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님비

입력 2000.11.09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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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동네의 숙원이었던 도시가스 공사가 시작되면서 수십 년 동안 같이 살아온 동네 주민들이 두 패로 갈려서 다투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이미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동대문구청, 주민과 구청장과의 대화는 엉망이 됐습니다.
⊙유덕렬(동대문 구청장): 매일같이 구청에 쫓아와서 구청의 일이 마비될 정도입니다.
⊙기자: 서울 신설동 지역에 공급되는 도시가스 정압기를 어디에 세울 건지를 놓고 주민들간에 충돌이 빚어진 것입니다.
⊙신설동 주민: 얘기를 해도 안 되고 이집 방하고는 뭐 바로 옆에 방이 있으면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신설동 주민: 냄새도 난다고 하고 소음도 있다고 하고, 위험물 설치를 해 놓으면 세입자가 전부 들어오지도 않을 거고...
⊙기자: 더구나 이 시설로 정작 피해를 직접적으로 입게 될 인근 주민들은 알지도 못한 채 시설이 들어서도 좋다는 주민동의서가 작성됐고, 공사가 승인됐습니다.
이곳 주민들은 옆동네 주민들이 기피 시설을 이웃으로 떠넘긴 것이 아닌가 의심까지 하고 있습니다.
⊙신설동 주민: 일절 아무 말 없이 희생하라는 거예요.
희생해야 돼. 희생이라는 게 뭐여. 죽으라는 거예요, 뭘하라는 거예요.
⊙기자: 관할구청도 사태에 한몫 했습니다.
주민 동의서에 대한 현지 확인조사 한 번 하지 않고 공사승인부터 내줬습니다.
⊙서재식(동대문구청 지역경제과): 직접 본인들한테 전화를 해 가지고 정말 괜찮으십니까? 그렇게 확인 못 해 본 불찰은 있을 수 있어요.
어쨌든 그 원하는 주민들간에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기자: 결국 공사가 언제 재개될지 여부도 불투명한 채 수십만 원씩 들여 계량기까지 미리 단 주민들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미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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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님비
    • 입력 2000-11-09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한 동네의 숙원이었던 도시가스 공사가 시작되면서 수십 년 동안 같이 살아온 동네 주민들이 두 패로 갈려서 다투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이미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동대문구청, 주민과 구청장과의 대화는 엉망이 됐습니다. ⊙유덕렬(동대문 구청장): 매일같이 구청에 쫓아와서 구청의 일이 마비될 정도입니다. ⊙기자: 서울 신설동 지역에 공급되는 도시가스 정압기를 어디에 세울 건지를 놓고 주민들간에 충돌이 빚어진 것입니다. ⊙신설동 주민: 얘기를 해도 안 되고 이집 방하고는 뭐 바로 옆에 방이 있으면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신설동 주민: 냄새도 난다고 하고 소음도 있다고 하고, 위험물 설치를 해 놓으면 세입자가 전부 들어오지도 않을 거고... ⊙기자: 더구나 이 시설로 정작 피해를 직접적으로 입게 될 인근 주민들은 알지도 못한 채 시설이 들어서도 좋다는 주민동의서가 작성됐고, 공사가 승인됐습니다. 이곳 주민들은 옆동네 주민들이 기피 시설을 이웃으로 떠넘긴 것이 아닌가 의심까지 하고 있습니다. ⊙신설동 주민: 일절 아무 말 없이 희생하라는 거예요. 희생해야 돼. 희생이라는 게 뭐여. 죽으라는 거예요, 뭘하라는 거예요. ⊙기자: 관할구청도 사태에 한몫 했습니다. 주민 동의서에 대한 현지 확인조사 한 번 하지 않고 공사승인부터 내줬습니다. ⊙서재식(동대문구청 지역경제과): 직접 본인들한테 전화를 해 가지고 정말 괜찮으십니까? 그렇게 확인 못 해 본 불찰은 있을 수 있어요. 어쨌든 그 원하는 주민들간에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기자: 결국 공사가 언제 재개될지 여부도 불투명한 채 수십만 원씩 들여 계량기까지 미리 단 주민들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미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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