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자치단체장 구설수

입력 2007.07.0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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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수도권 일대 기초단체장들이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면서 제구실을 못하는 기초의회 대신 주민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심인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 부평구청 앞, 난데없이 미꾸라지 수십 마리가 쏟아집니다.

뇌물을 받고도 운 좋게 기소를 면했다며 박윤배 부평구청장을 풍자한 퍼포먼스입니다.

박 구청장은 당선자 신분이던 지난 2002년 청소업체 대표 노모 씨로부터 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노씨는 기소됐고, 박 구청장은 사전수뢰혐의 공소시효 3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녹취>부평구청 관계자: "(구청장님의 정확한 입장이 뭔가요?) 전혀 아니라는 거죠. 사실에 대한 혐의 자체를 부인하는 겁니다."

열흘 전 충북 청원에서 열린 한 건설업체의 온천 준공식.

남무교 인천 연수구청장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평일인데도 구의원 2명 등 지역유지 20여 명과 함께 지방까지 가서, 그것도 민간 개인업체의 행사에 참석한 것입니다.

비공식 일정이었다면서도 관용차까지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이재정(인천 연수구 교육홍보과장): "관내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자기가 갈 수도 있고 동향을 파악할 수도 있고 알아볼 수도 있고 격려할 수도 있다는 얘기죠. 그런 문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 자리에는 연수구 관내에 있는 주차장의 용적률을 올려달라며 민원을 제기한 다른 건설업체의 대표도 참석한 것으로 드러나 구민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홍건표 부천시장은 가족이 시정에 개입해 말이 많습니다.

내년 개최 예정인 무형 문화재 엑스포 준비에 홍 시장의 친동생이 관여했다는 것입니다.

<녹취>홍건표(부천시장): "없어요. 시에서 직책 준 것도 없고 아무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지난달 13일 홍건표 시장의 친동생은 엑스포 조직위원의 명단까지 작성해 기자들과 정치인에게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단체장들이 잦은 구설수에 휘말리는 것은 기초의회의 감시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탓이 큽니다.

실제로 말썽이 된 3개 지자체의 기초의원 60%가 단체장과 같은 정당 소속으로, 의회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결국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인터뷰>장금석(인천연대 사무처장): "일단 형사법에 의해서 처벌되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해서 이번에 도입된 주민 소환의 문제를 적극 검토할 겁니다."

의회의 견제는 유명무실하고, 단체장들의 도덕 불감증은 도를 넘어서고, 이제야 실시되는 주민소환제에 기대를 걸어보지만, 시민들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심인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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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자치단체장 구설수
    • 입력 2007-07-01 21:18:22
    뉴스 9
<앵커 멘트> 수도권 일대 기초단체장들이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면서 제구실을 못하는 기초의회 대신 주민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심인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 부평구청 앞, 난데없이 미꾸라지 수십 마리가 쏟아집니다. 뇌물을 받고도 운 좋게 기소를 면했다며 박윤배 부평구청장을 풍자한 퍼포먼스입니다. 박 구청장은 당선자 신분이던 지난 2002년 청소업체 대표 노모 씨로부터 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노씨는 기소됐고, 박 구청장은 사전수뢰혐의 공소시효 3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녹취>부평구청 관계자: "(구청장님의 정확한 입장이 뭔가요?) 전혀 아니라는 거죠. 사실에 대한 혐의 자체를 부인하는 겁니다." 열흘 전 충북 청원에서 열린 한 건설업체의 온천 준공식. 남무교 인천 연수구청장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평일인데도 구의원 2명 등 지역유지 20여 명과 함께 지방까지 가서, 그것도 민간 개인업체의 행사에 참석한 것입니다. 비공식 일정이었다면서도 관용차까지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이재정(인천 연수구 교육홍보과장): "관내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자기가 갈 수도 있고 동향을 파악할 수도 있고 알아볼 수도 있고 격려할 수도 있다는 얘기죠. 그런 문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 자리에는 연수구 관내에 있는 주차장의 용적률을 올려달라며 민원을 제기한 다른 건설업체의 대표도 참석한 것으로 드러나 구민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홍건표 부천시장은 가족이 시정에 개입해 말이 많습니다. 내년 개최 예정인 무형 문화재 엑스포 준비에 홍 시장의 친동생이 관여했다는 것입니다. <녹취>홍건표(부천시장): "없어요. 시에서 직책 준 것도 없고 아무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지난달 13일 홍건표 시장의 친동생은 엑스포 조직위원의 명단까지 작성해 기자들과 정치인에게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단체장들이 잦은 구설수에 휘말리는 것은 기초의회의 감시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탓이 큽니다. 실제로 말썽이 된 3개 지자체의 기초의원 60%가 단체장과 같은 정당 소속으로, 의회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결국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인터뷰>장금석(인천연대 사무처장): "일단 형사법에 의해서 처벌되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해서 이번에 도입된 주민 소환의 문제를 적극 검토할 겁니다." 의회의 견제는 유명무실하고, 단체장들의 도덕 불감증은 도를 넘어서고, 이제야 실시되는 주민소환제에 기대를 걸어보지만, 시민들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심인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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