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가 만난 사람] ‘건반 위의 자유’ 뇌성마비 피아니스트 김경민

입력 2007.04.20 (09:26) 수정 2007.04.2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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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피아노를 처음 접하게 되면 아무래도 흰 색과 검은 색 건반 사이에서 두려움부터 드는게 사실이죠?

그런데 손가락 하나 제대로 펼 수 없으면서도 피아노 건반 위에서 자유를 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지난해 자신의 연주 모습을 인터넷에 올려 화제가 됐던 뇌성마비 장애인 피아니스트 김경민 씨입니다.

김 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공연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요.

4월 20일 오늘 장애인의 날을 맞아 이주한 앵커가 김경민 씨를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뒤틀린 손가락과 성치않은 몸... 하지만 손가락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은 어느 새 콘서트 홀을 뜨겁게 달굽니다.

이마에는 연신 구슬 땀이 흐르지만 건반 위 손가락에선 희망의 선율이 솟아납니다.

바로 곁에서 그의 연주를 듣고 있자니 가슴 한켠이 뭉클해졌습니다. 그런데 악보를 모두 외워서 하더군요.

<인터뷰> 김경민(27살/뇌성마비 피아니스트): "예의상...(그렇게 해요) 관객에 대한 예의로..."

'흰 건반 위 자유', 지난달 그의 첫 독주회 제목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김경민 씨는 피아노 앞에서 자신의 고통을 잠시 잊습니다.

자유를 향한 힘찬 날개짓을 하기까지 김경민 씨에겐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14살 때 우연히 옆 집 학원에서 배운 피아노, 당시에는 손가락 하나 제대로 움직이기 힘들었습니다.

<인터뷰> 김경민(27살/뇌성마비 피아니스트): "다른 사람보다 연습을 네배 정도 많이 해요, 하루에 많이 할 때는 8시간도 하고..."

그만의 비법, 바로 이렇게 손가락에 연필을 끼고 건반을 쳤다고 하네요.

이같은 김씨의 노력 뒤에는 든든한 정신적 후원자가 있었습니다. 14살 때 김씨에게 피아노를 알게 해줬던 바로 이 사람, 지성숙 씨입니다.

장애인을 가르쳐 본 적이 없었던만큼 김씨가 처음 피아노를 배우겠다고 했을 때 지씨는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선생님의 그런 속내를 아는지 김경민 씨는 고마움을 잊지 못합니다.

<인터뷰> 김경민(27살/뇌성마비 피아니스트): "제가 좀 더 노력해서 많은 결실을 맺는다면 그만큼 보답이 없는 것 같아요."

김 씨의 요즘 하루는 눈코 뜰새 없이 바쁩니다.

독주회에 이어 다음달에는 두 차례의 협연, 그리고 오는 6월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첫 해외공연이 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경민(27살/뇌성마비 피아니스트):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되고 노력해야죠."

생계 유지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컴퓨터 정비를 하는 짬짬이 공연연습에 구슬 땀을 흘립니다.

인터뷰 당일에도 새벽 4시까지 연습을 했다는데요..이웃을 생각해 최근에는 디지털 피아노까지 장만했습니다.

지난해 자신이 직접 연주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김경민 씨는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항상 웃는 얼굴로 이제는 많은 팬도 확보했습니다.

<인터뷰> 김경민(27살/뇌성마비 피아니스트): "우리 부모님은 (저를 밖으로) 내보내셨거든요. 깨지든 말든, 대인관계는 악영향이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걱정은 하셨겠지만 현명한 판단이 아닐까..."

이런 세월을 보냈기 때문일까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친구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강조합니다.

<인터뷰> 김경민(27살/뇌성마비 피아니스트): "노력의 댓가는 분명 있다고 생각해요. 끝없이 노력하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는 거에요. 너무 좌절하지 말고 힘닿는데까지 해봤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원하는 건 뭐든지."

