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 수렁’에 빠진 대한민국

<앵커 멘트>

토플 하면, 원래 영어권 대학의 유학생들을 위한 시험이죠.

그런데, 초등학생 응시자들이 크게 느는 가 하면, 고액 과외까지 성업 중이라고 합니다.

토플 수렁에 빠진 대한민국, 그 실태를 유광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초등학교 6학년 김세원 양.

이미 3년 동안 영국으로 조기유학을 다녀왔지만 지금도 하루에 8시간을 토플공부에 투자합니다.

<인터뷰> 김세원(초등학교 6학년) : "하나는 라이팅이고 하나는 리스닝이고 하나는 스피킹이고 하나는 리딩인데 이거는 스피킹에서 프리젠테이션할 때 쓰고요, 이건 리스닝에서 배경지식으로 써요."

서울 양천구에 있는 한 중학교 3학년 교실.

<현장음> "현재 토플을 공부하고 있거나 토플을 공부한 경험이 있는 학생, 손들어 보세요."

48명 중에 12명, 1/4이 손을 들었습니다.

토플 응시자 중 초등학생은 지난해 7백명에서 올해는 천명을 넘어섰고, 중고등생도 만 천여명으로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방학을 맞은 학원가.

토플 점수 올리는 데 이미 정평이 난 한국 학원에 다니러 세계 각국에서 일시 귀국한 학생이 3천 명이 넘습니다.

<인터뷰> 김화평(고3, 독일 거주) : "선생님들이 체계적으로 어떻게 해야 좋은 점수가 나오는지 방법을 다 알려 주시거든요."

족집게 고액과외도 덩달아 성업 중입니다.

<인터뷰> 토플 과외 강사 : "나중에 점수가 나오게 되면 플러스 알파를 받죠. 초등학생 일주일에 두 번에 한 시간 반씩 과외를 하는데, (한 달에) 삼백만원을 받아요."

한 해 영어교육에 투입되는 사교육비는 10조원, 조기유학에 들어가는 비용만도 3조원으로 추산됩니다.

<인터뷰> 애씨나 피차이(고려대 국제어학원 교수) : "시험 위주가 아닌 실제 경험이 바탕이 돼야 합니다. 학생들이 언어를 느끼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토플 점수의 높고 낮음에 따라 울고 웃는 대한민국.

토플의 블랙홀에서 벗어날 비상구를 찾아야 할 때입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