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만명, 얼굴 없는 대한민국 주민

입력 2007.05.07 (22:18) 수정 2007.05.07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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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국에 온 탈북자 즉 새터민 수가 이제 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이 새터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서울의 한 아파트를 찾아가보니 남북한 주민들이 함께 잘 사는것이 쉽지만은 않아보였습니다.

신강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른바 '새터민 아파트'로 알려진 곳입니다.

전체 1900여 가구 가운데 새터민 가구수가 250가구가 넘습니다.

밤 늦은 시각, 아파트 한쪽에서 새터민과 주민 사이에 심한 말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 "맞은 편에서 너무 시끄러워서 나왔는데... 좀 조용히 해달라고 이랬더니"

새터민은 충돌한 경찰이 술취한 남한 주민의 말만 듣는다며 분통을 터트립니다.

<녹취> 새터민: "아저씨 술 마셨으면 쉬라고 10번을 말했어요 그렇다면 그 사람 때문에 우리가 이야기도 못하겠어요?"

주민과 새터민 사이에 깊은 반목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특히, 새터민 비율이 전체 가구수의 10%를 넘어서면서 일부에선 아예 새터민 전입을 거부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아파트 주민: "그냥 한 떼거리로 모여서 자신들만 영역을 뭉쳐서 완전히 우리가 뒷 전으로 밀려나는 거예요. 우리가 쩔쩔 맨다니까요."

하지만 새터민들은, 자신들의 어려움을 한국 사회가 애써 외면하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취재 중에 한국 정착을 포기하고 제3국으로 망명으로 시도한 이광수씨가 단적인 사례입니다.

<인터뷰> 이광수(제3국 망명시도 새터민): "똑같은 일을 했지만, 한국인과 북한인의 차이 얼마나 사회 일반 하층에서도 차별인 센 지..."

남한 주민과 새터민 들이 평소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심층면접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남한주민들은 절반이상이 별 감정이 없다고 답했고 동포애를 느끼는 사람은 네 명 가운데 1명에 그친 반면에 새터민들은 절반 가까이가 동포애를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또, 주민들의 절반 정도는 새터민들의 아파트 추가 전입에 반대하고 있었으며, 특히, 직접 대면한 적이 있는 주민들일 수록 새터민들에 대한 반감이 오히려 더 커져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황영식(아파트 노인회장): "이 사람들 한 자리에 많이 모을 수록 뭐가 일이 잘 안되요. 분산시켜야 해요."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 온 새터민 1만명, 남북한 체제의 차이와 한국사회의 무관심에 이들은 또 다른 좌절을 겪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강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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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터민 만명, 얼굴 없는 대한민국 주민
    • 입력 2007-05-07 21:37:14
    • 수정2007-05-07 22: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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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국에 온 탈북자 즉 새터민 수가 이제 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이 새터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서울의 한 아파트를 찾아가보니 남북한 주민들이 함께 잘 사는것이 쉽지만은 않아보였습니다. 신강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른바 '새터민 아파트'로 알려진 곳입니다. 전체 1900여 가구 가운데 새터민 가구수가 250가구가 넘습니다. 밤 늦은 시각, 아파트 한쪽에서 새터민과 주민 사이에 심한 말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 "맞은 편에서 너무 시끄러워서 나왔는데... 좀 조용히 해달라고 이랬더니" 새터민은 충돌한 경찰이 술취한 남한 주민의 말만 듣는다며 분통을 터트립니다. <녹취> 새터민: "아저씨 술 마셨으면 쉬라고 10번을 말했어요 그렇다면 그 사람 때문에 우리가 이야기도 못하겠어요?" 주민과 새터민 사이에 깊은 반목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특히, 새터민 비율이 전체 가구수의 10%를 넘어서면서 일부에선 아예 새터민 전입을 거부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아파트 주민: "그냥 한 떼거리로 모여서 자신들만 영역을 뭉쳐서 완전히 우리가 뒷 전으로 밀려나는 거예요. 우리가 쩔쩔 맨다니까요." 하지만 새터민들은, 자신들의 어려움을 한국 사회가 애써 외면하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취재 중에 한국 정착을 포기하고 제3국으로 망명으로 시도한 이광수씨가 단적인 사례입니다. <인터뷰> 이광수(제3국 망명시도 새터민): "똑같은 일을 했지만, 한국인과 북한인의 차이 얼마나 사회 일반 하층에서도 차별인 센 지..." 남한 주민과 새터민 들이 평소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심층면접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남한주민들은 절반이상이 별 감정이 없다고 답했고 동포애를 느끼는 사람은 네 명 가운데 1명에 그친 반면에 새터민들은 절반 가까이가 동포애를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또, 주민들의 절반 정도는 새터민들의 아파트 추가 전입에 반대하고 있었으며, 특히, 직접 대면한 적이 있는 주민들일 수록 새터민들에 대한 반감이 오히려 더 커져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황영식(아파트 노인회장): "이 사람들 한 자리에 많이 모을 수록 뭐가 일이 잘 안되요. 분산시켜야 해요."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 온 새터민 1만명, 남북한 체제의 차이와 한국사회의 무관심에 이들은 또 다른 좌절을 겪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강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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