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등 진원지, ‘재건축’ 지금은?

입력 2007.04.17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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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대책으로 올해 들어 집값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대세 하락기에 접어든 것인지, 최근의 집값 동향과 전망을 집중 점검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집값 폭등의 진원지였던 재건축 단지의 실태는 어떤지 김나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신천동의 이 아파트는 지난 2월 재건축 추진을 보류한다는 공문을 모든 세대에 보냈습니다.

현행법상 재건축은 재산상 손해가 커 현 시점에서 재건축 추진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녹취> 아파트 관계자 : "(분양가) 상한제가 아니면 분양한 사람한테 많이 받아서 하면 되는데, (이젠)건축비를 많이 내고 헌 집과 새 집 차이만 있는 거죠."

이렇다 보니 최근 몇 년 사이 재건축 아파트를 산 사람들은 요즘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지난 2004년 재건축 아파트를 구입한 이상욱 씨도 재건축에 대한 환상이 깨진 지는 이미 오래, 그렇다고 마음대로 팔고 이사 갈 수도 없습니다.

조합설립인가가 난 재건축 단지의 경우 지난 2004년 이후 집을 구입한 사람들은 전매 제한에 묶여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상욱 : "살 때는 알고 샀죠. 이 정도는 버틸 수 있겠다 했는데, 이젠 기약이 없어져 버렸기 때문에 언제까지 버텨야 되는지..."

경기도 과천의 주공 2단지는 지난주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습니다.

지난해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을 때만 해도 16평 가격이 9억 원까지 치솟는 등 부르는 게 값이었지만 지금은 매수 문의도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김정이(공인중개사) : "정반대 현상이죠. 지금 시세 문의하는 거 보면 거의들 주인들이세요. 혹시 올라가지 않았나 싶어서..."

이처럼 거래 자체가 크게 줄어들면서 중개수수료로 돈을 버는 재건축 단지 공인중개업소들도 예전보다 상황이 어려워졌습니다.

재건축 단지에서 10년 넘게 공인중개업을 해온 박효근씨 부부.

점심식사는 집에서 준비해온 도시락과 라면입니다.

홍보비와 운영비를 아끼다가 이젠 식비까지 줄여보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박효근(공인중개사) : "뭐든지 아껴야죠. 저희들 지금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의 저희들의 자구책이랄까."

견디지 못한 공인중개업소들은 아예 팔려고 내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순애(공인중개사/서울시 잠원동) : "부동산을 매각하려는 업소가 10군데 정도로 늘었고요. 그 중에는 작년 연말에 신규로 부동산을 차려서 한 곳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민 가운데는 아직도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녹취> 재건축 단지 주민 : "정부가 새로 바뀌고 하면 재건축에 대한 새로운 법이 안 생길까."

겹겹이 쌓인 규제로 진퇴양난에 빠진 재건축 단지.

대한민국 집값 폭등 1번지의 현주소입니다.

KBS 뉴스 김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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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 폭등 진원지, ‘재건축’ 지금은?
    • 입력 2007-04-17 21: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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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대책으로 올해 들어 집값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대세 하락기에 접어든 것인지, 최근의 집값 동향과 전망을 집중 점검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집값 폭등의 진원지였던 재건축 단지의 실태는 어떤지 김나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신천동의 이 아파트는 지난 2월 재건축 추진을 보류한다는 공문을 모든 세대에 보냈습니다. 현행법상 재건축은 재산상 손해가 커 현 시점에서 재건축 추진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녹취> 아파트 관계자 : "(분양가) 상한제가 아니면 분양한 사람한테 많이 받아서 하면 되는데, (이젠)건축비를 많이 내고 헌 집과 새 집 차이만 있는 거죠." 이렇다 보니 최근 몇 년 사이 재건축 아파트를 산 사람들은 요즘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지난 2004년 재건축 아파트를 구입한 이상욱 씨도 재건축에 대한 환상이 깨진 지는 이미 오래, 그렇다고 마음대로 팔고 이사 갈 수도 없습니다. 조합설립인가가 난 재건축 단지의 경우 지난 2004년 이후 집을 구입한 사람들은 전매 제한에 묶여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상욱 : "살 때는 알고 샀죠. 이 정도는 버틸 수 있겠다 했는데, 이젠 기약이 없어져 버렸기 때문에 언제까지 버텨야 되는지..." 경기도 과천의 주공 2단지는 지난주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습니다. 지난해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을 때만 해도 16평 가격이 9억 원까지 치솟는 등 부르는 게 값이었지만 지금은 매수 문의도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김정이(공인중개사) : "정반대 현상이죠. 지금 시세 문의하는 거 보면 거의들 주인들이세요. 혹시 올라가지 않았나 싶어서..." 이처럼 거래 자체가 크게 줄어들면서 중개수수료로 돈을 버는 재건축 단지 공인중개업소들도 예전보다 상황이 어려워졌습니다. 재건축 단지에서 10년 넘게 공인중개업을 해온 박효근씨 부부. 점심식사는 집에서 준비해온 도시락과 라면입니다. 홍보비와 운영비를 아끼다가 이젠 식비까지 줄여보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박효근(공인중개사) : "뭐든지 아껴야죠. 저희들 지금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의 저희들의 자구책이랄까." 견디지 못한 공인중개업소들은 아예 팔려고 내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순애(공인중개사/서울시 잠원동) : "부동산을 매각하려는 업소가 10군데 정도로 늘었고요. 그 중에는 작년 연말에 신규로 부동산을 차려서 한 곳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민 가운데는 아직도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녹취> 재건축 단지 주민 : "정부가 새로 바뀌고 하면 재건축에 대한 새로운 법이 안 생길까." 겹겹이 쌓인 규제로 진퇴양난에 빠진 재건축 단지. 대한민국 집값 폭등 1번지의 현주소입니다. KBS 뉴스 김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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