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임원 차명 계좌, 퇴직 후 3년간 관리

입력 2007.11.21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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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삼성이 전현직 임원 이름의 차명계좌를 만들어 비자금을 관리해왔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비자금에서 나오는 이자 소득은 이른바 보너스처럼 최장 3년간 임원몫이었다고 합니다.

황현택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다수의 전.현직 삼성 간부들은 철저한 신분 보장을 약속받은 뒤에야 차명계좌의 존재를 털어놨습니다.

<녹취> 전 삼성 계열사 간부 : "대표이사, 부사장, 전무 등 전.현직 임원들 명의의 차명계좌가 1인 당 적어도 수십 개씩은 나옵니다. 사장은 보통 2백억 원, 상무는 50억 원 가량 들어 있습니다."

매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이면 삼성의 전략기획실, 옛 구조조정본부에서 이 계좌에서 발생하는 세금을 계산해 각 계열사로 내려보낸다는 겁니다.

이자소득세를 대납해 주는 셈입니다.

<녹취> 전 삼성 계열사 간부 : "차명계좌에 들어 있는 돈은 보통 퇴직하고 최대 3년 이내에 회수합니다. 그동안은 이자소득을 일종의 '보너스'로 주는 셈이죠."

퇴직임원의 계좌에 3년 동안 넣어둔다는 얘깁니다.

전직 임원인 김용철 변호사도 올해 5월 휴대전화를 선물로 들고 찾아온 삼성 구조본 관재파트 직원들로부터 세금을 내달라고 부탁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김용철(전 삼성그룹 법무팀장) : "금년도 했죠. '제발 정리 좀 해라'했더니 내년에도 한번 더 해야 된다고 그러더라고요.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어요. 내 건 좀 빨리 해도 될텐데..."

현직 삼성 간부도 이 같은 내용을 재확인한 뒤 검찰이 이 차명계좌를 확인하기도 어렵지 않다고까지 말했습니다.

퇴직임원들의 연도별 소득세 현황을 보면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현 삼성 계열사 간부 : "퇴직 임원들의 연도별 종합소득세 납부 현황을 보면 알 수 있죠. 3년 이내에 자산이 갑자기 수십~수백억 원씩 줄어드는데 정작 본인들은 이유를 소명하지 못할 겁니다."

이들은 이미 의혹이 제기된 지 3주가 지나 삼성이 증거인멸을 시도할 수 있는 만큼 차명계좌에 대한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요구했습니다.

<인터뷰> 김용철(전 삼성그룹 법무팀장) : "나도 원래 종합소득세가 없어야 되는 사람이잖아요. 왜냐하면 예금이 없으니까. 지금까지 이자소득세 종합소득세를 냈지만 내년에 저거 정리되면 없죠."

이에 대해 삼성그룹 측은 임원 명의의 차명계좌를 개설한 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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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현직 임원 차명 계좌, 퇴직 후 3년간 관리
    • 입력 2007-11-21 21:11:00
    뉴스 9
<앵커 멘트> 삼성이 전현직 임원 이름의 차명계좌를 만들어 비자금을 관리해왔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비자금에서 나오는 이자 소득은 이른바 보너스처럼 최장 3년간 임원몫이었다고 합니다. 황현택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다수의 전.현직 삼성 간부들은 철저한 신분 보장을 약속받은 뒤에야 차명계좌의 존재를 털어놨습니다. <녹취> 전 삼성 계열사 간부 : "대표이사, 부사장, 전무 등 전.현직 임원들 명의의 차명계좌가 1인 당 적어도 수십 개씩은 나옵니다. 사장은 보통 2백억 원, 상무는 50억 원 가량 들어 있습니다." 매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이면 삼성의 전략기획실, 옛 구조조정본부에서 이 계좌에서 발생하는 세금을 계산해 각 계열사로 내려보낸다는 겁니다. 이자소득세를 대납해 주는 셈입니다. <녹취> 전 삼성 계열사 간부 : "차명계좌에 들어 있는 돈은 보통 퇴직하고 최대 3년 이내에 회수합니다. 그동안은 이자소득을 일종의 '보너스'로 주는 셈이죠." 퇴직임원의 계좌에 3년 동안 넣어둔다는 얘깁니다. 전직 임원인 김용철 변호사도 올해 5월 휴대전화를 선물로 들고 찾아온 삼성 구조본 관재파트 직원들로부터 세금을 내달라고 부탁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김용철(전 삼성그룹 법무팀장) : "금년도 했죠. '제발 정리 좀 해라'했더니 내년에도 한번 더 해야 된다고 그러더라고요.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어요. 내 건 좀 빨리 해도 될텐데..." 현직 삼성 간부도 이 같은 내용을 재확인한 뒤 검찰이 이 차명계좌를 확인하기도 어렵지 않다고까지 말했습니다. 퇴직임원들의 연도별 소득세 현황을 보면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현 삼성 계열사 간부 : "퇴직 임원들의 연도별 종합소득세 납부 현황을 보면 알 수 있죠. 3년 이내에 자산이 갑자기 수십~수백억 원씩 줄어드는데 정작 본인들은 이유를 소명하지 못할 겁니다." 이들은 이미 의혹이 제기된 지 3주가 지나 삼성이 증거인멸을 시도할 수 있는 만큼 차명계좌에 대한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요구했습니다. <인터뷰> 김용철(전 삼성그룹 법무팀장) : "나도 원래 종합소득세가 없어야 되는 사람이잖아요. 왜냐하면 예금이 없으니까. 지금까지 이자소득세 종합소득세를 냈지만 내년에 저거 정리되면 없죠." 이에 대해 삼성그룹 측은 임원 명의의 차명계좌를 개설한 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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