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한국 남녀 수명차 OECD 최고

입력 2007.03.25 (21:59) 수정 2007.03.25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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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선진국들의 모임인 OECD 가운데 남녀 간의 수명 격차가 가장 큰 나라, 바로 우리나랍니다.

왜 우리나라 할머니들이 더 오랫동안 홀로 사셔야 하는 건지, 이주형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계 10대 장수촌 가운데 하나라는 전북 순창의 상리 마을,

<녹취>"다섯개 주고...3백원 안 줬어..."

노인정의 놀이판에서 70대는 노인축에도 끼지 못합니다.

<인터뷰>조금례 (73살): "이게 경계선이라고, 우린 여기 앉고 저쪽엔 노인들이 앉는데 우리가 여기로 넘어가면 돈을 달라고 해요."

최연장자는 104살 김보덕 할머니, 13년전 혼자가 됐지만 여전히 할아버지를 그리워합니다.

<인터뷰>김보덕 (104살): "(할아버지 보고 싶으세요?)진짜로 보고 싶소"

섬진강 변 중산간에 위치한 순창의 백세인은 모두 10명으로 전국에서 백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하지만 이들 백세인은 모두 할머니로 할아버지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방화 마을의 104살 박복동 할머니는 80살 며느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남편들을 먼저 떠나보낸 고부는 이젠 여생의 동반자인 셈입니다.

<인터뷰>박복동 (104살): "정신은 깜박깜박하는데 먹기는 잘 먹으니까, 그리고 며느리가 잘 해주니까."

식사 후 찾는 곳은 마을 노인정, 이곳도 할머니들 세상입니다.

마을의 70살 이상 노인 27명 가운데 여자는 19명, 남자는 8명에 불과하고 80대 이상에선 대부분이 할머닙니다.

<인터뷰>할머니: "산으로 다 가버렸어, 돌아가셨다요, 살아있으면 동물원도 구경가고 좋지만은 없어서 가버리고.."

여성들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 이유는 생리적으로 장수에 유리한 체질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하지방이 많아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고 심폐기능과 자가 치유력도 뛰어납니다.

<인터뷰>오한진 (제일병원 가정의학과): "여성호르몬은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여주는 반면 남성호르몬은 나쁜 콜레스테롤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전 세계 남녀 백세인 성비는 1 대 3.8...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이 성비가 1 대 8.2로 전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남녀 평균수명 차이도 7.2년으로 OECD 국가 중 최고여서 한국의 남녀 수명차에는 체질적 원인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음을 말해줍니다.

가부장 사회에서 가장이 갖는 스트레스와 높은 음주-흡연율, 한국 남성 특유의 사회문화적 현상 등이 주목됩니다.

<인터뷰>박상철 (교수/서울대 의대): "옛날 양반 전통대로 그대로 가만히 머무르고 있는 것이죠, 이게 사회모델로 정립돼 있는데 이것이 타파돼야 합니다. 남성도 음식도 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전통적으로 식생활을 여성에게 의지해온 노년층 남성들이 변화된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데다 비사교적이어서 생존력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인터뷰>오인섭 (80살): "(경로당에)남자 한둘이 가서 앉아 있을 이유가 없단 말예요.여자들끼리 편하게 놀라고.(경로당에 안가죠) "

<인터뷰>한기분 (84살): "우리는 3년 묵은 부엌에 가서도 뭐라도 뜯어 먹고 온데요. (그런데)할아버지들은 못 먹거든. (먹을 게)있어도 찾아 먹을 지를 몰라."

현실로 다가온 무병장수의 꿈.

이 꿈이 남성에게도 실현되기 위해서는 자기 건강은 스스로 돌보는 노력과 함께 주변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개방된 자세가 필요합니다.

KBS뉴스 이주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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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한국 남녀 수명차 OECD 최고
    • 입력 2007-03-25 21:14:48
    • 수정2007-03-25 22:3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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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선진국들의 모임인 OECD 가운데 남녀 간의 수명 격차가 가장 큰 나라, 바로 우리나랍니다. 왜 우리나라 할머니들이 더 오랫동안 홀로 사셔야 하는 건지, 이주형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계 10대 장수촌 가운데 하나라는 전북 순창의 상리 마을, <녹취>"다섯개 주고...3백원 안 줬어..." 노인정의 놀이판에서 70대는 노인축에도 끼지 못합니다. <인터뷰>조금례 (73살): "이게 경계선이라고, 우린 여기 앉고 저쪽엔 노인들이 앉는데 우리가 여기로 넘어가면 돈을 달라고 해요." 최연장자는 104살 김보덕 할머니, 13년전 혼자가 됐지만 여전히 할아버지를 그리워합니다. <인터뷰>김보덕 (104살): "(할아버지 보고 싶으세요?)진짜로 보고 싶소" 섬진강 변 중산간에 위치한 순창의 백세인은 모두 10명으로 전국에서 백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하지만 이들 백세인은 모두 할머니로 할아버지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방화 마을의 104살 박복동 할머니는 80살 며느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남편들을 먼저 떠나보낸 고부는 이젠 여생의 동반자인 셈입니다. <인터뷰>박복동 (104살): "정신은 깜박깜박하는데 먹기는 잘 먹으니까, 그리고 며느리가 잘 해주니까." 식사 후 찾는 곳은 마을 노인정, 이곳도 할머니들 세상입니다. 마을의 70살 이상 노인 27명 가운데 여자는 19명, 남자는 8명에 불과하고 80대 이상에선 대부분이 할머닙니다. <인터뷰>할머니: "산으로 다 가버렸어, 돌아가셨다요, 살아있으면 동물원도 구경가고 좋지만은 없어서 가버리고.." 여성들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 이유는 생리적으로 장수에 유리한 체질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하지방이 많아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고 심폐기능과 자가 치유력도 뛰어납니다. <인터뷰>오한진 (제일병원 가정의학과): "여성호르몬은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여주는 반면 남성호르몬은 나쁜 콜레스테롤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전 세계 남녀 백세인 성비는 1 대 3.8...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이 성비가 1 대 8.2로 전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남녀 평균수명 차이도 7.2년으로 OECD 국가 중 최고여서 한국의 남녀 수명차에는 체질적 원인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음을 말해줍니다. 가부장 사회에서 가장이 갖는 스트레스와 높은 음주-흡연율, 한국 남성 특유의 사회문화적 현상 등이 주목됩니다. <인터뷰>박상철 (교수/서울대 의대): "옛날 양반 전통대로 그대로 가만히 머무르고 있는 것이죠, 이게 사회모델로 정립돼 있는데 이것이 타파돼야 합니다. 남성도 음식도 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전통적으로 식생활을 여성에게 의지해온 노년층 남성들이 변화된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데다 비사교적이어서 생존력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인터뷰>오인섭 (80살): "(경로당에)남자 한둘이 가서 앉아 있을 이유가 없단 말예요.여자들끼리 편하게 놀라고.(경로당에 안가죠) " <인터뷰>한기분 (84살): "우리는 3년 묵은 부엌에 가서도 뭐라도 뜯어 먹고 온데요. (그런데)할아버지들은 못 먹거든. (먹을 게)있어도 찾아 먹을 지를 몰라." 현실로 다가온 무병장수의 꿈. 이 꿈이 남성에게도 실현되기 위해서는 자기 건강은 스스로 돌보는 노력과 함께 주변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개방된 자세가 필요합니다. KBS뉴스 이주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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