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vs김인식 ‘60대 명장, 여유있는 결투’

입력 2007.04.0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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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60대 사령탑인 김성근(65) SK 와이번스 감독과 김인식(60) 한화 이글스 감독이 정규리그의 출발선에 선 표정은 닮으면서도 달랐다.
올해 우승 후보로 꼽히는 두 팀의 첫 경기가 펼쳐진 6일 오후 대전야구장.
두 감독은 산전수전 겪은 베테랑 감독으로서 나란히 여유를 보였지만 세월도 바꿀 수 없는 승부욕은 여전했다.
김성근 감독은 개막전을 앞두고 소감을 묻자 "별로 긴장되지 않는다"면서 "과거처럼 어떤 강박관념은 없다. 예전에는 선발오더(타순)를 짜려면 1-2시간 필요했는데 오늘은 5분도 걸리지 않았다"고 웃음을 보였다.
그는 불펜에서 연습피칭을 하던 투수 김원형을 지켜 본 뒤 "김원형을 10년 동안 봤는데 올해처럼 제구력이 좋았던 적이 없다. 주장으로 전지훈련에서 술을 전혀 먹지 않았다"고 흐뭇해했다.
2002년 LG 트윈스를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끈 뒤 다섯 시즌 만에 국내 프로야구에 복귀한 김 감독의 넉넉한 웃음은 SK가 팬들을 위한 `재미있는 야구'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데이터 야구'의 대명사로 불리던 꼼꼼한 지휘 방식을 바꾼 덕분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팀 전력을 놓고 과거와 고민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조직에 직접 들어가서 일일이 지시했지만 이제는 멀리서 지켜보고 코치들에게 맡긴다. 요새는 할일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막 3연전 상대인 한화에 대해서는 "방망이, 투수, 벤치 모두 강하다. 우리는 원정경기이기 때문에 2승1패를 해도 잘하는 것이다"고 대답했다.
김성근 감독은 "남들이 우리를 우승후보로 말하는데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는 지난 해 가을부터 모든 훈련을 실전처럼 긴장감을 갖고 열심히 했다. 선수들이 잘해주리라 믿는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 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으로 `국민감독'으로 떠오른 김인식 감독도 여유가 넘치기는 마찬가지였다.
김인식 감독은 `김성근 감독이 한화 벤치가 좋다고 평가했다'고 하자 "우리 벤치가 따뜻하긴 해"라고 특유의 농담을 던져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김인식 감독은 SK의 평가에 대해서는 "공격은 달라진 것 같지 않은데 용병들을 중심으로 투수력이 확실히 보강됐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기분을 묻는 질문에는 김성근 감독과 달리 "매년 개막전은 설렌다. 아무래도 첫 게임은 긴장하게 돼 있다. 사실 떨린다"고 다소 엄살섞인 대답을 내놓았다.
풍부한 경륜으로 한국 프로야구를 살찌우고 있는 두 노 감독이 앞으로 어떤 대결을 펼치고 성적표를 받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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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근vs김인식 ‘60대 명장, 여유있는 결투’
    • 입력 2007-04-06 18:06:13
    연합뉴스
한국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60대 사령탑인 김성근(65) SK 와이번스 감독과 김인식(60) 한화 이글스 감독이 정규리그의 출발선에 선 표정은 닮으면서도 달랐다. 올해 우승 후보로 꼽히는 두 팀의 첫 경기가 펼쳐진 6일 오후 대전야구장. 두 감독은 산전수전 겪은 베테랑 감독으로서 나란히 여유를 보였지만 세월도 바꿀 수 없는 승부욕은 여전했다. 김성근 감독은 개막전을 앞두고 소감을 묻자 "별로 긴장되지 않는다"면서 "과거처럼 어떤 강박관념은 없다. 예전에는 선발오더(타순)를 짜려면 1-2시간 필요했는데 오늘은 5분도 걸리지 않았다"고 웃음을 보였다. 그는 불펜에서 연습피칭을 하던 투수 김원형을 지켜 본 뒤 "김원형을 10년 동안 봤는데 올해처럼 제구력이 좋았던 적이 없다. 주장으로 전지훈련에서 술을 전혀 먹지 않았다"고 흐뭇해했다. 2002년 LG 트윈스를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끈 뒤 다섯 시즌 만에 국내 프로야구에 복귀한 김 감독의 넉넉한 웃음은 SK가 팬들을 위한 `재미있는 야구'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데이터 야구'의 대명사로 불리던 꼼꼼한 지휘 방식을 바꾼 덕분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팀 전력을 놓고 과거와 고민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조직에 직접 들어가서 일일이 지시했지만 이제는 멀리서 지켜보고 코치들에게 맡긴다. 요새는 할일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막 3연전 상대인 한화에 대해서는 "방망이, 투수, 벤치 모두 강하다. 우리는 원정경기이기 때문에 2승1패를 해도 잘하는 것이다"고 대답했다. 김성근 감독은 "남들이 우리를 우승후보로 말하는데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는 지난 해 가을부터 모든 훈련을 실전처럼 긴장감을 갖고 열심히 했다. 선수들이 잘해주리라 믿는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 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으로 `국민감독'으로 떠오른 김인식 감독도 여유가 넘치기는 마찬가지였다. 김인식 감독은 `김성근 감독이 한화 벤치가 좋다고 평가했다'고 하자 "우리 벤치가 따뜻하긴 해"라고 특유의 농담을 던져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김인식 감독은 SK의 평가에 대해서는 "공격은 달라진 것 같지 않은데 용병들을 중심으로 투수력이 확실히 보강됐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기분을 묻는 질문에는 김성근 감독과 달리 "매년 개막전은 설렌다. 아무래도 첫 게임은 긴장하게 돼 있다. 사실 떨린다"고 다소 엄살섞인 대답을 내놓았다. 풍부한 경륜으로 한국 프로야구를 살찌우고 있는 두 노 감독이 앞으로 어떤 대결을 펼치고 성적표를 받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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