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체 징크스’ 언제까지 밀집수비 탓만

입력 2007.02.28 (22:12) 수정 2007.02.2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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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2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2차 예선 첫 경기에서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되는 예멘을 가까스로 1-0으로 눌렀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이 "결과는 물론 내용에서도 모두 승리하겠다"고 한 약속이 온전히 지켜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승부는 갈렸지만 90분 내내 답답함을 안겨준 경기였기 때문이다.
예멘은 경기 전날인 27일 저녁 늦게 한국에 도착했다. 시차나 기후 적응은 말할 것도 없이 단 한 차례 훈련도 없이 입국 24시간 만에 그라운드에 나섰다.
그리고 예멘은 누구나 예상했던 대로 지독한 밀집수비로 일관했다. 수비시에는 최전방 원톱 압둘라흐만 하무드 알-카이니 혼자만을 남겨놓고 10명의 선수가 페널티지역 근처를 벗어나지 않았다. 양팀의 슈팅수는 한국이 13개, 예멘은 고작 4개였다.
베어벡 감독도 이 같은 경기 양상을 미리 알고 짧은 소집훈련이었지만 측면을 활용한 득점 훈련과 세트피스 등을 중점적으로 가다듬었다. 하지만 90분 내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변화없는 플레이로 시간을 허비했다.
한국 축구가 약체와 맞대결에서 졸전을 펼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룬 뒤로도 손쉬운 상대에 번번이 발목을 잡혀왔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이끌던 국가대표팀은 2003년 10월 오만에서 열린 2004 아시안컵 예선에서 베트남에 0-1로 패한 뒤 오만에도 1-3으로 무릎 꿇어 충격을 안겨줬다.
이어 2004년 3월 치른 2006 독일 월드컵 예선 몰디브와 원정경기에서는 0-0 무승부를 거두며 또 한번 망신을 당했다.
베어벡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뒤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방글라데시(3-0 승), 베트남(2-0 승), 바레인(1-0 승)에 승리는 했지만 경기 내용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라크와 준결승에서는 0-1로 패했고 결국 노메달로 귀국했다.
매번 경기 양상은 비슷했다. 전력 차를 인정한 상대의 수비위주 전술에 헛심만 쏟아냈다. 그리고 예멘전에서도 한국 축구의 무기력증은 여지없이 되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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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체 징크스’ 언제까지 밀집수비 탓만
    • 입력 2007-02-28 22:11:59
    • 수정2007-02-28 22:13:45
    연합뉴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2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2차 예선 첫 경기에서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되는 예멘을 가까스로 1-0으로 눌렀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이 "결과는 물론 내용에서도 모두 승리하겠다"고 한 약속이 온전히 지켜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승부는 갈렸지만 90분 내내 답답함을 안겨준 경기였기 때문이다. 예멘은 경기 전날인 27일 저녁 늦게 한국에 도착했다. 시차나 기후 적응은 말할 것도 없이 단 한 차례 훈련도 없이 입국 24시간 만에 그라운드에 나섰다. 그리고 예멘은 누구나 예상했던 대로 지독한 밀집수비로 일관했다. 수비시에는 최전방 원톱 압둘라흐만 하무드 알-카이니 혼자만을 남겨놓고 10명의 선수가 페널티지역 근처를 벗어나지 않았다. 양팀의 슈팅수는 한국이 13개, 예멘은 고작 4개였다. 베어벡 감독도 이 같은 경기 양상을 미리 알고 짧은 소집훈련이었지만 측면을 활용한 득점 훈련과 세트피스 등을 중점적으로 가다듬었다. 하지만 90분 내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변화없는 플레이로 시간을 허비했다. 한국 축구가 약체와 맞대결에서 졸전을 펼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룬 뒤로도 손쉬운 상대에 번번이 발목을 잡혀왔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이끌던 국가대표팀은 2003년 10월 오만에서 열린 2004 아시안컵 예선에서 베트남에 0-1로 패한 뒤 오만에도 1-3으로 무릎 꿇어 충격을 안겨줬다. 이어 2004년 3월 치른 2006 독일 월드컵 예선 몰디브와 원정경기에서는 0-0 무승부를 거두며 또 한번 망신을 당했다. 베어벡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뒤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방글라데시(3-0 승), 베트남(2-0 승), 바레인(1-0 승)에 승리는 했지만 경기 내용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라크와 준결승에서는 0-1로 패했고 결국 노메달로 귀국했다. 매번 경기 양상은 비슷했다. 전력 차를 인정한 상대의 수비위주 전술에 헛심만 쏟아냈다. 그리고 예멘전에서도 한국 축구의 무기력증은 여지없이 되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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