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구멍 난’ 담배 성인 인증

입력 2007.11.22 (22: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청소년의 흡연을 막기 위해 19세 미만에게는 담배를 팔지 못하도록 돼 있습니다만 현실은 어떨까요?

성인 인증제도가 있으나마나 할 정도로 허점 투성이어서 청소년들이 식은 죽 먹듯 담배를 구입하고 있습니다.

임재성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늦은 밤, 주택가 공원, 앳된 얼굴의 남학생들이 연신 담배연기를 뿜어댑니다.

담배를 어디서 샀는지 물어봤습니다.

<녹취> 흡연 학생: "사이트 잘 찾아보면, 이름이랑 실명인증만 하면 담배를 살 수 있어요. 쉽게 뚫리니까."

한 인터넷 담배 쇼핑몰,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17살 미성년자의 명의로 담배를 주문해 봤습니다.

회원 가입과 구매에 아무런 제약이 없어 주문한 담배는 일주일 만에 주소지로 배달됐습니다.

이처럼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인터넷 담배 판매 사이트는 취재 결과 확인된 것만 15곳, 그러나 국내에서 온라인 담배 거래는 불법입니다.

해외에 근거지를 둔 이들 사이트에서 파는 담배는 시중의 절반 가격이지만 대부분 중국산 가짜거나 무자료 제품입니다.

흡연을 위해 주민등록증까지 거래됩니다.

일부 청소년은 성인의 주민등록증을 구입한 뒤 일반 소매점에서 버젓이 담배를 삽니다.

<녹취> 흡연 학생: "(주민등록증을) 언니한테 제가 사고, 언니는 돈을 받고 재발급 받고..." (한 개에 얼마 정도 해요?) "5천 원 정도, 비싸게 팔면 만 5천 원."

이 과정에서 주민등록증 위조까지 이뤄집니다.

<녹취> 흡연 학생: "(사진 바꿔서)코팅한 다음 지갑에 있는 사진첩에 넣으면 몰라요."

이 담배 자판기는 성인 인증 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돈만 넣으면 담배를 살 수 있습니다.

<녹취> 자판기 담배 판매자: "여기는 미성년자도 안오고, 불편해서 임의로 잠깐 꺼놓은 거에요."

이런 방법의 담배 구입은 청소년 사이에서 '담배뚫기'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확산된 상태입니다.

<녹취> 흡연 학생: "용돈의 반은 거의 담배 사는 데 쓰는데."

사정이 이런데도 관련 부처는 대책을 생각해 본 적도 없다는 투입니다.

<녹취> 재정경제부 관계자: (청소년에게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 "아직 그것에 대한 논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청소년 흡연율은 30% 선, 허술한 성인인증 제도와 관리로 급증하는 미성년자 흡연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임재성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추적] ‘구멍 난’ 담배 성인 인증
    • 입력 2007-11-22 21:12:19
    뉴스 9
<앵커 멘트> 청소년의 흡연을 막기 위해 19세 미만에게는 담배를 팔지 못하도록 돼 있습니다만 현실은 어떨까요? 성인 인증제도가 있으나마나 할 정도로 허점 투성이어서 청소년들이 식은 죽 먹듯 담배를 구입하고 있습니다. 임재성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늦은 밤, 주택가 공원, 앳된 얼굴의 남학생들이 연신 담배연기를 뿜어댑니다. 담배를 어디서 샀는지 물어봤습니다. <녹취> 흡연 학생: "사이트 잘 찾아보면, 이름이랑 실명인증만 하면 담배를 살 수 있어요. 쉽게 뚫리니까." 한 인터넷 담배 쇼핑몰,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17살 미성년자의 명의로 담배를 주문해 봤습니다. 회원 가입과 구매에 아무런 제약이 없어 주문한 담배는 일주일 만에 주소지로 배달됐습니다. 이처럼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인터넷 담배 판매 사이트는 취재 결과 확인된 것만 15곳, 그러나 국내에서 온라인 담배 거래는 불법입니다. 해외에 근거지를 둔 이들 사이트에서 파는 담배는 시중의 절반 가격이지만 대부분 중국산 가짜거나 무자료 제품입니다. 흡연을 위해 주민등록증까지 거래됩니다. 일부 청소년은 성인의 주민등록증을 구입한 뒤 일반 소매점에서 버젓이 담배를 삽니다. <녹취> 흡연 학생: "(주민등록증을) 언니한테 제가 사고, 언니는 돈을 받고 재발급 받고..." (한 개에 얼마 정도 해요?) "5천 원 정도, 비싸게 팔면 만 5천 원." 이 과정에서 주민등록증 위조까지 이뤄집니다. <녹취> 흡연 학생: "(사진 바꿔서)코팅한 다음 지갑에 있는 사진첩에 넣으면 몰라요." 이 담배 자판기는 성인 인증 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돈만 넣으면 담배를 살 수 있습니다. <녹취> 자판기 담배 판매자: "여기는 미성년자도 안오고, 불편해서 임의로 잠깐 꺼놓은 거에요." 이런 방법의 담배 구입은 청소년 사이에서 '담배뚫기'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확산된 상태입니다. <녹취> 흡연 학생: "용돈의 반은 거의 담배 사는 데 쓰는데." 사정이 이런데도 관련 부처는 대책을 생각해 본 적도 없다는 투입니다. <녹취> 재정경제부 관계자: (청소년에게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 "아직 그것에 대한 논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청소년 흡연율은 30% 선, 허술한 성인인증 제도와 관리로 급증하는 미성년자 흡연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임재성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