체와 납품물량, 그리고 납품가격 등을 결정하는 직책으로 납품업체에는 거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녹취> "우리 상품이 매장에 깔려 있는 게 언제든지 빠질 수 있다. 그런 것 때문에 바이어가 말하는 건 다 해야죠. 신(神)이죠. 바이어가 말하는 건." 신세계 이마트측은 이런 일이 단지 일부 직원들에 국한된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녹취>신세계 이마트 직원 : "일부 직원들이 과욕으로 해서 협력회사에 얘기하는 과정에서 부담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을 그대로 믿어야 할까? 상품권을 구입한 납품업체 직원들은 상품권 구입 창구에서 반드시 뭔가를 적습니다. 이른바 상품권 지인권유대장이라는 것에 상품권 구입을 권유한 이마트 직원들의 이름은 물론 사번까지 기록하는 것입니다. 상품권 판매 실적을 높이기 위해 납품업체들이 조직적으로 동원됐다는 증거입니다. <녹취>이마트 납품업체 직원 : "저희가 사번을 알 수 없잖아요. 사번이 있다는 건, 그쪽에서 사라고 했다고 보는 게 맞는 거죠." 명절 때마다 되풀이되는 신세계 상품권 강매 때문에 이마트 납품업체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잘못됐다고 나서는 납품업체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녹취>이마트 납품업체 직원 : "괜히 제보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른 데는 왜 (제보) 안 하나. 이런 일 있을 때마다 다 생각은 하는데, 총대를 못 메는 거죠." 1년 매출 9조 6천억 원에 국내외 점포수 112개를 가지고 있는 유통왕국 신세계 이마트, 이 초고속 성장의 뒷면에는 납품업체 직원들의 희생과 눈물이 숨어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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