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 직원이 전세 지원금 ‘꿀꺽’

입력 2007.03.06 (22:23) 수정 2007.03.06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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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소년소녀 가장에게 지원해야 할 전세자금을 주택공사 직원이 1년 넘게 빼돌려쓴 사실이 kbs 취재로 확인됐습니다. 주택 공사는 뒤늦게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김태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소년소녀 가장인 12살 이모 양에게 2년 전 지원된 전셋집입니다.

하지만 정작 이 양은 이 집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웃 주민 : "이 밑에 집은 주인집이라서 없는데..." (그냥 주인집이 사시는 거예요?) "네, 초등학생은 없는데..."

주택공사의 담당 직원이 이 양 이름으로 전세계약서를 꾸며 쓴 뒤 임대료 3천만 원을 챙긴 것입니다.

또 다른 소년소녀 가정에는 실제로 2천7백만 원을 지원하고도 서류에는 3천만 원으로 고쳐 써 나머지 돈을 가로챘습니다.

이 직원이 이런 수법으로 지난 2005년 7월부터 최근까지 빼돌린 국민주택기금이 1억3천만 원에 이릅니다.

이처럼 빈곤아동을 위해 지원돼야 할 전세자금이 줄줄이 새나갔는데도 무려 1년 반 동안 주공측은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전수조사를 통해 일일이 실제 지원된 금액을 확인하지 않는 한 이런 비위 사실을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점을 노렸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영훈(주공 차장) : "담당자가 의도적으로 하는 부분들은 적발하기가 그렇게 쉬운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주공 측은 최근에야 이 직원을 파면하고 부랴부랴 전국적인 실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구명준(주공 주거복지처 차장) :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를 거쳐서, 임대인의 지원금이라든지 확인 과정을 거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금까지 주공을 통해 기초생활수급자와 빈곤아동 가정에 지원된 전세금은 모두 8천 4백여 건, 2천 9백억 원에 이릅니다.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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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공 직원이 전세 지원금 ‘꿀꺽’
    • 입력 2007-03-06 21:29:34
    • 수정2007-03-06 22: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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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소년소녀 가장에게 지원해야 할 전세자금을 주택공사 직원이 1년 넘게 빼돌려쓴 사실이 kbs 취재로 확인됐습니다. 주택 공사는 뒤늦게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김태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소년소녀 가장인 12살 이모 양에게 2년 전 지원된 전셋집입니다. 하지만 정작 이 양은 이 집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웃 주민 : "이 밑에 집은 주인집이라서 없는데..." (그냥 주인집이 사시는 거예요?) "네, 초등학생은 없는데..." 주택공사의 담당 직원이 이 양 이름으로 전세계약서를 꾸며 쓴 뒤 임대료 3천만 원을 챙긴 것입니다. 또 다른 소년소녀 가정에는 실제로 2천7백만 원을 지원하고도 서류에는 3천만 원으로 고쳐 써 나머지 돈을 가로챘습니다. 이 직원이 이런 수법으로 지난 2005년 7월부터 최근까지 빼돌린 국민주택기금이 1억3천만 원에 이릅니다. 이처럼 빈곤아동을 위해 지원돼야 할 전세자금이 줄줄이 새나갔는데도 무려 1년 반 동안 주공측은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전수조사를 통해 일일이 실제 지원된 금액을 확인하지 않는 한 이런 비위 사실을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점을 노렸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영훈(주공 차장) : "담당자가 의도적으로 하는 부분들은 적발하기가 그렇게 쉬운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주공 측은 최근에야 이 직원을 파면하고 부랴부랴 전국적인 실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구명준(주공 주거복지처 차장) :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를 거쳐서, 임대인의 지원금이라든지 확인 과정을 거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금까지 주공을 통해 기초생활수급자와 빈곤아동 가정에 지원된 전세금은 모두 8천 4백여 건, 2천 9백억 원에 이릅니다.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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