김경민 씨는 선천적으로 뇌성마비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고 들었는데, 보다 보니까 대단한 의지로 이를 극복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죠?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빛을 안겨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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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가 만난 사람] ‘건반 위의 자유’ 뇌성마비 피아니스트 김경민
    • 입력 2007-04-20 08: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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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피아노를 처음 접하게 되면 아무래도 흰 색과 검은 색 건반 사이에서 두려움부터 드는게 사실이죠? 그런데 손가락 하나 제대로 펼 수 없으면서도 피아노 건반 위에서 자유를 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지난해 자신의 연주 모습을 인터넷에 올려 화제가 됐던 뇌성마비 장애인 피아니스트 김경민 씨입니다. 김 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공연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요. 4월 20일 오늘 장애인의 날을 맞아 이주한 앵커가 김경민 씨를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뒤틀린 손가락과 성치않은 몸... 하지만 손가락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은 어느 새 콘서트 홀을 뜨겁게 달굽니다. 이마에는 연신 구슬 땀이 흐르지만 건반 위 손가락에선 희망의 선율이 솟아납니다. 바로 곁에서 그의 연주를 듣고 있자니 가슴 한켠이 뭉클해졌습니다. 그런데 악보를 모두 외워서 하더군요. <인터뷰> 김경민(27살/뇌성마비 피아니스트): "예의상...(그렇게 해요) 관객에 대한 예의로..." '흰 건반 위 자유', 지난달 그의 첫 독주회 제목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김경민 씨는 피아노 앞에서 자신의 고통을 잠시 잊습니다. 자유를 향한 힘찬 날개짓을 하기까지 김경민 씨에겐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14살 때 우연히 옆 집 학원에서 배운 피아노, 당시에는 손가락 하나 제대로 움직이기 힘들었습니다. <인터뷰> 김경민(27살/뇌성마비 피아니스트): "다른 사람보다 연습을 네배 정도 많이 해요, 하루에 많이 할 때는 8시간도 하고..." 그만의 비법, 바로 이렇게 손가락에 연필을 끼고 건반을 쳤다고 하네요. 이같은 김씨의 노력 뒤에는 든든한 정신적 후원자가 있었습니다. 14살 때 김씨에게 피아노를 알게 해줬던 바로 이 사람, 지성숙 씨입니다. 장애인을 가르쳐 본 적이 없었던만큼 김씨가 처음 피아노를 배우겠다고 했을 때 지씨는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선생님의 그런 속내를 아는지 김경민 씨는 고마움을 잊지 못합니다. <인터뷰> 김경민(27살/뇌성마비 피아니스트): "제가 좀 더 노력해서 많은 결실을 맺는다면 그만큼 보답이 없는 것 같아요." 김 씨의 요즘 하루는 눈코 뜰새 없이 바쁩니다. 독주회에 이어 다음달에는 두 차례의 협연, 그리고 오는 6월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첫 해외공연이 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경민(27살/뇌성마비 피아니스트):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되고 노력해야죠." 생계 유지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컴퓨터 정비를 하는 짬짬이 공연연습에 구슬 땀을 흘립니다. 인터뷰 당일에도 새벽 4시까지 연습을 했다는데요..이웃을 생각해 최근에는 디지털 피아노까지 장만했습니다. 지난해 자신이 직접 연주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김경민 씨는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항상 웃는 얼굴로 이제는 많은 팬도 확보했습니다. <인터뷰> 김경민(27살/뇌성마비 피아니스트): "우리 부모님은 (저를 밖으로) 내보내셨거든요. 깨지든 말든, 대인관계는 악영향이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걱정은 하셨겠지만 현명한 판단이 아닐까..." 이런 세월을 보냈기 때문일까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친구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강조합니다. <인터뷰> 김경민(27살/뇌성마비 피아니스트): "노력의 댓가는 분명 있다고 생각해요. 끝없이 노력하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는 거에요. 너무 좌절하지 말고 힘닿는데까지 해봤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원하는 건 뭐든지." 김경민 씨는 선천적으로 뇌성마비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고 들었는데, 보다 보니까 대단한 의지로 이를 극복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죠?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빛을 안겨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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