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싱 “포커서 로열 플러시 쥔 기분”

입력 2007.10.11 (22:32) 수정 2007.10.1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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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문학상을 탄 영국의 소설가 도리스 레싱은 11일 "로열 플러시" 패를 쥐고 있는 기분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런던 북서부 크리클우드에 사는 레싱은 집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유럽의 모든 상을 다 받았다. 모든 엄청난 상들. 이 모든 상을 다 받아 매우 기쁘다. 이건 로열 플러시다"며 포커 게임에서 최고의 패 로열 플러시를 쥔 것에 빗대 기쁨을 표현했다.
노벨상 시즌마다 단골 후보 중 하나였지만 레싱은 정작 자신이 수상자가 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하지 못한 채 스웨덴 한림원이 수상자를 발표한 시간에 평소처럼 쇼핑을 하러 외출했었다.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한 후 집 앞에 몰려 있는 취재진으로부터 몇 시간 늦게 수상 소식을 들은 레싱은 "지난 30년 동안 진행돼왔던 일"이라며 쇼핑백을 내려놓고 문 앞에 앉아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레싱은 과거 인터뷰에서 자신이 노벨상을 탈지, 못할지를 두고 30년간 "진저리가 날 정도"로 논란이 있었다며 자신은 노벨상에 대해 한 마디도 말하지 않았지만 유명세를 타게 되면 너무나 많은 주목을 받게 된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오는 22일 88세가 되는 최고령 노벨문학상 수상자 레싱은 런던 북부에서 오랫동안 키운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수상자 발표 직후 레싱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레싱이 그 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너무나 기쁘다"며 레싱은 쇼핑을 하러 잠깐 나가 이 소식을 아직 모를 수 있다고 말했다.
레싱 책의 출판사인 하퍼 콜린스 최고경영자 제인 프리드먼은 전혀 예상치 못한 "너무나 기쁜 뉴스"라며 "레싱은 평생 여성들의 우상이었다"고 말했다.
레싱의 편집자인 니콜러스 피어슨은 "여성의 내면 세계를 묘사한 초기 작품들은 문학의 모습을 바꿔놓았다"며 "감격스런 뉴스"라고 말했다.
영국은 2005년 극작가 해럴드 핀터에 이어 3년 동안 두 명의 노벨상 작가를 배출하게 됐다.
1950년대 '앵그리 영맨'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인 레싱은 페미니즘과 정치에 대한 강력한 견해로 잘 알려져 있다. 1962년 작품 '황금 노트북'은 페미니스트 작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은 페미니즘 소설의 고전으로 꼽힌다.
레싱은 올해 최신작인 사이언스픽션 '더 클레프트(The Cleft)'를 발표한 후 헤이 북 페스티벌에서 남자들이 무슨 쓸모가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독자들에게 반문한 뒤 남자들은 늘 돌봐줘야 하고, "너무나 쉽게" 죽는 "무모한 종족"이라고 농담 섞인 어조로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레싱은 페미니스트 운동과 거리를 두고 살았으며, 여성들만 사는 세상에 살기를 원치는 않는다고 말했다. 레싱은 두 번 결혼했으나 곧 이혼했고, 레싱은 두 번째 남편의 성이다.
80대 고령에도 여전히 왕성하게 집필활동을 하는 레싱은 커뮤니티사이트 마이스페이스'에 자신의 홈페이지를 갖고 있는 최고령 인사 중 한 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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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싱 “포커서 로열 플러시 쥔 기분”
    • 입력 2007-10-11 22:32:45
    • 수정2007-10-11 23:52:13
    연합뉴스
올해 노벨문학상을 탄 영국의 소설가 도리스 레싱은 11일 "로열 플러시" 패를 쥐고 있는 기분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런던 북서부 크리클우드에 사는 레싱은 집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유럽의 모든 상을 다 받았다. 모든 엄청난 상들. 이 모든 상을 다 받아 매우 기쁘다. 이건 로열 플러시다"며 포커 게임에서 최고의 패 로열 플러시를 쥔 것에 빗대 기쁨을 표현했다. 노벨상 시즌마다 단골 후보 중 하나였지만 레싱은 정작 자신이 수상자가 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하지 못한 채 스웨덴 한림원이 수상자를 발표한 시간에 평소처럼 쇼핑을 하러 외출했었다.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한 후 집 앞에 몰려 있는 취재진으로부터 몇 시간 늦게 수상 소식을 들은 레싱은 "지난 30년 동안 진행돼왔던 일"이라며 쇼핑백을 내려놓고 문 앞에 앉아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레싱은 과거 인터뷰에서 자신이 노벨상을 탈지, 못할지를 두고 30년간 "진저리가 날 정도"로 논란이 있었다며 자신은 노벨상에 대해 한 마디도 말하지 않았지만 유명세를 타게 되면 너무나 많은 주목을 받게 된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오는 22일 88세가 되는 최고령 노벨문학상 수상자 레싱은 런던 북부에서 오랫동안 키운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수상자 발표 직후 레싱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레싱이 그 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너무나 기쁘다"며 레싱은 쇼핑을 하러 잠깐 나가 이 소식을 아직 모를 수 있다고 말했다. 레싱 책의 출판사인 하퍼 콜린스 최고경영자 제인 프리드먼은 전혀 예상치 못한 "너무나 기쁜 뉴스"라며 "레싱은 평생 여성들의 우상이었다"고 말했다. 레싱의 편집자인 니콜러스 피어슨은 "여성의 내면 세계를 묘사한 초기 작품들은 문학의 모습을 바꿔놓았다"며 "감격스런 뉴스"라고 말했다. 영국은 2005년 극작가 해럴드 핀터에 이어 3년 동안 두 명의 노벨상 작가를 배출하게 됐다. 1950년대 '앵그리 영맨'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인 레싱은 페미니즘과 정치에 대한 강력한 견해로 잘 알려져 있다. 1962년 작품 '황금 노트북'은 페미니스트 작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은 페미니즘 소설의 고전으로 꼽힌다. 레싱은 올해 최신작인 사이언스픽션 '더 클레프트(The Cleft)'를 발표한 후 헤이 북 페스티벌에서 남자들이 무슨 쓸모가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독자들에게 반문한 뒤 남자들은 늘 돌봐줘야 하고, "너무나 쉽게" 죽는 "무모한 종족"이라고 농담 섞인 어조로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레싱은 페미니스트 운동과 거리를 두고 살았으며, 여성들만 사는 세상에 살기를 원치는 않는다고 말했다. 레싱은 두 번 결혼했으나 곧 이혼했고, 레싱은 두 번째 남편의 성이다. 80대 고령에도 여전히 왕성하게 집필활동을 하는 레싱은 커뮤니티사이트 마이스페이스'에 자신의 홈페이지를 갖고 있는 최고령 인사 중 한 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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