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마약류 ‘식욕억제제’ 불법 유통

입력 2007.04.19 (22:25) 수정 2007.04.1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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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다이어트를 위한 식욕억제제 가운데 상당수는 마약류로 분류돼있어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약품이 마약대용으로 유흥가등에서 은밀하게 유통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이재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개인병원.

지난 1월 서 모 여인은 이곳에서 다이어트를 한다며 식욕억제제 100정을 처방받았습니다.

평소 자주 찾아오던 손님이라 의사는 별 의심 없이 처방전을 내줬습니다.

<녹취>김00(의사): "50정을 처방받아갔다. 15일 후에 와서는 잃어버렸다더니 외국에 간다고 해서 50정을 처방해줬다."

서 씨와 남편은 이렇게 다량으로 구한 식욕억제제를 한 정에 2천 원씩 받고 주변 사람들에게 팔았습니다.

주 고객은 서울 장안동 일대 안마시술소에 근무하는 여종업원들.

처방전에는 하루 한 알 복용으로 정해져 있었지만, 여종업원들은 하루 서너 알씩 복용했습니다.

피로를 덜 느낄 수 있고 몽롱한 느낌이 온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녹취>김00(안마시술소 여종업원): "잠 안오구 멍해지고요, 이걸 안 먹으면 불안해. 내 주위 사람은 거의 다 먹어요."

경찰에 덜미를 잡힌 서씨 부부는 이런 수법으로 지난 1월부터 모두 천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국내 시판중인 식욕억제제 가운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것은 모두 40여 제품.

이들 제품을 적정량 이상으로 복용하면 혈압을 높이는 등 각종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녹취>박민선(서울대 가정의학과 전문의): "혈압을 높일 수 있고, 심장질환, 폐질환 환자들은 피해야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이런 위험성 때문에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전국 병원과 약국에 지침을 보냈습니다.

최대 4주 동안만 복용할 것, 그리고 최소 용량만을 투여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일선 병원에서는 그런 지침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녹취>00병원 관계자: "우리는 그런 지침 받은 적이 없다. 보건소에 확인해보니 괜찮다고 그랬다."

경찰은 안마시술소와 고급 술집 등에서 이런 방식으로 마약류 성분의 식욕억제제가 불법 유통되고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이재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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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마약류 ‘식욕억제제’ 불법 유통
    • 입력 2007-04-19 21:26:58
    • 수정2007-04-19 23: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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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다이어트를 위한 식욕억제제 가운데 상당수는 마약류로 분류돼있어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약품이 마약대용으로 유흥가등에서 은밀하게 유통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이재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개인병원. 지난 1월 서 모 여인은 이곳에서 다이어트를 한다며 식욕억제제 100정을 처방받았습니다. 평소 자주 찾아오던 손님이라 의사는 별 의심 없이 처방전을 내줬습니다. <녹취>김00(의사): "50정을 처방받아갔다. 15일 후에 와서는 잃어버렸다더니 외국에 간다고 해서 50정을 처방해줬다." 서 씨와 남편은 이렇게 다량으로 구한 식욕억제제를 한 정에 2천 원씩 받고 주변 사람들에게 팔았습니다. 주 고객은 서울 장안동 일대 안마시술소에 근무하는 여종업원들. 처방전에는 하루 한 알 복용으로 정해져 있었지만, 여종업원들은 하루 서너 알씩 복용했습니다. 피로를 덜 느낄 수 있고 몽롱한 느낌이 온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녹취>김00(안마시술소 여종업원): "잠 안오구 멍해지고요, 이걸 안 먹으면 불안해. 내 주위 사람은 거의 다 먹어요." 경찰에 덜미를 잡힌 서씨 부부는 이런 수법으로 지난 1월부터 모두 천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국내 시판중인 식욕억제제 가운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것은 모두 40여 제품. 이들 제품을 적정량 이상으로 복용하면 혈압을 높이는 등 각종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녹취>박민선(서울대 가정의학과 전문의): "혈압을 높일 수 있고, 심장질환, 폐질환 환자들은 피해야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이런 위험성 때문에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전국 병원과 약국에 지침을 보냈습니다. 최대 4주 동안만 복용할 것, 그리고 최소 용량만을 투여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일선 병원에서는 그런 지침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녹취>00병원 관계자: "우리는 그런 지침 받은 적이 없다. 보건소에 확인해보니 괜찮다고 그랬다." 경찰은 안마시술소와 고급 술집 등에서 이런 방식으로 마약류 성분의 식욕억제제가 불법 유통되고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이재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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