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혼란’ 수험생만 피해

입력 2007.06.2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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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신을 둘러싼 정부와 대학의 계속되는 대립으로 피해를 보는건 바로 수험생들입니다.

입시제도,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다시한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유원중 기자가 진단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안병영(교육부총리) : "시험성적과 석차만을 강조하는 선발경쟁에서 벗어나 소질과 잠재력을 갖춘 학생을 발굴하여...."

과열된 입시 탈피를 위해 도입된 2008년 새 입시제도, 수능점수의 등급화, 내신 강화가 골자였습니다.

이후 고등학교에는 내신 전쟁이라는 새 풍속도까지 생겨납니다.

입시제도에 대한 불만으로 고등학생이 촛불 집회에 나선 것도 이때가 처음입니다.

<녹취> "너무 힘들어서 우리의 친구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듬해 대학들이 일제히 논술 확대를 발표하자 학생들은 허둥지둥 학원가로 몰렸습니다.

올해 대입이 반년도 안 남아 터진 내신 축소 움직임으로 입시혼란은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중 3 때 새 입시제도의 첫 대상자가 된 지금의 고 3학생들은 그래서 '비운의 89년생'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습니다.

수능, 내신, 논술, 하나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인터뷰> 오세훈(고3 학생/89년 생) : "89년생들은 죽음의 트라이앵글, 비운의 89년생이란 말이 맞았던 것..."

주요 대학들은 학생부반영 비율을 50%로 상향조정하고도 입시설명회에서는 수능을 강조하는 이중플레이를 했습니다.

<인터뷰> 노희진(고교 진학상담) : "어떤 말을 믿고 입시지도를 해야할 지 정말 난감합니다."

지난해 주요 대학은 학생부반영비율이 평균 40%라고 했지만 실질반영률은 최소 2%에서 11%를 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내신 반영률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가 문제가 터지자 50% 약속을 지키라며 으름장만 놓고 있습니다.

최소한 3년은 지속 돼야 한다는 입시제도.

입시를 코앞에 두고 교육당국과 대학이 대립으로 치닫는 상황은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돕니다.

<인터뷰> 백순근(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 "대학과 고등학교와 정부가 3자 대등한 관계에서 만족할만한 입시제도를 만들어야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입니다."

브릿지 유원중 학교의 형태,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입시제도는 앞으로 대학의 자율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부는 규제를 하기보다 학생을 골고루 선발하는 대학에 재정지원을 늘리는 방식으로 교육의 경쟁력과 사회통합 기능을 접목시켜 가야 합니다.

또 대학 평가를 신입생을 얼마나 잘 가르쳐 졸업시키느냐에 맞춰 대학이 지금같이 인재선발에만 혈안되지 않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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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고된 혼란’ 수험생만 피해
    • 입력 2007-06-22 21:24:34
    뉴스 9
<앵커 멘트> 내신을 둘러싼 정부와 대학의 계속되는 대립으로 피해를 보는건 바로 수험생들입니다. 입시제도,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다시한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유원중 기자가 진단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안병영(교육부총리) : "시험성적과 석차만을 강조하는 선발경쟁에서 벗어나 소질과 잠재력을 갖춘 학생을 발굴하여...." 과열된 입시 탈피를 위해 도입된 2008년 새 입시제도, 수능점수의 등급화, 내신 강화가 골자였습니다. 이후 고등학교에는 내신 전쟁이라는 새 풍속도까지 생겨납니다. 입시제도에 대한 불만으로 고등학생이 촛불 집회에 나선 것도 이때가 처음입니다. <녹취> "너무 힘들어서 우리의 친구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듬해 대학들이 일제히 논술 확대를 발표하자 학생들은 허둥지둥 학원가로 몰렸습니다. 올해 대입이 반년도 안 남아 터진 내신 축소 움직임으로 입시혼란은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중 3 때 새 입시제도의 첫 대상자가 된 지금의 고 3학생들은 그래서 '비운의 89년생'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습니다. 수능, 내신, 논술, 하나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인터뷰> 오세훈(고3 학생/89년 생) : "89년생들은 죽음의 트라이앵글, 비운의 89년생이란 말이 맞았던 것..." 주요 대학들은 학생부반영 비율을 50%로 상향조정하고도 입시설명회에서는 수능을 강조하는 이중플레이를 했습니다. <인터뷰> 노희진(고교 진학상담) : "어떤 말을 믿고 입시지도를 해야할 지 정말 난감합니다." 지난해 주요 대학은 학생부반영비율이 평균 40%라고 했지만 실질반영률은 최소 2%에서 11%를 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내신 반영률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가 문제가 터지자 50% 약속을 지키라며 으름장만 놓고 있습니다. 최소한 3년은 지속 돼야 한다는 입시제도. 입시를 코앞에 두고 교육당국과 대학이 대립으로 치닫는 상황은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돕니다. <인터뷰> 백순근(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 "대학과 고등학교와 정부가 3자 대등한 관계에서 만족할만한 입시제도를 만들어야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입니다." 브릿지 유원중 학교의 형태,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입시제도는 앞으로 대학의 자율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부는 규제를 하기보다 학생을 골고루 선발하는 대학에 재정지원을 늘리는 방식으로 교육의 경쟁력과 사회통합 기능을 접목시켜 가야 합니다. 또 대학 평가를 신입생을 얼마나 잘 가르쳐 졸업시키느냐에 맞춰 대학이 지금같이 인재선발에만 혈안되지 않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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