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입력 2005.09.2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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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의 노래 '환생'에 맞춰 낯익은 배우들이 저마다 노래 한 소절씩을 부른다. '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 내 모든 게 다 달라졌어요....오 놀라워라 처음 보는 내 모습, 오 새로워라 처음 느낀...'

조금은 과장되고 또 우스꽝스럽지만, 그래도 사랑스러운 이 장면들은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의 홍보용 광고에 등장한다.

• 감 독 : 민규동• 주 연 : 엄정화, 황정민, 주현 外
• 개봉일 : 2005.10.07• 등 급 : 15세이상 관람가


영화 홍보를 위해 '우정출연'이라도 한 건가 생각하겠지만, 웬만한 영화 서너 편은 찍고도 남을 '물량'의 이 배우들은 모두 한 편의 영화에 출연한다.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이들을 거느리고, 서로 다른 빛깔의 꿈을 꾸는 일곱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각각의 이야기 사이에 촘촘한 연결고리 하나씩을 마련해 두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 1주일의 시간, 여섯 빛깔의 사랑

멀티플렉스 틈바구니에서 퇴락해가는 낡은 극장 '곽씨네하우스'. 재건축 압력을 받고 있는 곽씨네하우스의 곽 회장(주현)은 매점을 하는 중년의 배우 지망생 오 여인(오미희)을 좋아한다. 극장을 찾은 외판원 창후(임창정)는 선애(서영희)와 사랑의 도피를 했지만 가난에 기는 새 신랑이며, 날마다 신용카드 대금을 독촉하는 전직 농구선수 성원(김수로)의 전화에 시달린다. 한편 성원은 게임을 통해 어린이 돕기 성금을 모금하는 TV 프로그램으로부터 진아(김유정)라는 여덟 살 환자가 그를 지목했다는 연락을 받는데 병동에서 만난 진아는 그를 아빠라고 부른다.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등장인물들은 스치듯 얽히며 서로의 삶에 균열을 낸다.


한편 진아의 남자친구인 지석(이병준)은 이혼한 부모 사이에서 외로움을 탄다. 지석의 아버지 조 사장(천호진)은 부유한 연예기획사 사장이지만 사람도, 인생도 믿지 않는다. 이런 조 사장 부자가 어느날 세심한 청년 태현을 가정부로 맞이한다. 조 사장에게 지쳐 그를 떠난 아내 유정(엄정화)은 씩씩한 정신과 의사로 토론 프로그램에서 만난 중년의 나 형사(황정민)와 정을 쌓아간다. 그 사이 유정의 병동에는 두 명의 자살미수 환자가 실려 오는데, 그 중 하나는 조 사장에게 퇴출된 가수 정훈(정경호),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은 수녀 서원을 앞두고 있지만 사실은 정훈을 짝사랑하는 수경(윤진서)이다.

머가 이렇게 복잡할까 싶지만, 곽 사장이나 나 형사, 유정 등의 낯선 이름 대신 주현과 황정민, 엄정화라는 친숙한 배우들의 얼굴을 대입시키면 이야기는 훨씬 이해하기 쉬워진다.

그러나 마냥 화사하고 재미있게만 보였던 예고편의 분위기와 달리, 영화는 이들 등장인물들이 겪게 되는 슬픔과 아픔, 그리고 사랑을 통해 이루는 기적을 따라간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를 통해 장편 데뷔한 민규동 감독은 시사회에서 "인생을 구성하는 일상의 다양한 경험들을, 다양한 위치에서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커플들은 저마다 존재 이유가 있으면서, 다 같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나와 관계 없을 것 같은 일이 내 이웃의 일이 되고 내 일이 되면서 아파지고, 그렇게 살아 있다는 걸 행복하게 느끼게 되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더불어 "나아갈 길을 모른 채 직관적인 믿음만 갖고 진행했는데, 많은 애정을 갖고 도와준 배우들 때문에 헤매거나 지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며 배우와 작품 모두에 대한 감사와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매그놀리아, '러브 액츄얼리' 이후 한국에도 유행하기 시작한 다중적 이야기 구조의 영화로는 첫번째로 기록될 것 같다.

