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소 ‘만 18세’…보육원생 갈 곳이 없다

입력 2007.04.18 (22:23) 수정 2007.04.19 (10:4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부모없는 청소년들이 보육원에서 머물 수 있는 나이는 만 18살까집니다.

그러니까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보육원을 나가 혼자 살아나가야 하는데 대부분 막막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선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자마자 보육원을 나와야 했던 한모군,

당장 갈 곳이 없어 친구 집과 아는 사람들의 집을 2년째 전전하고 있습니다.

<녹취> 한모 군 : "집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생활비, 식비 다 들어가는 거니까 많이 힘들지요."

아동복지법은 장애자나 대학 진학자 등 특별한 경우를 빼곤 만 18세가 되면 보육원을 나가도록 못 박고 있습니다.

이 규정 때문에 보육원을 퇴소하는 청소년은 한 해 천 여 명.

정부에서 자립지원금으로 2백만원 정도를 받지만, 이 돈으론 변변한 월셋방도 구하기 벅찹니다.

운 좋게 대학에 진학해 현재 보육원에 머물고 있는 김모군, 대학에 떨어지면 보육원을 나가야 한다는 불안감에 수년동안 마음고생을 했고 병까지 걸렸었다고 털어놓습니다.

<녹취> 김모 군 (대학 2학년) : "고3때 기흉이라고 해서 허파에 바람이 새는 거 그게 걸려서 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어요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까..."

김군의 경우 보육원 동기 15명 가운데 10명은 아직도 고시원을 전전하며 아르바이트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2명은 견디다 못해 자원입대했습니다.

보육원에 5년 이상 있으면 군 면제 대상이지만 뾰족한 생계 대책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노봉련(보육원 원장) : "27세 이상 28세나 돼야 자립이 가능한데 우리 아이들은 엄마 아빠 도움도 없고 배경도 없고 그런 상황에서 18세에 나가 살아라, 지금까지 키워줬으면 됐다."

미국과 일본 등도 만18세까지만 보육원에 머물 수 있지만 21세까지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자립을 도와 줍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최소한 만 20세까지만이라도 보육원에 머물 수 있도록 하자는 개정안마저 2년째 국회에 계류돼 있습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퇴소 ‘만 18세’…보육원생 갈 곳이 없다
    • 입력 2007-04-18 21:36:39
    • 수정2007-04-19 10:45:11
    뉴스 9
<앵커 멘트> 부모없는 청소년들이 보육원에서 머물 수 있는 나이는 만 18살까집니다. 그러니까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보육원을 나가 혼자 살아나가야 하는데 대부분 막막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선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자마자 보육원을 나와야 했던 한모군, 당장 갈 곳이 없어 친구 집과 아는 사람들의 집을 2년째 전전하고 있습니다. <녹취> 한모 군 : "집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생활비, 식비 다 들어가는 거니까 많이 힘들지요." 아동복지법은 장애자나 대학 진학자 등 특별한 경우를 빼곤 만 18세가 되면 보육원을 나가도록 못 박고 있습니다. 이 규정 때문에 보육원을 퇴소하는 청소년은 한 해 천 여 명. 정부에서 자립지원금으로 2백만원 정도를 받지만, 이 돈으론 변변한 월셋방도 구하기 벅찹니다. 운 좋게 대학에 진학해 현재 보육원에 머물고 있는 김모군, 대학에 떨어지면 보육원을 나가야 한다는 불안감에 수년동안 마음고생을 했고 병까지 걸렸었다고 털어놓습니다. <녹취> 김모 군 (대학 2학년) : "고3때 기흉이라고 해서 허파에 바람이 새는 거 그게 걸려서 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어요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까..." 김군의 경우 보육원 동기 15명 가운데 10명은 아직도 고시원을 전전하며 아르바이트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2명은 견디다 못해 자원입대했습니다. 보육원에 5년 이상 있으면 군 면제 대상이지만 뾰족한 생계 대책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노봉련(보육원 원장) : "27세 이상 28세나 돼야 자립이 가능한데 우리 아이들은 엄마 아빠 도움도 없고 배경도 없고 그런 상황에서 18세에 나가 살아라, 지금까지 키워줬으면 됐다." 미국과 일본 등도 만18세까지만 보육원에 머물 수 있지만 21세까지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자립을 도와 줍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최소한 만 20세까지만이라도 보육원에 머물 수 있도록 하자는 개정안마저 2년째 국회에 계류돼 있습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