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침묵 ‘2천 안타 -2’ 제자리

입력 2007.06.08 (22:34) 수정 2007.06.08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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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 안타에 2개만 남겨둔 양준혁(38.삼성)은 8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취재진에 둘려 싸여 모처럼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겼다.
대기록 달성을 앞둔 소회, 가장 아끼는 기록, 기억에 남는 안타 등 숱한 질문이 쏟아졌고 양준혁은 적절한 비유를 섞어가며 청산유수처럼 거침없이 답을 토해냈다.
그는 미소를 띄며 "오늘 안 때리고 내일 칠 것"이라며 짐짓 한가로운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 전 여유와 달리 실전에서는 적당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양준혁의 마음은 급해 보였다. 한 순간이라도 빨리 기록 수립을 마치고 평정을 되찾고 싶었는지 모른다. 이날 양준혁의 방망이가 모두 3구 이내에 적극적으로 나왔다는 사실은 이를 방증한다.
5번 타석에 들어서 볼넷 2개와 희생플라이를 제외하고 2타수 무안타의 성적. 2천 안타는 주말로 넘어갔다.
0-0이던 1회 무사 2,3루 선취타점 찬스에 들어선 양준혁은 두산 선발 다니엘 리오스와 대적했다. 양준혁은 전날까지 리오스로부터 통산 17개의 안타를 뽑아냈다.
초구 볼을 고른 뒤 2구째 바깥쪽 144㎞ 직구가 들어오자 양준혁의 방망이가 바람을 갈랐다. 중견수 쪽 깊숙한 희생플라이로 그는 3루 주자 박한이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의 두 번째 대결은 이날의 클라이맥스였다.
리오스는 몸쪽을 찌르는 145㎞ 빠른 볼을 초구로 택했다. 결과는 볼. 같은 코스로 2구째 141㎞째 직구가 들어오자 양준혁의 방망이가 전광석화처럼 돌았다. 그는 전날 롯데전에서 호세 카브레라가 던진 똑같은 코스의 공을 재빠르게 잡아 당겨 우측 펜스를 직선으로 넘어가는 솔로포를 작렬시켰던 터였다.
양준혁의 배트 끝을 떠난 타구는 1루 선상을 향해 매섭게 날아갔다. 선상에 있던 전일수 심판이 놀란 나머지 황급히 몸을 눕혔다. 전 심판의 동물적인 반사신경이 없었다면 자칫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뻔했을 정도로 양준혁의 타구는 빨랐다. 영락없던 안타성 타구는 아쉽게도 선상 바깥으로 휘어져 나갔다.
몸쪽 공을 고집한 리오스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후 코스를 바깥쪽으로 바꿨고 결국 131㎞짜리 슬라이더와 146㎞짜리 직구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며 볼넷을 허용했다.
5회 세 번째 대결에서는 리오스의 볼 배합이 돋보였다. 직구 대신 슬라이더 2개로 양준혁을 1루 땅볼로 요리했다. 136㎞짜리 몸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초구 볼을 그대로 보낸 양준혁은 2구째 126㎞짜리 똑같은 볼이 들어오자 지체 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7회 리오스는 바깥쪽 직구로 공격 패턴을 다시 바꿨다. 양준혁은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관통하는 147㎞짜리 직구 2개를 그냥 보냈다. 3구째도 같은 공이 들어오자 양준혁은 볼을 커트했다. 리오스는 145㎞짜리 직구를 또 고집했고 양준혁도 질세라 파울로 끊었다.
볼 카운트 2-0으로 여유가 생긴 리오스는 131㎞ 체인지업으로 양준혁을 유인했고 갑작스러운 느린 볼에 당황한 양준혁은 제 스윙을 다 하지도 못하고 유격수 땅볼로 잡혔다.
