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 등 터지는’ 제조업체

입력 2007.11.0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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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런 PL 제품의 가격파괴가 소비자들에겐 분명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조업체 입장에선 반대로 위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가 출혈 경쟁이 심화돼 고사하는 업체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PL 확산의 명암을 이호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우유와 치즈 등 유가공 제품을 생산하는 이 업체는 지난해 3월부터 이마트에 PL제품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자체 브랜드로만 판매할 때 2억여 원이던 한 달 매출은 이마트 납품 이후 6억 원으로 3배가량 껑충 뛰었습니다.

<인터뷰> 마영재(유가공업체 대표):"마케팅비가 줄고 안정적으로 제품을 팔 수 있는 루트가 마련돼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의 사정이 모두 이런 것은 아닙니다.

거액을 투자해 브랜드를 구축해온 제조업체들로선 PL 제품의 공세에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특정 품목의 시장 1위 업체는 실제로, PL제품에 밀려 최근 납품이 중단되는 일을 겪었습니다.

<인터뷰> 제조업체 관계자(음성변조):"가격적인 측면에서 얘기가 왔다갔다 하다가 충돌이 있었어요. (납품이)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고...PL제품이 나와서 저렇게 하고 있으니까 당장은 조금 힘들지 않겠나..."

자사 브랜드와 PL제품을 동시에 납품하는 업체에선 PL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자사 상표의 매출이 크게 떨어지는 심각한 상황도 맞고 있습니다.

약자인 납품업체들로선, 우월적 지위를 가진 유통업체의 대대적인 PL 판촉 전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인터뷰> 납품업체 관계자(음성변조):"노출이 잘 되는 부분에 PL제품을 많이 진열해 놓습니다. 소비자들은 노출이 덜된 기존 브랜드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져서 아무래도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PL 참여업체들과 유통업체 사이에는 종속관계가 심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PL제품이 확산되면 납품단가 인하 압력 등 유통업체들의 횡포가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윱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최근 조사를 보면, 납품업체의 76%가 대형 마트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이정희(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PL이 커지면 질이 떨어지는 중국산이 무분별하고 몰고 들어올 수 있고 소비자들은 질 낮은 제품을 쓸 가능성이 있다."

PL 제품이 몰고 온 가격파괴 바람. 제조업체와 소비자에게 모두 이익이 될 수 있는 보완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이호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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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우 등 터지는’ 제조업체
    • 입력 2007-11-02 20: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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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런 PL 제품의 가격파괴가 소비자들에겐 분명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조업체 입장에선 반대로 위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가 출혈 경쟁이 심화돼 고사하는 업체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PL 확산의 명암을 이호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우유와 치즈 등 유가공 제품을 생산하는 이 업체는 지난해 3월부터 이마트에 PL제품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자체 브랜드로만 판매할 때 2억여 원이던 한 달 매출은 이마트 납품 이후 6억 원으로 3배가량 껑충 뛰었습니다. <인터뷰> 마영재(유가공업체 대표):"마케팅비가 줄고 안정적으로 제품을 팔 수 있는 루트가 마련돼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의 사정이 모두 이런 것은 아닙니다. 거액을 투자해 브랜드를 구축해온 제조업체들로선 PL 제품의 공세에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특정 품목의 시장 1위 업체는 실제로, PL제품에 밀려 최근 납품이 중단되는 일을 겪었습니다. <인터뷰> 제조업체 관계자(음성변조):"가격적인 측면에서 얘기가 왔다갔다 하다가 충돌이 있었어요. (납품이)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고...PL제품이 나와서 저렇게 하고 있으니까 당장은 조금 힘들지 않겠나..." 자사 브랜드와 PL제품을 동시에 납품하는 업체에선 PL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자사 상표의 매출이 크게 떨어지는 심각한 상황도 맞고 있습니다. 약자인 납품업체들로선, 우월적 지위를 가진 유통업체의 대대적인 PL 판촉 전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인터뷰> 납품업체 관계자(음성변조):"노출이 잘 되는 부분에 PL제품을 많이 진열해 놓습니다. 소비자들은 노출이 덜된 기존 브랜드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져서 아무래도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PL 참여업체들과 유통업체 사이에는 종속관계가 심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PL제품이 확산되면 납품단가 인하 압력 등 유통업체들의 횡포가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윱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최근 조사를 보면, 납품업체의 76%가 대형 마트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이정희(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PL이 커지면 질이 떨어지는 중국산이 무분별하고 몰고 들어올 수 있고 소비자들은 질 낮은 제품을 쓸 가능성이 있다." PL 제품이 몰고 온 가격파괴 바람. 제조업체와 소비자에게 모두 이익이 될 수 있는 보완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이호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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