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여성들, ‘엄마는 내 아내’

입력 2007.07.30 (22:18) 수정 2007.07.3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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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하는 여성들도 때로는 아내의 역할을 해 줄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 많이 들겁니다.

이 역할을 친정 어머니가 해주는 가정이 늘고 있습니다.

선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호텔에서 5년째 일을 하고 있는 윤지영씨, 18개월 된 딸이 있지만 늘 쾌활하게 일할 수 있는 것은 친정 어머니가 곁에 있기 때문입니다.

3개 국어에 능통한 유능한 딸을 자랑스러워하는 어머니, 육아 문제로 회사일에 지장이 있을까 지병이 있으면서도 외손녀 돌보는 일을 자청했습니다.

<인터뷰> 김정선(59세) : "제가 몸이 불편하고 힘들겠지만 그래도 제가 봐줄 수 있는 데까지는 봐주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남의 손을 빌릴 수도 있지만, 친어머니다 보니 훨씬 마음이 편해 딸은 대만족입니다.

<인터뷰> 윤지영(30살) : "엄마 덕분에 이렇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것 같아서 행복해요."


어린이박물관에서 일하는 곽신숙씨도 두 딸을 갓난아기 때부터 친정 어머니에게 맡겨왔습니다.

두 딸은 6살,8살로 한창 손이 많이 갈 나이.

관절염으로 고생하면서도 어머니는 애들 걱정은 말라고, 일이나 열심히 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인터뷰> 김모선(60세) : "딸내미가 배운 것 만큼 자꾸 성장해서 사회에서 뭔가 해낼 수 있다면 엄마로서 뒷바라지 하는 건 아무 것도 아니지요."

'출가외인'이란 말이 있듯 결혼 후엔 거리를 둬야했던 친정, 하지만 요즘은 결혼을 시킨 뒤 오히려 친정 어머니의 역할이 더 커졌습니다.

손녀를 돌봐주는 일에서 나가 청소와 반찬 만드는 일까지... 친정 어머니의 몫으로 돌아옵니다.

<인터뷰> 김진옥(친정 어머니) : "처음엔 사랑으로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면 아,이건 사랑만 갖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싶은 현실에 직면하고..."

맞벌이는 늘었지만,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는 기업 환경이나 자녀 양육을 지원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부족하다 보니 이같은 처가 의존형 가정이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상림(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 "모든 것을 가정 내에서 여성의 노동에 의지하면서 해결해 나가려고 하는 것, 그것이 해결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지요."

활동하는 딸을 뒷바라지하며 기꺼이 딸의 '아내'가 되어주는 이 시대의 친정 어머니들.

2대에 걸친 내리사랑과 희생의 길을 묵묵히 걸어갑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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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 여성들, ‘엄마는 내 아내’
    • 입력 2007-07-30 21:38:22
    • 수정2007-07-31 08:14:36
    뉴스 9
<앵커 멘트> 일하는 여성들도 때로는 아내의 역할을 해 줄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 많이 들겁니다. 이 역할을 친정 어머니가 해주는 가정이 늘고 있습니다. 선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호텔에서 5년째 일을 하고 있는 윤지영씨, 18개월 된 딸이 있지만 늘 쾌활하게 일할 수 있는 것은 친정 어머니가 곁에 있기 때문입니다. 3개 국어에 능통한 유능한 딸을 자랑스러워하는 어머니, 육아 문제로 회사일에 지장이 있을까 지병이 있으면서도 외손녀 돌보는 일을 자청했습니다. <인터뷰> 김정선(59세) : "제가 몸이 불편하고 힘들겠지만 그래도 제가 봐줄 수 있는 데까지는 봐주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남의 손을 빌릴 수도 있지만, 친어머니다 보니 훨씬 마음이 편해 딸은 대만족입니다. <인터뷰> 윤지영(30살) : "엄마 덕분에 이렇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것 같아서 행복해요." 어린이박물관에서 일하는 곽신숙씨도 두 딸을 갓난아기 때부터 친정 어머니에게 맡겨왔습니다. 두 딸은 6살,8살로 한창 손이 많이 갈 나이. 관절염으로 고생하면서도 어머니는 애들 걱정은 말라고, 일이나 열심히 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인터뷰> 김모선(60세) : "딸내미가 배운 것 만큼 자꾸 성장해서 사회에서 뭔가 해낼 수 있다면 엄마로서 뒷바라지 하는 건 아무 것도 아니지요." '출가외인'이란 말이 있듯 결혼 후엔 거리를 둬야했던 친정, 하지만 요즘은 결혼을 시킨 뒤 오히려 친정 어머니의 역할이 더 커졌습니다. 손녀를 돌봐주는 일에서 나가 청소와 반찬 만드는 일까지... 친정 어머니의 몫으로 돌아옵니다. <인터뷰> 김진옥(친정 어머니) : "처음엔 사랑으로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면 아,이건 사랑만 갖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싶은 현실에 직면하고..." 맞벌이는 늘었지만,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는 기업 환경이나 자녀 양육을 지원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부족하다 보니 이같은 처가 의존형 가정이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상림(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 "모든 것을 가정 내에서 여성의 노동에 의지하면서 해결해 나가려고 하는 것, 그것이 해결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지요." 활동하는 딸을 뒷바라지하며 기꺼이 딸의 '아내'가 되어주는 이 시대의 친정 어머니들. 2대에 걸친 내리사랑과 희생의 길을 묵묵히 걸어갑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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