9회에는 바뀐 투수 김상현과 마주했지만 바깥쪽 직구, 몸쪽 변화구를 파고든 두산 배터리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골라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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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준혁 침묵 ‘2천 안타 -2’ 제자리
    • 입력 2007-06-08 22:34:20
    • 수정2007-06-08 22:40:43
    연합뉴스
2천 안타에 2개만 남겨둔 양준혁(38.삼성)은 8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취재진에 둘려 싸여 모처럼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겼다. 대기록 달성을 앞둔 소회, 가장 아끼는 기록, 기억에 남는 안타 등 숱한 질문이 쏟아졌고 양준혁은 적절한 비유를 섞어가며 청산유수처럼 거침없이 답을 토해냈다. 그는 미소를 띄며 "오늘 안 때리고 내일 칠 것"이라며 짐짓 한가로운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 전 여유와 달리 실전에서는 적당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양준혁의 마음은 급해 보였다. 한 순간이라도 빨리 기록 수립을 마치고 평정을 되찾고 싶었는지 모른다. 이날 양준혁의 방망이가 모두 3구 이내에 적극적으로 나왔다는 사실은 이를 방증한다. 5번 타석에 들어서 볼넷 2개와 희생플라이를 제외하고 2타수 무안타의 성적. 2천 안타는 주말로 넘어갔다. 0-0이던 1회 무사 2,3루 선취타점 찬스에 들어선 양준혁은 두산 선발 다니엘 리오스와 대적했다. 양준혁은 전날까지 리오스로부터 통산 17개의 안타를 뽑아냈다. 초구 볼을 고른 뒤 2구째 바깥쪽 144㎞ 직구가 들어오자 양준혁의 방망이가 바람을 갈랐다. 중견수 쪽 깊숙한 희생플라이로 그는 3루 주자 박한이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의 두 번째 대결은 이날의 클라이맥스였다. 리오스는 몸쪽을 찌르는 145㎞ 빠른 볼을 초구로 택했다. 결과는 볼. 같은 코스로 2구째 141㎞째 직구가 들어오자 양준혁의 방망이가 전광석화처럼 돌았다. 그는 전날 롯데전에서 호세 카브레라가 던진 똑같은 코스의 공을 재빠르게 잡아 당겨 우측 펜스를 직선으로 넘어가는 솔로포를 작렬시켰던 터였다. 양준혁의 배트 끝을 떠난 타구는 1루 선상을 향해 매섭게 날아갔다. 선상에 있던 전일수 심판이 놀란 나머지 황급히 몸을 눕혔다. 전 심판의 동물적인 반사신경이 없었다면 자칫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뻔했을 정도로 양준혁의 타구는 빨랐다. 영락없던 안타성 타구는 아쉽게도 선상 바깥으로 휘어져 나갔다. 몸쪽 공을 고집한 리오스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후 코스를 바깥쪽으로 바꿨고 결국 131㎞짜리 슬라이더와 146㎞짜리 직구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며 볼넷을 허용했다. 5회 세 번째 대결에서는 리오스의 볼 배합이 돋보였다. 직구 대신 슬라이더 2개로 양준혁을 1루 땅볼로 요리했다. 136㎞짜리 몸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초구 볼을 그대로 보낸 양준혁은 2구째 126㎞짜리 똑같은 볼이 들어오자 지체 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7회 리오스는 바깥쪽 직구로 공격 패턴을 다시 바꿨다. 양준혁은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관통하는 147㎞짜리 직구 2개를 그냥 보냈다. 3구째도 같은 공이 들어오자 양준혁은 볼을 커트했다. 리오스는 145㎞짜리 직구를 또 고집했고 양준혁도 질세라 파울로 끊었다. 볼 카운트 2-0으로 여유가 생긴 리오스는 131㎞ 체인지업으로 양준혁을 유인했고 갑작스러운 느린 볼에 당황한 양준혁은 제 스윙을 다 하지도 못하고 유격수 땅볼로 잡혔다. 9회에는 바뀐 투수 김상현과 마주했지만 바깥쪽 직구, 몸쪽 변화구를 파고든 두산 배터리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골라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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