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숙려제, 가정 해체 막는다

입력 2007.05.0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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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범 실시한 지 2년이 된 이혼숙려제도가 가정해체를 막는데 큰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10쌍중 2쌍꼴로 이혼청구를 취하했습니다.

이효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0살 김 모 씨 부부는 지난 2005년 이혼에 합의하고 법원을 찾았습니다.

모두 불같은 성격에 갈등과 폭력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이혼 카드를 꺼낸 것.

하지만 법원의 안내에 따라 상담을 받고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대화로 오해를 풀었고, 이혼을 택했을 때 겪어야 할 대가도 냉정하게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이전에도 한번 홧김에 이혼을 했다 석달도 못 돼 재결합했던 김 씨 부부도 상담 한시간만에 마음을 돌렸습니다.

<인터뷰> 곽배희(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우리는 이게 끝이다, 이렇게 마음 먹고 욱하는 화 때문에 (법원에) 갔지만, 상담을 받다보니까 다시 생각을 하게 되고..."

이처럼 성급한 이혼을 줄이고 이혼 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원이 도입한 이혼숙려제가 톡톡히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협의이혼을 신청하는 부부에게 3주간의 유예기간을 거치거나 전문가의 상담을 받게 했고 그 결과 이혼을 취하하는 부부는 10쌍 중 두쌍까지 늘었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의 경우 10%도 안 되던 협의 이혼 취하율은 이혼숙려제 실시 첫 해인 2005년 크게 높아졌고 지난해 꾸준히 늘어 올 2월까지는 20%를 웃돌았습니다.

부산지법은 이혼취하율이 무려 네 배 가까이 높아졌고 대구지법도 효과를 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터뷰> 변현철(대법원 공보관) : "단순히 이혼을 말리는것이 아니라 이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으로 '홧김 이혼'을 줄이는 데 성화를 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혼이 오히려 늦춰지면서 여성이 겪는 경제적 곤란이 커지고 상담 제도가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있는 만큼 보완책에 대한 논의도 활발합니다.

<인터뷰> 조인섭(변호사) : "이혼숙려기간 중에 당사자들에 대한 경제적인 보호 장치가 마련돼야 하겠고요, 상담의 질이나 수준을 높여서..."

시범 실시 2년 남짓 만에 일단 상당한 성과를 거둔 이혼숙려제도가 가정 해체를 막는 보다 효과적인 제도로 자리잡을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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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숙려제, 가정 해체 막는다
    • 입력 2007-05-07 21:30:27
    뉴스 9
<앵커 멘트> 시범 실시한 지 2년이 된 이혼숙려제도가 가정해체를 막는데 큰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10쌍중 2쌍꼴로 이혼청구를 취하했습니다. 이효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0살 김 모 씨 부부는 지난 2005년 이혼에 합의하고 법원을 찾았습니다. 모두 불같은 성격에 갈등과 폭력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이혼 카드를 꺼낸 것. 하지만 법원의 안내에 따라 상담을 받고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대화로 오해를 풀었고, 이혼을 택했을 때 겪어야 할 대가도 냉정하게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이전에도 한번 홧김에 이혼을 했다 석달도 못 돼 재결합했던 김 씨 부부도 상담 한시간만에 마음을 돌렸습니다. <인터뷰> 곽배희(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우리는 이게 끝이다, 이렇게 마음 먹고 욱하는 화 때문에 (법원에) 갔지만, 상담을 받다보니까 다시 생각을 하게 되고..." 이처럼 성급한 이혼을 줄이고 이혼 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원이 도입한 이혼숙려제가 톡톡히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협의이혼을 신청하는 부부에게 3주간의 유예기간을 거치거나 전문가의 상담을 받게 했고 그 결과 이혼을 취하하는 부부는 10쌍 중 두쌍까지 늘었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의 경우 10%도 안 되던 협의 이혼 취하율은 이혼숙려제 실시 첫 해인 2005년 크게 높아졌고 지난해 꾸준히 늘어 올 2월까지는 20%를 웃돌았습니다. 부산지법은 이혼취하율이 무려 네 배 가까이 높아졌고 대구지법도 효과를 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터뷰> 변현철(대법원 공보관) : "단순히 이혼을 말리는것이 아니라 이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으로 '홧김 이혼'을 줄이는 데 성화를 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혼이 오히려 늦춰지면서 여성이 겪는 경제적 곤란이 커지고 상담 제도가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있는 만큼 보완책에 대한 논의도 활발합니다. <인터뷰> 조인섭(변호사) : "이혼숙려기간 중에 당사자들에 대한 경제적인 보호 장치가 마련돼야 하겠고요, 상담의 질이나 수준을 높여서..." 시범 실시 2년 남짓 만에 일단 상당한 성과를 거둔 이혼숙려제도가 가정 해체를 막는 보다 효과적인 제도로 자리잡을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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