스치듯, 얽히 듯 릴레이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연처럼 운명처럼 스쳐가며, 조금씩 서로의 일상에 균열을 내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복잡하고 아이러니컬한 관계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비슷한 구조를 가진 '새드 무비' 역시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 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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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 입력 2005-09-27 15:51:54
    영화
윤종신의 노래 '환생'에 맞춰 낯익은 배우들이 저마다 노래 한 소절씩을 부른다. '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 내 모든 게 다 달라졌어요....오 놀라워라 처음 보는 내 모습, 오 새로워라 처음 느낀...' 조금은 과장되고 또 우스꽝스럽지만, 그래도 사랑스러운 이 장면들은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의 홍보용 광고에 등장한다.
• 감 독 : 민규동• 주 연 : 엄정화, 황정민, 주현 外
• 개봉일 : 2005.10.07• 등 급 : 15세이상 관람가
영화 홍보를 위해 '우정출연'이라도 한 건가 생각하겠지만, 웬만한 영화 서너 편은 찍고도 남을 '물량'의 이 배우들은 모두 한 편의 영화에 출연한다.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이들을 거느리고, 서로 다른 빛깔의 꿈을 꾸는 일곱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각각의 이야기 사이에 촘촘한 연결고리 하나씩을 마련해 두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 1주일의 시간, 여섯 빛깔의 사랑 멀티플렉스 틈바구니에서 퇴락해가는 낡은 극장 '곽씨네하우스'. 재건축 압력을 받고 있는 곽씨네하우스의 곽 회장(주현)은 매점을 하는 중년의 배우 지망생 오 여인(오미희)을 좋아한다. 극장을 찾은 외판원 창후(임창정)는 선애(서영희)와 사랑의 도피를 했지만 가난에 기는 새 신랑이며, 날마다 신용카드 대금을 독촉하는 전직 농구선수 성원(김수로)의 전화에 시달린다. 한편 성원은 게임을 통해 어린이 돕기 성금을 모금하는 TV 프로그램으로부터 진아(김유정)라는 여덟 살 환자가 그를 지목했다는 연락을 받는데 병동에서 만난 진아는 그를 아빠라고 부른다.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등장인물들은 스치듯 얽히며 서로의 삶에 균열을 낸다.
한편 진아의 남자친구인 지석(이병준)은 이혼한 부모 사이에서 외로움을 탄다. 지석의 아버지 조 사장(천호진)은 부유한 연예기획사 사장이지만 사람도, 인생도 믿지 않는다. 이런 조 사장 부자가 어느날 세심한 청년 태현을 가정부로 맞이한다. 조 사장에게 지쳐 그를 떠난 아내 유정(엄정화)은 씩씩한 정신과 의사로 토론 프로그램에서 만난 중년의 나 형사(황정민)와 정을 쌓아간다. 그 사이 유정의 병동에는 두 명의 자살미수 환자가 실려 오는데, 그 중 하나는 조 사장에게 퇴출된 가수 정훈(정경호),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은 수녀 서원을 앞두고 있지만 사실은 정훈을 짝사랑하는 수경(윤진서)이다. 머가 이렇게 복잡할까 싶지만, 곽 사장이나 나 형사, 유정 등의 낯선 이름 대신 주현과 황정민, 엄정화라는 친숙한 배우들의 얼굴을 대입시키면 이야기는 훨씬 이해하기 쉬워진다. 그러나 마냥 화사하고 재미있게만 보였던 예고편의 분위기와 달리, 영화는 이들 등장인물들이 겪게 되는 슬픔과 아픔, 그리고 사랑을 통해 이루는 기적을 따라간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를 통해 장편 데뷔한 민규동 감독은 시사회에서 "인생을 구성하는 일상의 다양한 경험들을, 다양한 위치에서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커플들은 저마다 존재 이유가 있으면서, 다 같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나와 관계 없을 것 같은 일이 내 이웃의 일이 되고 내 일이 되면서 아파지고, 그렇게 살아 있다는 걸 행복하게 느끼게 되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더불어 "나아갈 길을 모른 채 직관적인 믿음만 갖고 진행했는데, 많은 애정을 갖고 도와준 배우들 때문에 헤매거나 지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며 배우와 작품 모두에 대한 감사와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매그놀리아, '러브 액츄얼리' 이후 한국에도 유행하기 시작한 다중적 이야기 구조의 영화로는 첫번째로 기록될 것 같다. 스치듯, 얽히 듯 릴레이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연처럼 운명처럼 스쳐가며, 조금씩 서로의 일상에 균열을 내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복잡하고 아이러니컬한 관계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비슷한 구조를 가진 '새드 무비' 역시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 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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