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5부제 피하려고 관용차 2대 운용

입력 2007.04.09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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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차량 5부제엔 걸리지 않기위해 수천만원짜리 고급 관용차를 한대 더 사서 운용하는 그런 공공기관이 있습니다.

도대체 어느 기관일까요?

김시원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오전 8시 반, 경기도 교육감 관사 앞.

교육감 출근 시간에 맞춰 관용차 한 대가 들어옵니다.

한 대에 6천만 원 정도하는 2007년식 에쿠스 승용차입니다.

이번에는 경기도 교육청에 가봤습니다.

교육감이 차를 바꾸기 직전에 탔던 뉴 체어맨 승용차 한 대가 서 있습니다.

아직 2년 밖에 안됐고, 주행거리도 5만 km에 불과한 차입니다.

관용 차량 규칙에는 차량을 구입한 지 5년이 지났거나, 주행거리가 12만 킬로미터를 넘었을 때 바꿀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관용차를 바꿀 수 있었을까.

알고보니 의전용으로 새 관용차를 추가 구입한 뒤, 정작 새 차는 교육감이 대신 타고 원래 체어맨 승용차를 의전용으로 돌린 것입니다.

<녹취> 관용차량 관계자 : "추가적으로 필요해 산거지 교체나 그런 것때문에 산게 아니에요. (예전 차는)의전용과 업무용으로 같이 쓴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실제 그런지 외빈 접대와 업무용으로 쓰인다는 의전용 차량, 즉 체어맨의 운행 일지를 확인해 봤습니다.

지난 1월 24일 차량을 바꾼 뒤 일주일에 딱 한 번, 매주 월요일에만 차가 움직였습니다.

새 교육감 차의 끝번호는 '1'번, 결국 교육감이 차량 요일제로 '1'번 차를 쓸 수 없는 월요일에만, '의전용' 차를 타고 출근한 것입니다.

이용자는 단 한사람, 외빈은 없고 교육감 뿐입니다.

사실상 관용차 두 대를 운영한 셈입니다.

<녹취>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 : "다 아시면서 그래요. 의전용이라고 해도 다 그렇게 쓰는거에요."

이번에는 서울시 교육청.

서울시 교육감도 지난해, 2년도 안된 다이너스티를 에쿠스로 바꿨습니다.

역시 의전용 차량으로 새 차를 산 뒤 기존의 교육감 차와 맞바꾸는 방식입니다.

<녹취> 관용차량 관계자 : "용도만 교육감이 쓰시던 거를 의전용으로 바꾸는 건데 교육감이 많이 사용하시니까."

지금은 의전용으로 쓰이고 있는 서울시 교육감의 전 관용차량입니다.

2년 밖에 안된 고급차량이지만 이렇게 먼지만 쌓였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이 차량이 의전용으로 운행한 적은 단 3번.

3천만 원 넘는 차를 주차장에 그냥 세워놓고, 보험료와 기름값 등 관리비만 1년에 수백만 원씩 쏟아붓고 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서울시 교육청은 먼지만 쌓인 '애물단지' 의전용 차량을 팔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5천억 원 넘는 지방채를 발행해 재정적인 압박을 받고 있으며, 경기도 교육청도 지난해에야 5천여억 원의 부채 가운데 일부를 갚았을 정도입니다.

현장추적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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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5부제 피하려고 관용차 2대 운용
    • 입력 2007-04-09 21:14:22
    뉴스 9
<앵커 멘트> 차량 5부제엔 걸리지 않기위해 수천만원짜리 고급 관용차를 한대 더 사서 운용하는 그런 공공기관이 있습니다. 도대체 어느 기관일까요? 김시원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오전 8시 반, 경기도 교육감 관사 앞. 교육감 출근 시간에 맞춰 관용차 한 대가 들어옵니다. 한 대에 6천만 원 정도하는 2007년식 에쿠스 승용차입니다. 이번에는 경기도 교육청에 가봤습니다. 교육감이 차를 바꾸기 직전에 탔던 뉴 체어맨 승용차 한 대가 서 있습니다. 아직 2년 밖에 안됐고, 주행거리도 5만 km에 불과한 차입니다. 관용 차량 규칙에는 차량을 구입한 지 5년이 지났거나, 주행거리가 12만 킬로미터를 넘었을 때 바꿀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관용차를 바꿀 수 있었을까. 알고보니 의전용으로 새 관용차를 추가 구입한 뒤, 정작 새 차는 교육감이 대신 타고 원래 체어맨 승용차를 의전용으로 돌린 것입니다. <녹취> 관용차량 관계자 : "추가적으로 필요해 산거지 교체나 그런 것때문에 산게 아니에요. (예전 차는)의전용과 업무용으로 같이 쓴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실제 그런지 외빈 접대와 업무용으로 쓰인다는 의전용 차량, 즉 체어맨의 운행 일지를 확인해 봤습니다. 지난 1월 24일 차량을 바꾼 뒤 일주일에 딱 한 번, 매주 월요일에만 차가 움직였습니다. 새 교육감 차의 끝번호는 '1'번, 결국 교육감이 차량 요일제로 '1'번 차를 쓸 수 없는 월요일에만, '의전용' 차를 타고 출근한 것입니다. 이용자는 단 한사람, 외빈은 없고 교육감 뿐입니다. 사실상 관용차 두 대를 운영한 셈입니다. <녹취>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 : "다 아시면서 그래요. 의전용이라고 해도 다 그렇게 쓰는거에요." 이번에는 서울시 교육청. 서울시 교육감도 지난해, 2년도 안된 다이너스티를 에쿠스로 바꿨습니다. 역시 의전용 차량으로 새 차를 산 뒤 기존의 교육감 차와 맞바꾸는 방식입니다. <녹취> 관용차량 관계자 : "용도만 교육감이 쓰시던 거를 의전용으로 바꾸는 건데 교육감이 많이 사용하시니까." 지금은 의전용으로 쓰이고 있는 서울시 교육감의 전 관용차량입니다. 2년 밖에 안된 고급차량이지만 이렇게 먼지만 쌓였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이 차량이 의전용으로 운행한 적은 단 3번. 3천만 원 넘는 차를 주차장에 그냥 세워놓고, 보험료와 기름값 등 관리비만 1년에 수백만 원씩 쏟아붓고 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서울시 교육청은 먼지만 쌓인 '애물단지' 의전용 차량을 팔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5천억 원 넘는 지방채를 발행해 재정적인 압박을 받고 있으며, 경기도 교육청도 지난해에야 5천여억 원의 부채 가운데 일부를 갚았을 정도입니다. 현장추적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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