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자 맞교환 속셈, 협상 가능성은?

<앵커 멘트>
이렇게 탈레반이 새로운 요구 조건을 내걸면서 협상은 좀더 복잡한 국면으로 흐르게 됐습니다.
협상전망을 국제팀 이영석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질문1>
지난달에 직접 아프간을 취재하고 왔죠.

실제 현지 상황이 어떻습니까?

<답변 1>
네, 한 마디로 사실상의 내전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특파원 현장 보고를 통해 보도를 해드렸습니다만,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는 동부와 중남부는 물론 수도인 카불과 북부 등 아프간 전역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피랍된 한국인들이 가려던 곳이 칸다하르인데요.

저도 수도 카불에서 칸다하르까지 육로를 통해 2차례 다녀왔습니다.

이 도로는 현지인들도 다니기 꺼려할 정도로 탈레반에 의한 폭탄 테러가 자주 일어나는 위험한 곳입니다.

<질문 2> 탈레반이 처음에는 한국군 철수를 요구했다가 이제는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맞교환 카드를 커내들었는데 그 진짜 속셈은 뭔가요?

<답변 2> 네 처음 철군을 조건으로 내걸었을 때도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했습니다.

우리 동의.다산 부대가 본래 올해 말 철군할 계획이었고, 하루만에 군대를 철수하라는 것은 현실성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탈레반은 이전에도 비슷한 행태를 보여왔습니다.

인질을 납치하고 나면 바로 군대 철수를 요구하고요,

다음 단계로 수감돼 있는 탈레반 동료의 석방을 다시 요구합니다.

군대 철수를 명분으로 내걸어 압박을 가한 뒤 동료 석방이라는 실리를 챙기려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질문 3> 그러면 이 맞교환 요구가 우리의 협상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치냐를 분석해 봐야겠는데요.

<답변 3> 네 일단은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철군 요구에 이어 신속하게 동료 석방 카드를 내놓음으로써 탈레반이 협상 의지를 밝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수감자를 석방하려면 아프간 정부의 협조가 필수적인데요.

문제는 아프간 정부가 이를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정권 전복을 노리는 탈레반의 요구를 순순히 들어주기 힘든 데다 국제 사회의 눈치도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이탈리아 기자를 석방할 때 탈레반 수감자 5명을 풀어줄 때도 나쁜 선례를 남겼다며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엄청난 압력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질문 4> 그렇다면 우리 정부의 협상이 중요할 텐데, 협상이 장기화 될 수도 있겠습니까?

<답변 4> 네,말씀하신 대로 장기화 여부는 이제 우리 정부의 협상력에 달려 있습니다.

탈레반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아프간 정부로부터 양보를 얻어내야 합니다.

또 보상금 요구 등 돌발 변수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분석해 협상에 임해야 할 겁니다.

이탈리아 인질 협상시에도 석방까지 2주나 걸린 만큼 차분한 협상 전략이 필요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